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 첫 파업 끝 임금협약 타결 한 달도 안 돼

카카오 노조가 회사를 ‘카카오AI’와 ‘카카오X’로 나누는 지배구조 개편에 반대하며 공동교섭을 공식화했다. 성과 보상을 둘러싸고 창사 이래 첫 파업까지 벌였던 카카오 노사 갈등이 봉합된 지 몇 주 만이다. 노조 측은 12월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인적분할 안건을 부결하는 것을 목표로 국민연금 등 주주들의 반대 의결권 행사를 이끌어낼 계획이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는 26일 경기 성남시 판교역 광장에서 ‘카카오뱅크 파업투쟁 결의대회’와 ‘카카오 분할 반대 공동교섭 선포식’을 열었다.
이날 노조 측은 인적 분할 계획을 주주총회 특별결의에서 부결시키기 위한 행동에 돌입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은 "이번 분할 계획은 기업 가치 상승이라는 사측 주장이 실제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라며 "카카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쇄신안이 나온 뒤 분할이 논의돼야 한다. 현재 계획에는 구체적인 대책이 없다"라고 지적했다. 원인 진단과 대책 없는 분할을 수용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노조는 12월 예정된 주주총회를 주요 무대로 주주 설득에 나설 예정이다. 카카오 지분 5.4%를 보유한 국민연금에 반대 의결권 행사를 설득하고 개인주주 등으로 반대 여론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인적분할 안건은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항으로 출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서 지회장은 "대주주 지분을 제외한 나머지 주주의 반대표를 모아 출석 주주의 3분의 1 이상 반대를 확보하면 부결시킬 수 있다"라며 "국민연금 측을 우선 만나 반대표 행사를 촉구할 것"라고 덧붙였다. 지회 측은 이번 분할안을 막을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노조는 카카오는 대다수가 개인투자자들로, 사실상 국민주에 가까운 만큼 앞으로 주주총회에 대응하면서 구성원과 개인주주들에게 인적분할의 문제점을 알릴 계획이다.

노조는 전 계열사의 공동교섭도 요구했다. 이날 경영 쇄신, 고용 안정, 보상 체계 개편 등이 담긴 공동교섭 요구안을 사측에 전달했다. 노조 측은 사측 입장을 확인한 뒤 주주총회 대응과 공동교섭 추진 등을 병행하고, 공동교섭 방식을 구체하겠다는 구상이다. 노조는 공동교섭을 통해 책임경영과 고용안정, 공정보상 등 카카오 구성원 전체에 적용할 최소 기준을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카카오는 회사를 '카카오AI'와 '카카오X'로 인적분할하고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온 CA협의체를 없애는 방안을 발표했다. 인적분할 이후 두 회사는 각각 독자적인 의사결정과 자본 배분 체계를 갖춘 독립경영 체제로 전환한다. 서로 성격이 다른 사업을 분리해 의사결정 속도와 사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카카오는 이달 초 조합원 투표 등을 거쳐 임금협약을 타결했다. 노조는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 중지 결정으로 쟁의권을 확보한 뒤 6월 10일 창사 이래 처음으로 4시간 부분 파업을 했다. 같은 달 29일에는 조합원이 전일 연차나 오프를 사용해 업무를 중단하는 ‘로그아웃 데이’도 진행했다. 창사 첫 파업과 임금협약 타결 이후 한 달도 안 돼 인적분할이라는 변수로 노조의 반발이 커진 만큼 노사 갈등 봉합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