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1차적 덕목 ‘인문학적 성찰’
‘業의 본질’ 꿰뚫어야 독보적 경쟁력

요즘 세계 일류대학의 철학과 인기가 치솟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왜일까? AI 시대를 맞아 기업들이 앞다투어 최신 AI 모델을 도입하고, 알고리즘과 데이터에 기반한 자동화로 효율성의 극대화를 외치고 있지만 핵심 성공 요인은 다른 곳에 있기 때문이다.
‘AI 기술력’이 곧 기업의 성패를 가를 유일한 기준인 것처럼 이야기하는 사람은 핵심을 놓친 것이다. 기술의 발전 속도가 인간의 적응력을 초월하는 현실에서, 우리가 진정 주목해야 할 것은 눈부신 기술 그 자체만이 아니다. 첨단 기술이 보편화되고 누구나 쉽게 AI를 도구로 활용하게 될수록, 역설적이게도 인간 고유의 가치와 업(業)의 본질을 묻는 근원적 질문이 생존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바로 이런 맥락에서 오늘날 비즈니스 생태계는 ‘X경영’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으며, 그 근저에는 기술적 알고리즘을 뛰어넘는 확고한 ‘철학경영’이 필수적인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X경영’은 두 가지 층위의 핵심적 의미를 지닌다.
첫째는 ‘경험(eXperience)’ 중심의 경영이다. AI가 제품 성능을 높이고 서비스 속도를 단축할 수는 있지만, 고객이 브랜드와 교감하며 느끼는 깊은 정서적 만족과 총체적 경험까지 대체할 수는 없다. 고객 경험(CX)과 직원 경험(EX)을 통합하여 인간만이 느낄 수 있는 고유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X경영의 첫 번째 기둥이다.
둘째는 ‘미지수(X)’와 ‘융합(Cross)’을 향한 무한한 확장성이다. AI가 제시하는 정답은 어디까지나 과거 데이터가 축적된 결과물일 뿐이다. 정해진 틀을 깨고 아직 정의되지 않은 미지의 영역을 탐구하며, 서로 다른 산업과 아이디어를 교차시켜 혁신을 이끌어내는 힘은 오직 인간의 상상력과 직관에서 비롯된다.
문제는 진정한 X경영을 실현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에 있다. 많은 경영자가 AI를 ‘어떻게(How)’ 효율적으로 쓸 것인가에만 매몰되어 있지만, 기술은 수단에 불과하다. AI가 방대한 데이터를 순식간에 처리해도 “우리는 왜 이 비즈니스를 하는가?”, “우리 기업이 제공해야 할 진정한 가치는 무엇인가?”라는 근원적 질문(Why)에는 스스로 답하지 못한다.
목적지가 상실된 효율성은 결국 방향을 잃고 표류하기 마련이다. 기술의 고도화가 기업을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 기술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흔들림 없는 ‘철학’이 기업의 영속성을 결정짓는 것이다.
따라서 AI 시대 리더에게 가장 절실히 요구되는 역량은 인문학적 성찰이다. 철학은 불확실한 세상에서 트렌드에 휩쓸리지 않고 업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힘을 준다. 기업의 존재 이유를 명확히 정립하는 과정이 곧 철학적 실천이다.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할 때 속도만큼 중요한 것은 돌발 상황의 윤리적 판단 기준이며, 이는 온전히 철학의 영역이다. 맞춤형 알고리즘을 설계할 때 단기 수익을 좇을지, 사용자의 건강을 고려할지 선택하는 것도 결국 경영자의 결단이다.
AI 시대는 뛰어난 알고리즘의 싸움이 아니라, ‘깊이 있는 철학’으로 AI를 통제하느냐의 경쟁으로 진화했다. 기술은 누구나 구독할 수 있는 보편적 인프라가 되지만, 고유의 철학은 복제할 수 없는 독보적 경쟁력이다.
기계가 흉내낼 수 없는 인간다움을 극대화하고, 기술 진보를 올바른 궤도에 올리는 굳건한 가치관을 세우는 일. 이것이 바로 기술보다 철학이 먼저 앞서야 하는 이유다. 이것이 불확실성의 파도를 넘어 미래를 주도할 진정한 X경영의 완성이다. 통찰력 있는 철학만이 AI 시대를 돌파할 유일한 나침반이다. AI시대 경영자는 스스로 물어야 한다. “나는 철학자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