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 이어질까”⋯대우건설 경영진 돌연 교체에 노조 우려

입력 2026-08-11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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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개선에도 핵심 경영진 사퇴
대우건설 노조, 7일 성명서 발표

(사진=AI 생성)
(사진=AI 생성)

대우건설의 갑작스러운 경영진 교체로 노조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빅배스를 단행한 이후 실적이 개선되던 상황에서 대표이사와 경영기획실장 등 핵심 경영진이 물러났고 이 여파로 노사가 함께 추진하던 주요 협의와 활동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김보현 대표가 돌연 사퇴했다. 올해 3월 말 사내이사로 재선임돼 3년 임기를 새로 부여받은 지 불과 4개월여만이다. 김 대표와 함께 정종길 경영기획실장도 자리에서 내려왔다. 대우건설은 김 대표의 사의를 수용하면서 곧바로 이강석 대외협력부단장을 차기 대표로 내정했다.

전격적인 경영진 교체에 대해 노조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우건설 노조는 ‘대우건설을 무너뜨리는 것은 위기가 아니라 독단’이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하루아침에 대표이사가 교체되고 노사업무를 총괄하던 경영기획실장이 반나절 만에 경질되는 참담한 현실 앞에 임직원들은 충격과 불안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며 “지금 회사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상식과 질서를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가 문제 삼는 것은 경영진 교체 자체보다 그 과정에서 충분한 설명과 소통이 없었다는 점이다. 특히 회사 실적이 우상향 곡선을 그리던 상황에서 노사관계를 조정해온 핵심 경영진이 동시에 사퇴한 만큼 그 배경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815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올해 1분기와 2분기 각각 2556억원과 2323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로 전환했다.

특히, 노조는 기존 경영진과 형성된 신뢰가 훼손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한 우려가 짙다. 노조는 악화한 경영 환경을 고려해 지난해 임금 2.5% 인상에 합의했다. 올해도 내규에 따른 임금 1% 인상만 요구했다.

경영진 교체로 노사가 공동 추진해오던 사업과 협의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대표이사와 경영기획실장 등 노사관계의 주요 의사 결정권자가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기존에 논의해온 사업의 추진 여부를 결정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우선, 이번 주 예정됐던 ‘주5일제 근무제 시범사업 TF 발족’이 중단된 상태다. 주5일제 사업은 노조가 2024년부터 꾸준히 요구해온 사안으로, 3월 노조위원장과 사장 간담회에서도 주5일제 파일럿 테스트 현장 개설에 관한 논의가 이뤄졌다. 특히 김 전 대표 체제에서 태스크포스(TF) 구성과 실무회의가 진행되는 등 사업이 급물살을 탔으나 경영진 교체로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주5일제 사업은 단순한 근로 환경 개선을 넘어 건설업계의 오랜 주6일 근무 관행을 바꾼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건설 현장에서는 공사비와 공사 기간을 맞추기 위해 격주로 토요일 근무를 하는 등 주6일 근무가 관행처럼 이어져 왔다. 대우건설 노조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주5일제 근무를 현장에 시범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노사가 함께 준비해온 다른 사업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10월 예정된 노사 합동 가족페스티벌도 사업 계획 수립과 예산 확보 등 후속 절차에 차질을 빚고 있다.

하지만 사측은 경영진 인수인계 과정에서 노사 공동 사업이 일시적으로 지연되고 있을 뿐이란 입장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신임 대표이사가 내정됐고 경영기획실장도 투자관리자산팀에서 충원된 상태”라며 “인수인계가 마무리되면 관련 사업들도 차질 없이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인사 과정에 노조와의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회사는 인사 결정은 회사의 권한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노동조합의 입장과 이를 성명서로 밝힐 권리가 존중돼야 하듯이 인사 결정권에 대한 회사의 입장 역시 존중돼야 한다”며 “그동안 노조와의 대화를 통해 여러 현안을 해결해온 만큼 앞으로도 대화를 통해 서로 입장을 이해하고 화합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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