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메달 하나만 더하면 대기록이 완성되지만 반효진은 결과를 앞서 생각하지 않고 있다. 반효진은 10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사격 국가대표 미디어데이에서 “올림픽 이후 새롭게 생긴 목표이긴 하지만, 세계선수권 우승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것처럼 이번 아시안게임 금메달도 미리 기대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때도 그랬듯 이번 아시안게임 역시 결선 진출이라는 작은 목표부터 차근차근 나아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기록 도전에 앞서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현재 반효진은 허리와 골반 통증으로 사격 자세를 취할 때 왼쪽 발에 쥐가 나는 증상을 겪고 있다. 경기 중 오랜 시간 같은 자세를 유지해야 하는 만큼 몸 상태 관리가 아시안게임 준비 과정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반효진은 “20발 정도 쏘면 쥐가 나고 40발쯤 되면 발이 땅에 닿는 느낌조차 없어진다”며 “몇 발을 쏘고 언제 쉬어야 하는지 스스로 경기 운영 방법을 찾아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훈련량을 무리하게 늘리기보다 치료와 회복에 집중하고 있다. 매일 오후 국가대표 메디컬센터에서 치료를 받은 결과 쥐가 풀리는 시간이 5분 정도로 줄어드는 등 상태도 점차 나아지고 있다.
장갑석 사격 대표팀 총감독도 회복을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 장 감독은 “반효진 선수는 지금 훈련보다는 치료가 먼저”라며 조만간 선수촌을 떠나 대구에 있는 병원에서 치료에 집중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반효진이 몸 상태를 회복해 아시안게임 정상까지 오르면 한국 사격 역사에 새로운 기록을 남기게 된다. 반효진은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10m 공기소총에서 금메달을 따낸 데 이어 2025 국제사격연맹(ISSF) 카이로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10m 공기소총 개인전에서도 우승했다. 세계선수권 결선에서 기록한 255점은 한국 신기록이었다.
사격계에서는 흔히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안게임 등 3개 메이저 대회를 모두 제패하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것으로 본다. 한국 사격에서는 진종오와 이은철, 김장미(부산광역시청)가 이 기록을 달성했다.
이 가운데 진종오와 김장미는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단체전에서 획득했다.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안게임에서 모두 개인전 정상에 오른 선수는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이은철이 유일하다.
반효진이 이번 대회 여자 10m 공기소총 개인전에서 우승하면 이은철에 이어 세 대회 개인전을 모두 제패하는 동시에 한국 여자 선수 최초의 기록을 세운다.
몸 상태뿐 아니라 낯선 경기장 환경에도 대비한다. 대회가 열리는 일본 아이치현 종합사격장은 선수촌 사격장보다 주변 조명이 어둡고 표적 조명은 상대적으로 밝은 것으로 전해졌다. 반효진은 선수촌 사격장의 조명을 조절해 실제 경기장과 비슷한 환경에서 적응 훈련을 진행할 계획이다.
다음 달 7일부터는 인천으로 이동해 나고야 결선장과 동일하게 구현된 환경에서 최종 적응에 나선다. 새 사격복에도 한 달 동안 충분히 적응하면서 장비 규정 위반으로 인한 실격 가능성까지 철저히 대비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