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 10명 중 7명은 B·C형간염이 원인…2030년 퇴치 속도 낸다

입력 2026-07-28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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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C형간염 국가검진·B형간염 치료 확대 ‘투트랙’…조기 발견부터 완치까지 관리 강화

▲이형민 질병관리청 과장이 세계간염의 날 행사에서 발표하고 있다. (노상우 기자 nswreal@)
▲이형민 질병관리청 과장이 세계간염의 날 행사에서 발표하고 있다. (노상우 기자 nswreal@)

정부가 간암의 주요 원인인 B형·C형 바이러스간염 퇴치에 속도를 낸다. 2030년 세계보건기구(WHO)의 바이러스간염 퇴치 목표 달성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질병관리청과 대한간학회는 2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오늘의 간염, 내일의 간암’을 주제로 ‘2026 세계 간염의 날’ 기념행사를 열고 이러한 목표를 제시했다.

WHO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B형·C형간염 감염자는 약 2억8000만 명에 달하며 매년 180만 명의 신규 환자와 130만 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다. 국내에서도 간암은 암 사망 원인 2위이며 발생하는 간암의 70% 이상이 B형·C형간염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형민 질병관리청 감염병관리과장은 “B형간염은 예방접종으로 관리할 수 있고, C형간염은 백신은 없지만 치료 성공률이 98~99%에 달하는 만큼 조기 발견과 적기 치료를 통해 충분히 퇴치를 목표로 할 수 있는 질환”이라며 “예방부터 검진, 치료, 완치 확인까지 이어지는 관리체계를 구축해 2030년 WHO 바이러스간염 퇴치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정부는 C형간염 퇴치를 위해 지난해부터 56세를 대상으로 국가건강검진에 항체검사를 도입했다. C형간염은 감염 초기 대부분 증상이 없어 환자 스스로 감염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지만, 8~12주간 경구용 직접작용항바이러스제(DAA)를 복용하면 완치율이 98~99%에 이른다.

질병청에 따르면 지난해 53만7726명이 검진을 받았고 이 가운데 4360명이 항체 양성으로 확인됐다. 신규 환자는 1116명이었으며 56세 신규 신고 환자는 329명으로 다른 연령대보다 크게 늘었다. 특히 이 연령대 신규 환자의 57.6%는 국가건강검진을 통해 처음 감염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치료 연계는 여전히 풀어야할 과제다. 항체 양성자 가운데 확진검사(HCV RNA)를 받은 비율은 44.9%(1957명)에 그쳤고, 실제 치료를 시작한 환자는 201명으로 전체 항체 양성자의 18% 수준이었다. 확진검사를 받은 환자의 절반 이상이 실제 감염자로 확인됐지만 상당수는 치료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이에 질병청은 올해 5월부터 확진 환자를 대상으로 16주 시점에 치료 여부를 확인하는 전국 단위 추적 조사를 시작했다.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는 원인을 파악해 치료 가능한 의료기관으로 연계하고 지역 의료기관 참여를 확대해 환자가 가까운 곳에서 치료받을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앞으로는 56세에 한정된 국가검진 대상 확대도 검토할 방침이다.

이혜원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최근 개정된 B형간염 진료지침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기존에는 바이러스 수치가 높더라도 간 수치가 정상이라는 이유로 치료를 미루는 환자가 많았다”며 “하지만 정상 간 수치 환자의 약 37%에서도 의미 있는 간 손상이 확인됐고, 중등도 바이러스 혈증 환자는 간암 발생 위험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개정된 지침은 기존 간 수치(ALT) 중심의 판단에서 나아가 B형간염 DNA 수치를 치료 개시 판단의 핵심 지표로 반영했다. 중등도 바이러스 혈증 환자는 간 수치와 관계없이 치료를 권고하고 고바이러스 혈증 환자도 30세 이상이거나 간 수치 상승, 간섬유화 등 위험인자가 있으면 조기에 치료하도록 권고했다. 이를 통해 간경변증과 간암으로 진행하는 환자를 줄이고 궁극적으로 간암 사망을 낮추는 것이 목표다.

이 교수는 “과학적 근거에 맞춰 진료지침은 개정됐지만 실제 환자가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건강보험 급여기준도 함께 개선될 필요가 있다”며 “조기 치료를 확대하면 간암 예방은 물론 의료비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임영석 대한간학회 이사장은 “간염은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질환인 만큼 국가건강검진과 진료지침에 기반한 조기 진단·치료를 위해 학회도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우리나라 간염 퇴치와 간암 예방에 지속해서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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