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브리온은 왜 '레전드 그룹'의 벽을 넘지 못했나

입력 2026-08-27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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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 남궁성훈. (출처=한진 브리온 SNS 캡처)
▲'남궁' 남궁성훈. (출처=한진 브리온 SNS 캡처)
‘라이즈 그룹’ 한진 브리온(BRO)이 ‘레전드 그룹’ kt 롤스터(KT)를 벼랑 끝까지 몰아붙이고도 마지막 벽을 넘지 못했다. 한타에서는 충분한 경쟁력을 보여줬고 마지막 5세트에서는 한때 1만 골드 안팎까지 격차를 벌렸다. 그러나 승부처에서 나온 몇 차례의 급한 판단, 특히 마지막 장로 드래곤을 앞두고 엇갈린 선택이 결국 승패를 갈랐다.

한진 브리온은 26일 서울 종로구 롤파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플레이-인 1라운드에서 KT에 세트 스코어 2-3으로 역전패했다.

1세트를 내준 한진 브리온은 2ㆍ3세트를 연달아 가져가며 KT를 탈락 위기로 몰았다. 특히 적극적으로 교전을 열고 이를 승리로 연결하는 한타 집중력이 돋보였다. 하지만 KT가 4세트에서 반격하면서 승부는 마지막 5세트까지 이어졌다.

5세트에서도 한진 브리온의 강점은 분명했다. KT는 ‘지우’ 정지우의 제리와 ‘에포트’ 이상호의 유미를 중심으로 후반 화력을 극대화하는 조합을 꺼냈다. 한진 브리온은 ‘기드온’ 김민성의 제드와 ‘로머’ 조우진의 애니, ‘남궁’ 남궁성훈의 니코 등을 활용해 KT 화력의 핵심인 제리를 먼저 끊는 전략을 내세웠다.

실제로 이 전략은 여러 차례 적중했다. 한진 브리온은 교전마다 제리를 집중적으로 노리며 KT의 화력을 억제했고 한타 승리를 거듭하면서 주도권을 가져왔다.

▲'남궁' 남궁성훈의 니코 '만개(R)'가 '지우' 정지우의 제리에게 적중한 모습. (출처=네이버 치치직 'LCK' 채널 캡처)
▲'남궁' 남궁성훈의 니코 '만개(R)'가 '지우' 정지우의 제리에게 적중한 모습. (출처=네이버 치치직 'LCK' 채널 캡처)
승기를 잡은 것은 37분께 첫 번째 장로 드래곤을 둘러싼 한타였다. ‘캐스팅’ 신민제의 레넥톤이 먼저 ‘커즈’ 문우찬의 트런들을 끊어냈고 이어 남궁의 니코 궁극기가 지우의 제리에게 적중했다. 제리와 함께 유미까지 쓰러지면서 KT의 핵심 화력이 사라졌고 한진 브리온은 장로 드래곤을 손에 넣었다.

한진 브리온은 그대로 진격해 KT의 미드 억제기를 철거했다. 39분께에는 바론까지 획득하며 승기를 굳혔다. 바론 버프를 두른 한진 브리온은 탑 억제기와 쌍둥이 포탑 하나까지 파괴하며 KT의 넥서스 바로 앞까지 도달했다. 골드 격차도 1만 안팎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마지막 한 걸음이 쉽지 않았다. KT 선수 전원이 살아 있는 상황에서 한진 브리온이 무리하게 넥서스까지 진입하기는 어려웠다. 결국 쌍둥이 포탑 하나를 사이에 두고 대치가 길어졌다.

▲'남궁' 남궁성훈의 니코 '만개(R)'에 맞자마자 정화를 사용한 '지우' 정지우의 제리. (출처=네이버 치치직 'LCK' 채널 캡처)
▲'남궁' 남궁성훈의 니코 '만개(R)'에 맞자마자 정화를 사용한 '지우' 정지우의 제리. (출처=네이버 치치직 'LCK' 채널 캡처)
이때 한진 브리온은 니코를 앞세워 다시 한번 승부를 걸었다. 그러나 지우가 정화를 활용해 위기를 넘기면서 상황이 뒤집혔다. 살아남은 지우의 제리가 화력을 쏟아내기 시작했고 한진 브리온은 기드온의 제드를 제외한 4명이 쓰러졌다.

결국 승부는 43분께 생성된 두 번째 장로 드래곤으로 향했다. 두 팀이 장로 드래곤 주변에서 대치하는 사이 ‘비디디’ 곽보성의 갈리오는 탑 라인을 정리한 뒤 장로 드래곤 쪽으로 합류했다. 반면 KT가 앞서 한진 브리온의 미드 억제기를 철거하면서 생성된 슈퍼 미니언은 미드 라인을 따라 한진 브리온의 본진 깊숙이 진입하고 있었다.

본진 압박을 의식한 한진 브리온에서는 로머와 캐스팅이 귀환을 선택했다. 문제는 바로 그 순간 KT가 장로 드래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한진 브리온은 다시 장로 드래곤 쪽으로 움직이며 한타를 준비했지만 캐스팅의 레넥톤은 이미 본진으로 돌아간 뒤였다. 레넥톤은 뒤늦게 순간이동을 활용해 합류를 시도했지만 한진 브리온이 완전한 진형을 갖추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로머의 애니 궁극기도 원하는 위치에 적중하지 않았다. 혼전 속 앞쪽에 자리 잡은 ‘테디’ 박진성의 카이사는 ‘퍼펙트’ 이승민의 크산테에게 잡혔다. 한진 브리온의 핵심 화력원이 먼저 사라지자 지우의 제리가 자유롭게 공격할 수 있는 구도가 만들어졌고 한타의 균형은 순식간에 KT 쪽으로 무너졌다.

결국 KT가 마지막 한타를 승리하면서 1만 골드 안팎까지 벌어졌던 격차를 뒤집고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손에 넣었다.

▲26일 2026 LCK BRO vs KT 5세트 경기 결과. (출처=네이버 치치직 'LCK' 채널 캡처)
▲26일 2026 LCK BRO vs KT 5세트 경기 결과. (출처=네이버 치치직 'LCK' 채널 캡처)
이 장면을 두고 ‘클템’ 이현우 LCK 해설위원도 한진 브리온의 마지막 판단을 아쉬워했다. 그는 경기 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5세트를 여러 차례 돌려봤다고 밝히면서 당시 한진 브리온이 선택할 수 있었던 경우의 수를 분석했다.

클템은 당시 한진 브리온에 반드시 하나의 정답이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전제했다. 장로 드래곤을 초기화하면서 라인을 관리하거나, 장로 드래곤을 계속 건드리며 KT를 끌어들여 한타를 여는 등 여러 선택지가 가능했다는 것이다. 다만 실제 경기에서 나온 레넥톤의 귀환에 대해서는 “가장 오류에 가까운 판단”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한진 브리온이 장로 드래곤을 계속 공격하며 체력이 회복되지 않도록 하고 있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장로 드래곤을 계속 붙잡고 있다는 것은 결국 한타 또는 버스트를 염두에 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레넥톤이 전장을 이탈하면서 팀의 선택이 엇갈렸다는 분석이다.

클템은 “수많은 판단 중에 가장 오답률이 높은 판단을 해버렸다”며 레넥톤의 귀환을 재차 아쉬워했다. 다만 이를 특정 선수 한 명의 실수로 규정하기보다는 당시 팀 전체의 오더와 판단에서 나온 문제로 바라봤다.

한진 브리온은 이날 KT를 상대로 ‘레전드 그룹’과 맞설 수 있는 한타 경쟁력을 보여줬다. 마지막 5세트에서는 1만 골드 안팎까지 격차를 벌리며 승리에 가까이 다가갔지만, 마지막 장로 드래곤을 앞둔 순간의 판단이 승부를 갈랐다.

한진 브리온은 이제 플레이-인 3라운드로 향한다. 상대는 27일 열리는 농심 레드포스(NS)와 BNK 피어엑스(BFX)의 플레이-인 2라운드 승자다. 플레이-인 3라운드에서 승리하는 팀이 마지막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따내 6번 시드로 합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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