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55개국, FIFA 대회 보이콧 선언…월드컵 상업화 정면충돌

입력 2026-07-31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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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축구연맹(UEFA) 로고. (출처=UEFA 홈페이지)
▲유럽축구연맹(UEFA) 로고. (출처=UEFA 홈페이지)
유럽축구연맹(UEFA)과 55개 회원협회가 국제축구연맹(FIFA)의 월드컵 지분 매각 구상이 철회되지 않으면 FIFA 주관 대회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세계 축구의 핵심 세력인 유럽이 단일대오로 맞서면서 FIFA와 UEFA의 갈등이 전면전으로 번졌다.

UEFA는 30일(현지시간) 55개 회원협회가 참여한 긴급회의를 연 뒤 공식 성명을 통해 “월드컵과 다른 FIFA 대회의 소유권 일부를 민간 투자자에게 이전하려는 제안을 만장일치로 명백하게 거부한다”고 밝혔다. 회의에서 보이콧 방침은 55대 0으로 가결된 것으로 전해졌다.

UEFA는 “월드컵은 투자상품처럼 취급될 수 없다”며 “월드컵은 판매 대상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FIFA가 축구계를 이끌어가는 주체들과 충분히 협의하지 않은 채 중대한 계획을 추진했다며 “세계 축구 관리자로서 의무를 저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UEFA는 FIFA가 해당 구상을 완전히 폐기하고 대회 운영과 지배구조를 민간 소유에 개방하지 않겠다는 법적 구속력 있는 보장을 내놓을 때까지 유럽 국가대표팀들이 FIFA 대회에 출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계획이 유지되면 남녀 월드컵뿐 아니라 연령별 월드컵 등 모든 FIFA 주관 국가대항전이 보이콧 대상이 된다.

논란은 FIFA가 발표한 ‘FIFA 포워드 엔터프라이즈(FFE)’ 설립 구상에서 시작됐다. FIFA는 중계권과 후원, 입장권, 라이선스 등 상업권과 대회 운영 업무를 하나의 자회사로 통합한 뒤 민간 투자자에게 비지배 소수 지분을 매각할 계획이다.

FFE의 최초 기업가치는 200억 달러(약 28조8000억 원)로 평가됐다. FIFA는 지분 매각을 통해 최대 42억 달러(약 6조 원)를 조달하고 전체 축구 개발 지원금을 100억 달러(약 14조4000억 원)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각 회원협회에는 특별사업 자금과 2027∼2030년 지원금을 합해 최대 4000만 달러(약 575억 원)가 제시됐다.

FIFA는 민간 투자자가 FFE의 비지배 지분만 보유하며 대회 방식과 국제 경기 일정, 축구 규정 등에는 관여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FIFA가 이사회 과반을 유지하고 상업화를 통해 확보한 수익도 세계 축구 발전에 재투자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UEFA는 외부 투자자가 지분을 확보하는 순간 수익률이 대회 운영의 주요 기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제 경기 일정과 대회 방식이 선수·구단·팬보다 투자자의 이익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유럽의 보이콧이 현실화하면 2027년 브라질 여자 월드컵부터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모로코와 함께 2030년 남자 월드컵 공동 개최국이어서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대회 개최 체계에도 상당한 혼란이 불가피하다.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도 절차와 투명성이 부족하다며 FIFA의 제안을 거부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고 비판하며 6개 대륙 연맹의 지지를 얻지 못한 구상은 성공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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