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너머] 사적 제재에 박수를 보내는 사회

입력 2026-08-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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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교육’, ‘김부장’, ‘모범택시’. 최근 화제를 모은 드라마에는 공통점이 있다. 법과 제도가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주인공이 직접 해결하고, 악인은 통쾌하게 응징당한다.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이야기지만 많은 시청자는 이런 장면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그만큼 현실의 법과 제도가 정의를 제대로 실현하지 못하고 있다는 답답함이 크다는 방증일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드라마가 현실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최근 경기·강원·충남·제주 등 시도교육청은 교권 보호 전담 조직을 신설하거나 확대하고 있으며, 교육부도 교권 보호 기능을 강화할 조직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드라마 속 ‘교권보호국’을 떠올리게 하는 변화다.

교권 보호를 강화하려는 움직임 자체는 환영할 만하다. 서이초 사건 이후 여러 대책이 마련됐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악성 민원과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에 교사가 홀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국가와 교육청이 교사를 보호하는 책임을 보다 적극적으로 떠맡겠다는 것은 늦었지만 필요한 변화다.

하지만 현실이 가져와야 할 것은 드라마 속 통쾌한 사적 제재가 아니다. 사적 제재에 통쾌함을 느끼는 것과 그것을 현실의 해법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법과 제도가 답답하다고 해서 정당한 절차를 뛰어넘는 방식이 해법이 될 수는 없다. 현실에 필요한 것은 사적 제재가 아니라, 사적 제재를 기대하지 않아도 되는 시스템이다.

문제는 시스템이 조직 신설만으로 완성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이미 교육활동보호센터와 교권보호위원회 등 교권 보호를 위한 제도는 존재한다. 그럼에도 교사들이 여전히 “혼자 대응해야 한다”고 느꼈다는 것은 기존 시스템이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새 조직 역시 실질적인 권한과 책임 없이 기존 기능을 반복하는 데 그친다면 또 하나의 ‘옥상옥’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사적 제재가 박수를 받는 사회는 결코 건강한 사회가 아니다. 그러나 그 박수는 공적 시스템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경고이기도 하다. 기존 제도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새 조직을 만드는 것이라면, 이번만큼은 달라야 한다. 현실이 집중해야 할 것은 통쾌한 응징이 아니라, 더는 응징을 기대하지 않아도 되는 시스템을 완성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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