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광장-임미화의 부동산, 가격 너머] 1인청년에 맞춤형 주택정책 펴야

입력 2026-08-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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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청년 가장 높은 주거비 감당
큰 자산격차에 일할 의욕마저 상실
결혼후 혜택 아닌 혼전지원 전환을

우리의 청년주택정책은 청년의 자립을 지원한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결혼하거나 자녀를 낳은 뒤에야 지원의 문이 넓어진다. 그러나 안정된 주거가 있어야 사람을 만나고 결혼과 미래를 계획할 수 있다. 결혼한 청년만 지원해서는 결혼에 이르지 못하는 청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1인가구는 804만5000가구로 전체 가구의 36.1%이다. 이 가운데 약 35%인 283만 가구가 30대 이하 1인가구이고, 이들의 42.7%는 수도권에 산다.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에 모인 청년들이 가장 높은 주거비를 감당하는 구조다.

정부는 미혼 청년 특별공급과 청년주택드림청약통장을 도입했다. 청년주택드림통장은 만 19~34세, 연소득 5000만원 이하 무주택 청년에게 최대 연 4.5% 금리를 제공한다. 미혼 청년도 가입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나 우대금리 통장을 보유한다고 청약 가점이나 당첨확률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청년특별공급은 만 39세까지인데 통장은 만 34세까지만 새로 가입할 수 있어 같은 정책 안에서도 연령 기준이 다르다.

당첨 후에도 장벽이 남는다. 연계 대출은 분양가 6억원 이하 주택을 대상으로 하며 대출한도는 미혼 3억원, 신혼부부 4억원이다. 수도권에서 6억원 이하 신규 분양주택을 찾기 어려운 현실에서 자산이 부족한 청년에게는 낮은 금리보다 신청할 수 있는 주택이 있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다. 혼인 여부만으로 대출한도를 1억원 차등하는 방식도 1인가구의 실질적 상환능력을 제대로 반영한다고 보기 어렵다.

미혼 청년이 접근할 수 있는 물량도 부족하다. 나눔형·선택형 공공분양은 만 19~39세 미혼 무주택 청년에게 건설량의 15% 범위에서 특별공급할 수 있지만, 일반형 공공분양에는 별도 청년특공이 없고 민간분양에서도 미혼 청년 물량은 거의 없다. 정부가 발표하는 전체 공급량과 미혼 청년이 실제 신청할 수 있는 물량은 다른 숫자이다.

뉴:홈 청년특공 경쟁률은 이를 보여준다. 첫 사전청약 36.5 대 1, 2차 37.4 대 1, 3차 나눔형 91.1 대 1, 4차 41.5 대 1을 기록했다. 서울 마곡은 84 대 1, 위례는 149 대 1이었다. 위례의 단순 당첨확률은 0.7%에도 미치지 못한다. 청년특공이 존재한다는 사실보다 청년 인구에 비해 실제 당첨 가능한 물량이 얼마나 되는지를 물어야 한다.

선정방식도 역설적이다. 소득이 낮을수록 점수가 높지만 분양대금을 감당하기 어렵고, 취업이 늦거나 불안정하면 소득세 납부기간에서 불리하다. 소득과 자금조달 능력이 생길 무렵에는 만 39세라는 연령절벽에 가까워진다. 40세가 되면 청년특공에서 제외되지만 일반공급에서는 긴 무주택기간과 부양가족을 가진 중장년 가구와 경쟁해야 한다. 청년기에도, 중년기에 진입해서도 유리한 공급유형을 찾기 어려운 것이다.

주거불안은 집 한 채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통계청의 2025년 2월 고용동향에서 별다른 활동 없이 ‘쉬었음’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20대 46만 명, 30대 31만6000명이었다. 주거불안을 그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불안정한 일자리, 높은 월세와 자산격차, 낮아진 미래 기대가 서로 연결돼 청년의 의욕을 약화시키는 구조는 외면하기 어렵다.

이제 정책 성과를 전체 공급계획이 아니라 청년 인구 대비 실제 공급호수와 소득구간별 당첨률로 평가해야 한다. 일반형 공공분양과 공공택지 민간분양에도 미혼 청년 물량을 마련하고, 통장 가입 연령을 특별공급과 같이 만 39세로 조정해야 한다. 미혼자의 대출한도도 혼인 여부가 아니라 소득과 상환능력에 따라 정할 필요가 있다.

독립된 공간이 없고 이사를 걱정하는 청년에게 연애와 결혼, 출산을 요구할 수는 없다. 저출생 대책은 결혼 이후의 지원을 넘어 청년이 안정적으로 살고 일하며 사람을 만날 기반을 결혼 전에 제공해야 한다. 필요한 것은 결혼한 청년에게만 유리한 정책이 아니라, 청년이 결혼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는 주택정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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