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결국 이란과의 ‘60일 담판’ 빈손...포성 대신 ‘돈줄‘ 죈다 [미·이란 협상시한 종료]

입력 2026-08-17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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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제재 해제 이견 못 좁혀 협상 종료
호르무즈 통항량 하루 130척→0척
美중간선거 앞두고 군사행동 부담 고조
中 정유사·금융기관 2차 제재 거론
이란 원유 수출 차단 실효성은 미지수

▲호르무즈 해협과 접한 이란 남부 반다르아바스항에 10일(현지시간) 혁명수비대 모습을 형상화한 조각상이 보인다. (반다르아바스(이란)/AFP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과 접한 이란 남부 반다르아바스항에 10일(현지시간) 혁명수비대 모습을 형상화한 조각상이 보인다. (반다르아바스(이란)/AFP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에 따라 설정한 60일간의 협상 시한이 별다른 성과 없이 종료됐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란전 장기화에 대한 미국 내 여론이 악화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군사적 충돌 대신 이란의 ‘돈줄’을 죄는 경제전에 무게를 실을 것으로 보인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이 합의한 60일간의 협상 시한이 전날 만료됐다. 양국은 2월 28일 전쟁 시작 후 약 4개월 만인 6월 18일 종전 MOU를 토대로 최종 합의를 위한 협상에 돌입했었다. MOU에는 모든 전선에서 군사작전을 즉각적이고 영구적으로 중단하고 60일 이내 최종 합의를 도출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선의 안전한 통행을 보장하고 미국은 대이란 해상 봉쇄를 단계적으로 해제하기로 했다.

그러나 협상은 순탄치 않았다. 양측은 이란 핵 프로그램과 제재 해제 등 핵심 현안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협상 과정에서도 무력 공방을 이어갔다. 특히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사이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행은 15일 기준 5척에 그쳤다. 전날일에는 단 한 척도 없었다. 2월 전쟁이 시작되기 전엔 하루 130척 이상의 선박이 오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규모 군사 공격 가능성을 경고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란의 항복을 장담하기 어려운 데다 미군의 무기 재고 소진에 대한 우려까지 제기되면서 추가 군사행동에 대한 부담도 커졌다. 협상 시한 종료를 앞두고 미국 내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라크 쿠르드 자치 정부에 중재를 요청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미국 정치 전문매체 액시오스는 전날 미국 측이 공식 협상 상대가 이란 내 영향력이 커진 혁명수비대(IRGC)의 입장을 제대로 대변하는지 의문을 품으면서 쿠르드 자치정부를 통해 비공식 접촉을 시도했으나 성과는 없었다고 전했다.

11월 중간선거가 석 달 앞으로 다가온 만큼 트럼프에게 이란 전쟁에 대한 출구 전략은 절실한 상황이다. 이미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전쟁 장기화로 휘발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미국 내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13일 미국 뉴스맥스와의 인터뷰에서 “한 국가를 경제적으로 고립시킨 역사에서 전례가 없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튿날 이란에 강력한 경제적 타격을 가하겠다고 공언했다.

추가 경제적 압박 카드로는 이란산 원유를 사들이는 이른바 ‘티포트(teapot)’로 불리는 중국 독립계 정유업체와 중국·홍콩 금융기관에 대한 2차 제재, 이란과 거래하는 국가를 겨냥한 추가 관세 부과 등이 거론된다. 데이터 분석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중국은 이란이 해상으로 수출하는 원유의 80% 이상을 사들이고 있다.

다만 ‘경제전’으로의 방향 전환이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아들 조지 W. 전 부시 행정부에서 국가안보 부보좌관을 지냈던 후안 자라테는 AP통신에 “궁극적인 문제는 미국이 이란의 원유 수출을 제한하고 제3국에도 엄중한 제재를 가하기 위해 어디까지 나갈 의향이 있는지, 그리고 경제적 고통이 정권의 행동을 변화시킬지 시험해 볼 인내심을 가지고 있는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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