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 컴백하고 튜이드 데뷔하고⋯K팝 '몇 세대'세요? [엔터로그]

입력 2026-08-10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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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하는 스타와 인기 콘텐츠, 그 이면의 맥락을 들여다봅니다. 화려한 조명 뒤 자리 잡은 조용한 이야기들. '엔터로그'에서 만나보세요.

▲가수 지드래곤(왼쪽), NCT 127. (출처=갤럭시코퍼레이션 제공, NCT 127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가수 지드래곤(왼쪽), NCT 127. (출처=갤럭시코퍼레이션 제공, NCT 127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8월 K팝 시장이 묵직한 이름들로 채워지고 있습니다.

그룹 스트레이 키즈(Stray Kids)가 먼저 포문을 열었습니다. 7일 미니 10집 '디스 앤드 댓(THIS & THAT)'을 내놓으며 컴백했는데요. 여기에 빅뱅(BIGBANG)과 엔시티 127(NCT 127) 등 너른 사랑을 받는 그룹들이 차례로 출격합니다. 음반과 음원 차트는 물론 공연 시장에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자랑하는 팀들이 비슷한 시기 활동하면서 자연스럽게 '컴백 대전'이라는 말도 따라붙고 있죠.

이번 라인업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흥미로운 점이 있습니다. 이들의 데뷔 시기가 유독 제각각이라는 겁니다. 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은 빅뱅부터 10주년을 맞은 NCT 127, 어느덧 데뷔 9년 차에 접어든 스트레이 키즈 등 흔히 K팝을 구분할 때 사용하는 '세대'의 경계를 뛰어넘는 컴백 대전인데요. 여기에 새롭게 데뷔하는 신예 그룹의 등장까지 예고되며 어느 때보다 다채로운 일정표가 완성됐습니다.

▲그룹 스트레이 키즈.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그룹 스트레이 키즈.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빅뱅 컴백에 튜이드 데뷔…다채로운 8월 대전

이달 컴백으로 큰 관심을 받는 그룹 중 하나는 스트레이 키즈입니다.

스트레이 키즈는 7일 미니 10집 '디스 앤드 댓(THIS & THAT)'을 발매했습니다. 스키즈 잇 테이프 '두 잇'(SKZ IT TAPE 'DO IT') 이후 약 9개월 만에 선보이는 앨범으로, 전작으로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 역사상 최초 8개 앨범 연속 1위를 기록하는 등 괄목할 성과를 낸 만큼 이번 신보에도 국내외 관심이 뜨거운 상황이죠.

데뷔 20주년을 맞은 빅뱅도 '컴백 대전'에 가세합니다. 빅뱅은 21일부터 23일까지 사흘간 경기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월드투어 '빅뱅 2026-2027 월드투어 [XX : 코스모스](BIGBANG 2026-2027 WORLD TOUR [ XX : COSMOS ])'의 막을 올리는데요. 북미, 유럽, 오세아니아, 아시아 등 전 세계 19개 도시에서 총 33회에 걸친 대장정을 펼치며 향후 추가 개최 지역도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입니다.

이에 앞서 데뷔 20주년 기념일인 19일엔 새 싱글 '빅(BiiiG)'을 발표하면서 열기를 끌어올립니다. 2022년 4월 선보인 디지털 싱글 '봄여름가을겨울 (Still Life)' 이후 약 4년 4개월 만의 '완전체' 신곡이라 남다른 기대가 쏠립니다.

21일에는 엔하이픈이 미니 8집 '더 신 : 블리스(THE SIN : BLISS)'를 발표합니다. 전작 '더 신 : 배니시(THE SIN : VANISH)'에서 금기를 깨고 도망친 연인들의 이야기를 이어가는 앨범으로, 함께하는 것 자체를 '축복'으로 받아들이는 서사를 담아 눈길을 끄는데요.

컴백 대전에는 NCT 127도 참여합니다. 올해 데뷔 10주년을 맞은 NCT 127은 24일 정규 7집 '블링이(BLINGY)'를 발표, 2024년 정규 6집 '워크(WALK)' 이후 약 2년 만에 컴백합니다. 군 복무 중인 도영과 정우를 제외한 쟈니, 태용, 유타, 재현, 해찬 5명이 활동에 참여합니다. 총 9곡이 담긴 이번 앨범에는 지난 10년의 여정을 돌아보는 동시에 앞으로도 자신들만의 길을 이어가겠다는 메시지가 담겼습니다. 이에 앞서 지난달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와 재계약 소식을 전하며 팬들의 함성을 드높였죠.

여기에 비교적 어린 연차의 그룹들도 빈틈을 채웁니다. 지난해 데뷔한 키키(KiiiKiii)는 1월 미니 2집 '델룰루 팩(Delulu Pack)' 이후 약 7개월 만인 오늘(10일) 미니 3집 '와이키키(WhyKiiiKiii)'를 발매하고요. 1월 데뷔한 알파드라이브원(ALPHA DRIVE ONE)은 24일 미니 2집 '언브레이커블 : 소년비스트(UNBREAKABLE : 少年BEAST)'로 컴백합니다.

새롭게 출사표를 던지는 얼굴들도 있습니다. 이닛엔터테인먼트가 선보이는 신인 걸그룹 아워벌스데이(OURBIRTHDAY)는 지난달 프리 데뷔곡 '헝그리(HUNGRY)'를 선보인 데 이어 19일 정식 데뷔에 나서고요. 하이브 신인 걸그룹 튜이드(TUIDE)는 24일 미니 1집 '튠 & 플레이(TUNE & PLAY)'를 발매하고 눈도장을 찍을 예정입니다.

굳건한 2세대 간판 그룹부터 이른바 5세대, 이제 막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신인까지 각자의 자리에서 동시에 활동하는 모습이 두드러지는 8월입니다.

▲그룹 NCT 127.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그룹 NCT 127.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7년 지나도 끄떡없다…따로 또 같이, 더 오래가는 그룹들

이처럼 여러 세대가 동시에 가요계를 누비는 풍경이 가능해진 데에는 기존 그룹의 활동 기간이 길어진 영향이 큽니다. 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은 빅뱅과 10주년을 맞은 NCT 127이 신인들과 나란히 신보를 내놓는 모습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데요. 새로운 세대가 기존 세대를 대체하는 단선적인 세대교체에서 벗어나 여러 세대가 동시에 영향력을 유지하는 구조가 두드러지죠.

과거에는 데뷔 7년 전후가 아이돌 그룹의 중요한 분기점으로 통했습니다. 이른바 '마의 7년'이라고 하죠. 공정거래위원회가 2009년 연예인 전속계약 기간을 원칙적으로 7년을 넘지 않도록 한 표준전속계약서를 마련하면서 많은 그룹의 재계약 시점도 데뷔 7년 차에 찾아왔는데요. 이 과정에서 멤버들이 각자의 길을 택하거나 완전체 활동이 사실상 중단되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7년'은 그룹의 수명을 가르는 상징적인 숫자로 자리 잡았습니다.

최근에는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7년을 넘겨 활동하는 그룹이 더는 이례적인 사례가 아닙니다. 당장 NCT 127뿐 아니라 방탄소년단(BTS), 세븐틴(SEVENTEEN) 등 3세대를 대표하는 그룹들이 10년 안팎의 연차에도 여전히 K팝 시장의 간판 그룹으로 꼽힙니다. 지난해에는 2세대 그룹 슈퍼주니어가 데뷔 20주년을 맞아 정규앨범과 월드투어를 선보이기도 했죠.

그룹을 유지하는 방식 자체가 유연해진 것도 변화 중 하나입니다. 재계약과 함께 모든 멤버가 한 소속사에 남아야 완전체 활동을 이어갈 수 있다는 인식이 강했던 과거와 달리 소속사가 달라져도 그룹 활동을 유지하는 사례가 늘었습니다. 개인 활동과 팀 활동 역시 양자택일의 관계에서 벗어나고 있는데요. 솔로 앨범과 연기, 예능 등으로 각자의 활동 영역을 넓히면서 특정 시점에는 다시 완전체로 뭉치는 방식이 자연스러워진 거죠.

보이그룹의 경우 군 복무로 인한 공백에 대응하는 방식도 달라졌습니다. 멤버들의 입대 시기를 조율하고 솔로와 유닛 활동을 병행하며 그룹의 이름과 팬덤을 유지하는 전략이 자리 잡았는데요. 완전체 활동이 없는 기간에도 팬들과 접점을 이어가며 장기간 공백에 적극 대응할 수 있게 된 겁니다.

기존 그룹의 활동 기간은 물론 전성기 역시 길어지면서 '세대 구분' 자체가 이전만큼 유효한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기도 합니다. 특히 '5세대'는 4세대 그룹들이 여전히 전성기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등장한 만큼 뚜렷한 산업적 변화에 따른 구분이라기보다 신인 그룹을 차별화하기 위한 마케팅 성격이 강하다는 시각도 있는데요. 세대를 가르는 공식적인 기준이 없는 데다 활동 주기까지 길어지면서 그 경계 역시 한층 모호해지는 모습이죠.

▲그룹 에이티즈. (사진제공=KQ엔터테인먼트)
▲그룹 에이티즈. (사진제공=KQ엔터테인먼트)

음반·음원만 보던 시대 끝…각자 무대 넓혔다

여러 세대가 동시에 영향력을 이어갈 수 있는 또 다른 배경은 K팝 시장의 외연 확대입니다. 여러 그룹이 하나의 국내 차트에서 한정된 자리를 놓고 경쟁하기보다 각자가 강점을 가진 영역에서 성과를 내고 영향력을 이어갈 수 있게 된 겁니다.

과거 아이돌의 인기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는 국내 음원과 음반 차트, 음악방송 성적 등이었습니다. 신곡 발매를 전후로 이들 지표에서 거둔 성과가 그룹의 대중성과 팬덤 규모, 시장 내 영향력을 가늠하는 주요 척도로 활용됐죠.

현재는 사뭇 다른 풍경이 펼쳐집니다. 국내 음원 차트에서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는 그룹이 있는가 하면 해외 음반 판매와 스트리밍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그룹도 있습니다. 대규모 월드투어를 통해 막강한 티켓 파워를 증명하는 사례도 이어지고요. 음반과 음원, 스트리밍, 공연 등 K팝 그룹이 성과를 낼 수 있는 영역이 다양해진 모습이죠.

특히 글로벌 시장의 확대는 이러한 변화에 힘을 보탰습니다. 4월 스포티파이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외 지역에서 발생한 K팝 스트리밍은 610억 회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2008년 스포티파이에서 579번째 장르에 머물렀던 K팝은 올해 톱50 장르로 올라섰다는 설명입니다. 스포티파이는 K팝을 두고 "스포티파이 역사상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장르"라고 일컫기도 했죠. 음악 소비의 국경이 옅어지면서 K팝 그룹들이 국내 활동이나 차트 성적에만 의존하지 않고 세계 각지의 팬덤을 기반으로 영향력을 이어갈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습니다.

월드투어 역시 빼놓을 수 없습니다. 최근 K팝 그룹들은 새 앨범을 발표한 뒤 북미와 유럽, 일본, 동남아시아 등으로 무대를 넓혀 수개월에서 1년 이상 투어를 이어갑니다. 국내 활동이 끝난 뒤에도 세계 각지의 팬들과 지속적으로 접점을 만들면서 그룹의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된 거죠.

이달 가요계에서도 이러한 변화는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빅뱅은 4년여 만의 팀 신곡 발표와 함께 전 세계 19개 도시를 도는 월드투어에 돌입하고, NCT 127 역시 데뷔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탄탄한 팬덤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스트레이 키즈는 글로벌 음반과 공연 시장에서 굳건한 입지를 자랑하는가 하면, 동시에 5세대 그룹들은 새로운 팬덤을 확보하며 자신들의 영역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세대의 부상이 기존 세대의 입지 축소로 직결되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서로 다른 세대가 각자의 영역을 확보하며 공존하는 시장 구조가 두드러집니다.

각기 다른 세대의 그룹들이 저마다의 영역에서 존재감을 이어가는 시대. 한 세대가 물러나고 다음 세대가 그 자리를 차지하는 '세대교체'보다 여러 세대가 함께 시장을 구성하는 '세대 공존'이 지금의 K팝에 더 가까운 풍경인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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