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코스닥 조정·상장규제 영향

2분기까지만 해도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의 수배까지 치솟던 기업공개(IPO) 시장의 분위기가 석 달 만에 뒤집혔다. 증시가 조정 국면에 들어서면서 새내기주에서 자금이 빠르게 이탈한 데다 상장심사와 중복상장 관련 규제 강화까지 겹치며 투자 심리가 급격히 식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분기 들어 코스닥시장에 신규 상장한 10개 기업의 주가는 공모가 대비 평균 29.5% 하락했다. 이 가운데 9개 종목이 공모가를 밑돌았다. 인제니아테라퓨틱스만 공모가를 웃돌고 있다.
전날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해치텍 역시 공모가 대비 39.0% 떨어졌다. 해치텍은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공모가를 희망 범위 최하단인 2만3000원으로 결정했지만 상장 첫날부터 39.4% 급락했다. 일반청약 경쟁률도 26대 1에 그치는 등 공모 단계부터 투자자들의 반응이 미적지근했다.
기존 상장사들의 낙폭은 더 크다. 에이치엘지노믹스는 공모가 대비 58.7% 떨어져 10개사 가운데 하락률이 가장 높았다. 딜리셔스(-52.9%), 레몬헬스케어(-52.2%), 기도산업(-47.1%), 레메디(-44.0%) 등도 공모가의 절반 수준까지 밀렸다. 니어스랩(-21.6%), 매드업(-13.1%), 케이앤에스아이앤씨(-11.0%) 역시 공모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직전 분기와는 극명한 차이다. 2분기 국내 증시에 신규 상장한 8개사의 상장 첫날 평균 수익률은 133%에 달했다. 마키나락스와 폴레드, 코스모로보틱스 등 3개사는 상장 첫날 공모가의 4배까지 오르는 '따따블'을 기록했다.
새내기주 부진에는 국내 증시 조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3분기 들어 코스피는 약 20%, 코스닥은 10% 하락했다. 2분기 증시 상승과 함께 공모주로 몰렸던 단기 자금이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자 빠르게 이탈한 것이다.
다만 신규 상장 종목의 평균 낙폭이 시장 지수보다 크다는 점에서는 증시 부진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상장 규제가 전반적으로 강화된 가운데 대기업 자회사의 중복상장에 대한 심사 문턱이 높아지고 코스닥 상장폐지 요건도 강화되면서 IPO 시장 전반의 관망세가 짙어졌다는 평가다. 지난달부터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 유지 시가총액 기준과 주가 기준 등도 한층 강화됐다.
공모 단계에서도 투자심리 위축이 나타나고 있다. 반지형 혈압계 제조사 스카이랩스는 최근 기관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1만원으로 결정했다. 희망 공모가 범위인 1만3000~1만6000원의 하단보다도 약 20% 낮은 수준으로, 올해 IPO 가운데 공모가가 희망 범위 아래에서 결정된 첫 사례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국지전이 다소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불안감을 내포한 전쟁이 지속되고 있다"며 "엄격해진 상장 조건과 대기업 자회사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규제, 코스닥시장 내 상장폐지 요건 강화 등으로 당분간 관망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