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히어로에 질린 관객들, 왜 '스파이더맨'에는 열광할까

입력 2026-08-18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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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포스터. (사진제공=소니픽처스코리아)
▲영화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포스터. (사진제공=소니픽처스코리아)

영화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가 흥행 돌풍을 이어가는 가운데, 뉴욕타임스(NYT)가 스파이더맨이 여전히 관객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로 '평범함'과 '불완전함'을 꼽았다.

16일(현지시간) NYT에 따르면 데이비드 콜먼 평론가는 최근 극장가를 휩쓴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의 흥행 배경을 분석했다.

콜먼은 2012년 첫 '어벤져스' 영화가 개봉한 지 14년이 지나면서 관객들이 초인적인 힘과 불사에 가까운 생명력, 마법과 멀티버스를 오가는 설정 등에 피로감을 느끼기 시작했다고 짚었다. 세계의 운명을 놓고 싸우는 거대한 서사가 반복되면서 오히려 현실과의 접점이 희미해졌다는 것이다.

반면 스파이더맨의 피터 파커는 다르다. 그는 초능력을 지녔지만 여전히 연애와 돈, 인간관계와 심리적 문제에 시달리는 평범한 청년이다. 신작에서도 초자연적인 적들과 맞서는 동시에 일상적인 고민까지 끌어안는다.

능력 역시 다른 슈퍼히어로들과 비교하면 제한적이다. 벽을 타고 거미줄을 쏘며 초인적인 힘과 '스파이더 센스'를 지녔지만 하늘을 날거나 총알을 튕겨내지는 못한다. 건물이 있어야 거미줄을 이용해 이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뉴욕이라는 도시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이기도 하다. 신작에서는 총에 맞아 병원 신세를 지기도 한다.

아이언맨처럼 최첨단 장비로 가득한 비밀 기지도 없다. '브랜드 뉴 데이'에서 피터 파커는 다락방 작업실에서 직접 장비를 만든다. 강력한 능력을 가졌지만 끊임없이 다치고 실패하며 현실적인 문제와 씨름한다는 점이 다른 히어로들과 차별화된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불완전함'은 스파이더맨 탄생 때부터 캐릭터의 핵심이었다.

스탠 리 스파이더맨 공동 창작자는 1960년대 초 출판사에 10대 소년을 주인공으로 한 스파이더맨을 처음 제안했지만 부정적인 반응을 들었다. 사람들이 거미를 싫어하는 데다 당시 슈퍼히어로물에서 10대는 주인공이 아닌 조수 역할을 맡는 것이 일반적이었고, 무엇보다 '개인적인 문제를 가진 슈퍼히어로'라는 설정 자체가 낯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탠 리는 1962년 폐간을 앞둔 만화 잡지 마지막 호에 스파이더맨 이야기를 실었고, 캐릭터는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마블을 대표하는 히어로로 성장했다.

60여 년 전에는 약점으로 여겨졌던 '평범한 10대의 고민'이 오늘날에는 오히려 스파이더맨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된 셈이다.

실제 흥행 성적도 이를 뒷받침한다. NYT는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가 북미 약 4500개 극장에서 개봉해 개봉 첫 주 흥행 기록을 갈아치우며 5억달러를 넘어섰다고 전했다. 전 세계 누적 수익 역시 20억달러를 돌파했다.

콜먼은 수많은 슈퍼히어로가 도시와 우주의 운명을 걸고 싸우는 시대에도 스파이더맨이 특별한 이유는 결국 인간적인 모습에 있다고 봤다. 완벽해서 사랑받는 영웅이 아니라 돈과 사랑에 고민하고, 다치고 실패하면서도 다시 거미줄을 쏘는 영웅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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