내년 2.9% ‘낙수효과 본격화’…"주요 리스크는 AI 투자·중동"

한국은행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3.3%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글로벌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붐에 따른 반도체 수출 호조와 설비투자 확대, 이에 따른 소득 여건 개선으로 민간소비 회복 흐름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내년 역시 이 같은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게 한은 판단이다.
한은은 27일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3.3%로 상향 발표했다. 이는 2021년 4.7% 이후 5년 만에 최고치로 5월 전망치보다 0.7%포인트(p)나 높인 것이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 역시 2.1%에서 2.9%로 0.8%p 대폭 높였다. 잠재성장률(2% 안팎)을 2년 연속 크게 웃도는 강력한 성장세다.
이번 한은 전망치는 정부(3.0%), 한국개발연구원(KDI·3.2%), 주요 투자은행(IB) 8곳의 지난달 말 평균 전망치(3.2%)보다 높은 수준이다. 다만 무디스(3.5%), 모건스탠리(3.4%) 등 해외 기관보다는 낮다.
한은이 올해 성장률 눈높이를 3%대 중반까지 끌어올린 핵심 동력은 단연 ‘반도체 호황’이다. 요인별 상향 기여도를 살펴보면 반도체 경기 호조가 +0.35%p로 전체 상향분의 절반을 견인했다. 이어 2025년 및 올해 1분기 잠정치 상향에 따른 실적치 수정 효과가 +0.20%p, 3대 메가프로젝트 등 투자 가속화가 +0.10%p,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의 영향이 우려보다 작았던 점이 +0.10%p를 끌어올렸다.
지출 부문별로는 순수출(+0.45%p)과 설비투자(+0.20%p)의 성장 기여도가 두드러졌다. 연간 재화수출은 9.7% 증가하고, 반도체 제조용 장비 도입 확대로 설비투자는 6.8%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더해 반도체 기업들의 이익 개선이 성과급과 임금 상승, 정부 세수 확충으로 이어지며 민간소비도 2.1% 증가해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상품수지 급증에 힘입어 사상 최대치인 4500억달러(종전 최대 2025년 1231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됐다.
분기별 성장 흐름을 보면 상반기 높은 성장에 따른 기저효과로 3분기 전기대비 0.3%(전년동기대비 2.6%)로 숨고르기에 들어간 뒤, 4분기 0.5%(3.3%)로 반등할 것으로 전망됐다. 내년에도 반도체 경기 확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비IT 부문 및 내수로의 파급효과(낙수효과)가 본격화되며 연간 2.9%의 견조한 성장을 나타낼 것으로 분석됐다.
향후 주요 리스크로는 빅테크의 AI 투자 지속 여부와 중동 정세를 꼽았다. 시나리오 분석에 따르면 에이전틱 AI 확산 등으로 반도체 수요가 추가 확대되는 ‘낙관 시나리오’에서는 국내 성장률이 기본 전망 대비 올해 +0.2%p, 내년 +0.6%p 더 오를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AI 투자 수익화가 지연돼 빅테크의 설비투자가 속도 조절에 들어가는 ‘비관 시나리오’ 상에서는 성장률이 올해 -0.1%p, 내년 -0.4%p 하향 조정될 것으로 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