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법 301조의 덫⋯한미 '15% 관세 상한선' 방어선 뚫리나

입력 2026-08-18 12:46

기사 듣기
00:00 /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강제노동 12.5%에 과잉생산 관세 합산 조짐…관세 쪼개기로 15% 방어선 무력화 위기
‘투자 1호 지연’ 美 서한 압박…통상 사령탑 공백 속 김정관 장관 긴급 방미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달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메이플라워 호텔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면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달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메이플라워 호텔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면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미 양국이 지난해 대규모 대미(對美) 투자 협약을 대가로 합의했던 ‘상호 관세 상한선 15%’ 체제가 흔들리고 있다.

이달 말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무역법 301조 과잉생산 조사 결과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미국 정부가 법 조항별 ‘중복 관세’ 방식을 적용할 조짐을 보이면서다.

이미 부과된 12.5%의 강제노동 관세에 과잉생산 관세가 더해질 경우 사실상 20%를 훌쩍 넘는 관세 폭탄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통상 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미국 측과 3500억 달러(약 518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를 추진하기로 약속하고, 한국산 주요 수출품에 대한 대미 관세율 상한을 25%에서 15%로 낮추는 합의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미국이 통상법을 다각도로 활용하는 이른바 ‘관세 쪼개기’ 전략을 펴면서 이 방어선이 무력화될 위기에 처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달 23일(현지시간) 무역법 301조 강제노동 관련 조사 조치를 근거로 한국산 제품에 이미 12.5%의 관세를 적용했다. 여기에 이달 말 예고된 ‘글로벌 과잉생산(철강·화학·배터리 등)’ 조사 결과에 따라 10% 안팎의 추가 관세가 더해질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문제는 관세 산정 방식이다. 한국 정부는 어떤 명목의 관세가 붙더라도 최종 실효 관세율은 양국 합의선인 '15% 이내(단일 캡)'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미국 정부는 표면적으로 합의 준수를 언급하면서도, 이면에서는 "투자를 서두르지 않으면 15% 상한선을 인상하겠다"며 301조 추가 관세를 투자 압박용 지렛대로 활용하고 있다. 만약 미국의 주장이 관철돼 추가 관세가 단순 합산될 경우 대미 수출품의 실효 관세율은 20~25%대로 치솟아 기존 관세 인하 합의 자체가 무의미해진다.

미국의 이 같은 강경 드라이브 배경에는 한국의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 지연에 대한 불만이 깔려 있다.

당초 양국은 미국 현지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 등을 1호 사업으로 낙점하고 속도를 낼 계획이었으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조달과 발전 수익성 보장 등을 둘러싼 민간·공기업의 상업성 검토가 길어지며 공식 발표가 미뤄지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이를 명분 삼아 최근 한국 정부에 "대미 투자가 조속히 가시화되지 않을 경우 15%로 합의한 관세율을 인상할 수 있다"는 취지의 서한을 잇달아 보내며 압박 수위를 높인 것으로 전해진다. 301조 추가 관세 카드를 지렛대 삼아 한국 정부와 기업을 코너로 몰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산업통상부는 관세 인상 압박을 받은 적은 없다며 선을 그었지만 '표면적 부인'이라는 해석이 강하다.

상황의 엄중함을 인식한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16일 미국 워싱턴 D.C.로 긴급 출국해 러트닉 상무장관 및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와 만나 협의를 진행한다.

이런 가운데 15일 0시를 기해 대미 관세 협상을 실무 총괄해온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직권면직되면서 현지 협상단의 전력 손실이 적지 않다는 우려가 나온다.

통상 전문가들은 이번 방미에서 단순히 '선언적 투자 합의'로 시간을 버는 데 그쳐서는 안 되며 15% 캡의 절대적 적용을 명문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통상 전문 한 변호사는 “미국이 무역법 301조의 세부 조항을 쪼개어 중복 부과하는 것은 한·미 간 기존 통상 합의의 취지를 정면으로 훼손하는 것”이라며 “대미 투자 1호 사업의 조기 착공 카드를 제시하더라도 모든 301조 파생 관세의 합산 상한선은 15%라는 명확한 법리적 쐐기를 박지 못하면 향후 또 다른 명목의 관세 청구서가 계속 날아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전장연 지하철 시위⋯서울역 1호선 하행ㆍ4호선 상행 무정차 통과
  • 추석 전 지급되는 지자체 민생지원금 일정
  • 한미훈련 줄인 트럼프, 북미대화 재개 시동…“김정은, 제안에 응답”
  • 뉴욕증시, 미·이란 협상 불확실성에 하락…유가, 2%대 급등 [글로벌마켓 모닝 브리핑]
  • “37개월이면 첫삽”⋯정부 시간표대로 가능할까 [당긴 공급시계, 현실은 ①]
  • 단독 교육청 현금성 지원 2600억…교부금의 0.4%도 안돼 [교부금 개편 논란 ①]
  • “韓 메모리 대체재 없다”…무디스, 성장률 3.5%로 ‘깜짝’ 상향
  • '집중호우' 남해안에 또 60㎜ 비…천둥·번개·돌풍 예보 [날씨]
  • 오늘의 상승종목

  • 08.18 14:26 실시간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0,393,000
    • +0.76%
    • 이더리움
    • 2,669,000
    • -0.63%
    • 비트코인 캐시
    • 286,800
    • -0.83%
    • 리플
    • 1,404
    • -0.85%
    • 솔라나
    • 106,800
    • +0%
    • 에이다
    • 244
    • -2.4%
    • 트론
    • 467
    • -0.64%
    • 스텔라루멘
    • 219
    • -2.23%
    • 비트코인에스브이
    • 20,750
    • -4.95%
    • 체인링크
    • 13,300
    • -0.3%
    • 샌드박스
    • 54.13
    • -5.94%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