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만 보던 장’ 달라졌다…외국인 이탈 속 중소형주 순환매

입력 2026-08-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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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8.8조·기관 3.3조 순매도에도 코스피 8.8%·코스닥 12.1%↑
대형주 2.5% 오를 때 중형주 12.4% 상승…중소형 반도체 평균 27% 급등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증시의 상승축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에서 중소형주로 넓어지고 있다. 8월 들어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9조원 가까이 팔아치웠지만 중형주와 소형주는 대형주를 크게 웃도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대형 반도체에 집중됐던 상승 동력이 코스닥과 중소형주로 확산하는 순환매가 나타나는 모습이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월 한 달 간(8월3일~26일)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8조8043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도 3조2676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4조8733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에도 지수는 상승했다. 코스피는 3일 6257.45에서 전날 6808.21로 8.80% 올랐다. 코스닥은 같은 기간 737.35에서 826.87로 12.14% 뛰었다. 코스닥 상승률이 코스피보다 3.34%포인트 높았다.

시가총액 규모별로 보면 차이는 더욱 뚜렷하다. 같은 기간 코스피 대형주지수는 7249.63에서 7433.64로 2.54% 상승하는 데 그쳤다. 중형주지수는 3676.74에서 4131.53으로 12.37% 뛰었다. 소형주지수도 2201.40에서 2401.96으로 9.11% 상승했다. 중형주 상승률은 대형주보다 9.83%포인트, 소형주는 6.57%포인트 높았다.

대형 반도체가 약세로 돌아선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23만9500원에서 26만1500원으로 9.19% 올랐고 SK하이닉스도 156만7000원에서 168만8000원으로 7.72% 상승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상승했지만 중소형 반도체주의 오름폭은 더욱 컸다. 심텍은 8만7500원에서 11만2700원으로 28.80% 뛰었다. 원익IPS는 9만3700원에서 10만9300원으로 16.65% 올랐고 주성엔지니어링은 12만7800원에서 17만3400원으로 35.68% 급등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평균 상승률이 8.45%인 데 비해 이들 중소형 반도체 3개 종목의 평균 상승률은 27.04%에 달했다. 격차는 18.59%포인트다.

최근 증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시가총액 상위 반도체주가 지수를 끌어올리는 흐름이 강했다. 8월 들어서는 대형 반도체도 상승세를 이어가는 동시에 중소형주가 더 빠른 속도로 치고 올라오면서 상승 종목군이 넓어지고 있다. 외국인 수급과 일부 대형주에 좌우되던 장에서 업종과 종목별 순환매가 살아나는지 주목되는 이유다.

중소형주 강세를 뒷받침할 실적 기반도 개선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코스닥 상장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2.4% 증가했다. 순이익은 260.2% 늘었고 영업이익 기준 흑자 기업은 지난해 978개에서 올해 1033개로 증가했다.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철강을 비롯해 에너지와 화학, 유통 등 다양한 업종에서 이익 개선이 나타나면서 실적 성장의 저변도 넓어졌다.

다만 중소형주로의 순환매가 추세적으로 자리 잡았다고 단정하기에는 이르다. 이달 외국인과 기관이 모두 코스피에서 순매도를 이어간 만큼 수급 불안이 다시 커질 가능성도 남아 있다. 향후 코스닥의 상대 강세와 중소형주의 실적 개선이 이어지는지가 순환매 지속 여부를 가를 전망이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은 이미 이익 개선을 숫자로 증명하고 있다”며 “그동안 부족했던 수급과 투자자 관심이 회복된다면 중소형주의 재평가가 본격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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