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블록]크립토카드에 112억 달러 유입…실제 사용도 80억 달러↑

입력 2026-07-30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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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립토카드 누적 자금 유입 112억 달러·실사용액 80억 달러 돌파
충전액·사용액 격차에는 집계 기준·소비 패턴·디파이 카드 구조 복합 작용
비자·마스터카드 인프라 확대에도 급여·자동이체 가능한 ‘주계좌’ 전환은 과제

▲포필러스의 ‘Payment Dashboard’에 따르면 크립토카드 누적 결제액은 112억7000만달러, 누적 거래 건수는 2660만건, 이용 주소는 180만개를 기록했다. (출처=포필러스 리서치·페이먼트스캔)
▲포필러스의 ‘Payment Dashboard’에 따르면 크립토카드 누적 결제액은 112억7000만달러, 누적 거래 건수는 2660만건, 이용 주소는 180만개를 기록했다. (출처=포필러스 리서치·페이먼트스캔)

가상자산이 단순 투자자산을 넘어 실생활 결제 수단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온체인 결제 데이터에서 크립토카드 사용량이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비자와 마스터카드 등 기존 결제사업자들도 스테이블코인을 카드 결제·정산망에 연결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크립토카드 자금 유입 112억 달러…시장 규모 빠르게 확대

포필러스가 운영하는 ‘Payment Dashboard’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크립토카드 누적 자금 유입(Top-Ups) 규모는 112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누적 거래 건수는 2662만 건, 이용 주소는 약 180만 개로 집계됐으며 활성 프로젝트는 23개였다. 월간 자금 유입 규모는 전월 대비 6.43% 증가했다.

실제 사용액도 80억 달러…충전액과의 격차는 왜?

자금 유입 확대는 실제 카드 사용 증가로도 이어지고 있다. 온체인 결제 분석 플랫폼 페이먼트스캔(Paymentscan)의 ‘Spends’ 기준 집계에 따르면 크립토카드 누적 사용액은 80억5300만 달러, 누적 거래 건수는 1억2827만 건으로 나타났다. 월간 사용액은 2023년 말 수백만 달러 수준에서 꾸준히 증가해 최근에는 6억 달러를 넘어섰다. 레닷페이(RedotPay)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이더파이(EtherFi), 카스트(KAST), 플라즈마원(Plasma One) 등이 뒤를 이었다.

▲페이먼트스캔에 집계된 크립토 결제카드 월별 사용액 추이. 화면 기준 누적 결제액은 80억5300만달러, 누적 거래 건수는 1억2827만건으로 나타났다. (출처=페이먼트스캔)
▲페이먼트스캔에 집계된 크립토 결제카드 월별 사용액 추이. 화면 기준 누적 결제액은 80억5300만달러, 누적 거래 건수는 1억2827만건으로 나타났다. (출처=페이먼트스캔)

다만 누적 충전액과 사용액 사이의 약 32억 달러 격차를 모두 미사용 잔액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김정호 타이거리서치 연구원은 “카드마다 충전액과 사용액을 집계하는 방식이 다르고, 환불∙출금과 이용자의 소비 패턴, 디파이 카드의 상품 구조도 함께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카드는 충전액은 온체인에서 확인하지만, 사용액은 사업자가 별도로 집계하는 방식이며, 이용자들이 필요할 때마다 소액을 충전해 사용하는 특성과 예치 자산으로 스테이킹 수익을 얻는 디파이 카드 구조도 반영된다”며 “충전액과 사용액의 차이를 단순히 방치된 자금으로 해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집계 방식과 상품 구조에 따른 차이는 있지만, 크립토카드의 실제 사용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는 흐름은 뚜렷하다. 바이낸스리서치가 지난 6월 8일 발간한 ‘월간 시장 인사이트 2026년 6월호(Monthly Market Insights – June 2026)’에 따르면 5월 크립토카드 결제액은 7억4700만 달러를 넘어섰다. 연초 대비 증가율은 48.6%로, 같은 기간 전체 스테이블코인 공급량 증가율인 3.2%를 크게 웃돌았다.

바이낸스리서치는 보고서에서 크립토카드 결제가 단순히 스테이블코인 보유량이 많은 네트워크에 집중되는 것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실제 이더리움은 전체 스테이블코인 공급량의 53%를 차지했지만, 카드 결제액 비중은 12%에 그쳤다. 반면 결제 처리 속도와 수수료 측면에서 강점을 가진 BNB체인과 솔라나 등에서는 카드 사용이 상대적으로 활발하게 나타났다.

이는 크립토카드가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 가격 변동성이 큰 자산을 직접 소비하는 수단이라기보다 USDT와 USDC 등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을 기존 카드망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는 의미다.

비자·마스터카드도 스테이블코인 결제 인프라 경쟁

글로벌 카드사들도 스테이블코인을 기존 결제 인프라에 직접 연결하는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비자는 지난 7월 16일 보도자료 ‘Visa Introduces Platform for Stablecoin Minting, Movement and Management’를 통해 ‘비자 스테이블코인 플랫폼(VSP)’을 공개했다. VSP는 금융기관과 핀테크, 가상자산 사업자가 비자가 관리하는 단일 환경에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고 보관·전송·상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업용 플랫폼이다.

비자는 우선 오픈스탠다드(Open Standard)가 발행한 스테이블코인 오픈USD(OUSD)를 지원한다. 이용 기관은 VSP를 통해 OUSD를 발행하거나 소각할 수 있으며, 비자가 제공하는 지갑 서비스형 인프라와 기존 결제·재무·정산 시스템도 함께 이용할 수 있다.

비자의 전략은 단순히 크립토카드를 추가로 발급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스테이블코인의 발행과 지갑 관리, 결제 흐름, 정산을 하나의 인프라 안에 묶어 금융기관이 직접 스테이블코인 기반 상품을 출시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마스터카드도 스테이블코인을 카드 결제와 가맹점 정산에 연결하는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USDC, PYUSD, RLUSD 등 여러 스테이블코인을 결제 과정에서 법정화폐로 전환하거나 카드 발급사와 가맹점 간 정산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크립토 기업들도 거래와 보관을 넘어 실제 소비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레닷페이와 카스트, 이더파이, 메타마스크, 비트겟월렛, 세이프팔 등 지갑·거래·디파이 사업자들은 비자나 마스터카드 결제망을 활용한 크립토카드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 서비스는 이용자가 보유한 스테이블코인을 결제 시점에 법정화폐로 전환하거나 카드 발급사가 이용자의 온체인 잔액을 바탕으로 카드 대금을 정산하는 구조를 사용한다. 가맹점 입장에서는 별도의 블록체인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고도 기존 카드망을 통해 결제를 받을 수 있다.

“아직은 결제 인프라…주계좌 역할은 과제”

다만 크립토카드가 아직 은행계좌를 대체하는 완전한 금융 인프라로 자리 잡은 것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타이거리서치가 지난 6월 30일 발간한 ‘Still 1990: Crypto Cards: $1.5 Billion a Month, but Not Yet Infrastructure’ 보고서에 따르면 크립토카드 월간 결제액은 2023년 초 약 1억 달러에서 2025년 말 15억 달러 수준으로 늘었다. 이를 연환산하면 약 180억 달러 규모다. 해당 수치는 타이거리서치가 아르테미스(Artemis)의 결제 데이터를 인용해 산출한 것이다.

타이거리서치는 결제액 증가만으로 크립토카드가 일상 금융 인프라로 정착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현재 대부분의 크립토 지갑은 급여 입금이나 공과금·구독료 자동이체 등 주거래계좌가 제공하는 기능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안광호 타이거리서치 연구원은 “비자의 VSP와 마스터카드의 스테이블코인 결제망 확대는 백엔드 정산 인프라를 구축한 중요한 진전”이라면서도 “소비자가 기존 은행을 떠나 스테이블코인을 주계좌로 사용하기 시작했는지를 평가하는 기준과는 다른 층위”라고 말했다.

이어 “급여 입금과 공과금, 고정비 자동이체 등 실질적인 리테일 금융 자금이 해당 인프라 위에서 움직이기 시작할 때 비로소 크립토카드의 인프라 성숙도를 다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한계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크립토카드 시장의 경쟁이 단순한 카드 발급 확대를 넘어, 이용자가 스테이블코인을 받고 보관하고 소비하는 전체 자금 흐름을 누가 확보하느냐의 경쟁으로 옮겨갈 것으로 보고 있다.

비자와 마스터카드는 글로벌 가맹점망을 기반으로 결제·정산 인프라를 넓히고 있으며, 가상자산 기업들도 지갑과 거래소 잔액을 실생활 소비로 연결하는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아직 주계좌 역할을 대체하는 단계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크립토 시장의 경쟁 영역이 거래와 투자에서 결제와 소비로 확장되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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