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소득세 9%·기금금리 인하도 검토

정부가 '전·월세 안심신탁'에 참여하는 임대사업자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70%로 높이고, 다주택자에게 붙는 양도소득세 중과를 배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임차인이 받는 전용 전세대출은 금융회사의 가계대출 총량관리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관계부처와 협의 중이다. 임대인과 임차인의 참여를 끌어내기 위해 금융·세제 혜택을 대폭 늘리겠다는 것이다.
26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안심신탁의 조기 정착을 위해 금융위원회와 재정경제부 등에 7개 지원 방안을 요청했다. 임대소득세 감면과 전용 전세대출 신설부터 주택담보대출 규제 완화, 기금 대출금리 인하, 양도세 중과 배제 등이 검토안에 담겼다.
전·월세 안심신탁은 임차인이 집주인 대신 HUG에 전세보증금을 맡기는 제도다. HUG·임대인·임차인이 3자 계약을 맺고, 임차인이 맡긴 전세금 등으로 주택공급활성화펀드를 조성해 HUG 보증부 주택사업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 등에 운용한다. 여기서 나온 수익은 집주인에게 매달 월세처럼 지급하고, 계약이 끝나면 HUG가 임차인에게 전세금을 돌려준다. HUG는 9월 말 모집공고를 낼 예정이다.
이번 검토안에서 새롭게 드러난 내용은 임대사업자에 대한 대출 규제 완화다. HUG는 안심신탁에 참여한 임대사업자의 LTV를 현행 60%에서 70% 수준으로 높여달라고 금융위에 요청했다. LTV는 집값을 기준으로 금융회사에서 빌릴 수 있는 돈의 비율이다. 집값이 5억원이라면 대출한도가 3억원에서 3억5000만원으로 늘어나는 셈이다. 이를 위해서는 은행업감독규정을 개정해야 한다.
대출금리를 낮추는 방안도 함께 협의하고 있다. 검토 자료가 제시한 임대사업자의 모기지 금리는 약 연 4.5%로, 안심신탁의 예상 약정수익률인 연 4.3%보다 높다. 대출이자가 신탁 수익보다 많으면 집주인의 참여 유인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에 HUG는 임대사업자의 대출금리가 안심신탁 약정수익률보다 낮게 형성될 수 있도록 금융위에 협조를 요청했다.
임차인을 위한 안심신탁 전용 전세대출도 추진한다. 주택도시기금과 시중은행이 별도의 대출상품을 만들고, 보증기관의 보증이 붙지 않는 '비 보증부 대출'로 취급하는 방안이다. 특히 시중은행이 내주는 안심신탁 전세대출은 가계대출 총량관리 대상에서 제외해 달라고 금융위에 요청했다. 은행의 연간 대출한도가 차더라도 안심신탁 참여 임차인은 전세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임대인에 대한 세제 혜택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HUG가 집주인에게 매달 지급하는 수익을 임대소득으로 보고 세 부담을 낮추는 방안이다. 자료에는 분리과세 세율을 현행 14%에서 9%로 낮추고, 과세 대상 소득을 계산할 때 수입에서 빼주는 필요 경비율을 현행 50~60%에서 60~70%로 높이는 방안이 예시로 담겼다. 앞서 최인호 HUG 사장은 20일 서울 영등포구 HUG 서울서부지사에서 열린 전·월세 안심신탁 설명회에서 "임대인의 참여를 끌어낼 유인책으로 주택임대 소득세 감면을 관계부처와 협의 중"이라며 "현행 14%보다 상당 폭 낮아질 수 있고 한 자릿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임대사업자 등록이 말소되는 주택 6만 가구를 안심신탁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양도세 혜택도 검토된다. 임대 의무기간이 끝나 등록이 말소되면 기존 세제 지원도 종료돼 임대인이 주택을 서둘러 처분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HUG는 해당 주택을 매각하지 않고 안심신탁으로 전환한 임대인에게 향후 주택 처분 때 양도세 중과를 적용하지 않는 방안을 재경부에 요청했다.
현재 규제지역의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20%포인트, 3주택 이상 보유자는 30%포인트의 양도세가 추가된다. 검토안대로라면 안심신탁으로 전환한 임대주택에는 이런 중과세율을 붙이지 않고 기본세율만 적용한다. 세제 지원 종료에 따른 단기 매도 압력을 줄이는 동시에 기존 임대주택을 안심신탁 물량으로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법인 임대사업자에 대한 지원책도 검토되고 있다. 안심신탁에 참여하는 법인 임대인이 기존에 받은 주택도시기금 융자의 금리를 0.2%포인트 낮춰주는 방안이다. 우수 건설임대사업자에게는 임대보증금보증을 발급할 때 적용하는 부채비율 90% 기준의 예외를 인정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임대기간이 끝난 뒤 세입자가 살던 주택을 살 수 있도록 돕는 대출상품도 추진한다. 임대사업자가 받은 기금대출을 입주자 명의의 주택 구입자금 대출로 바꿔주는 특례 대환상품을 만드는 방식이다. 안심신탁을 단순한 전세금 보호제도에 그치지 않고 임대주택의 분양전환과 내 집 마련까지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HUG 관계자는 "소득세율 인하 및 필요 경비율 상향 등 안심신탁 임대인 세제 혜택 관련해 국토부와 재경부 간 추진 방향에 대해서는 협의는 완료됐으나, 구체적인 수준에 대해서는 아직 추가 협의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임차인을 모집해 2027년부터 입주하면 그해 발생한 임대소득은 2028년에 과세된다"며 "최초 가입자부터 세제 혜택을 받게 하려면 2027년까지 관련 법령을 개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