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터지면 참혹한 결과는 불보듯
韓 일방적 국방약화 흐름 불안키워

우리는 왜 그토록 많은 사람이 죽고 파괴가 일어나는 행위인 전쟁을 벌이는 것일까? 싸움은 인간 본성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후대에 생겨난 문화적 산물일까? 인류는 예로부터 늘 싸움을 벌여왔던 것일까? 아니면 농경과 국가 나아가 문명의 출현과 더불어 비로소 시작된 것일까? 오늘날 전쟁은 줄어들고 있는 것일까?
전쟁을 생각하기 시작하면 그 어떤 주제 못지않게 많은 의문이 꼬리를 물고 일어난다. 그러나 답을 발견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역설적인 것은 문명의 이기가 발전하면 할수록 무슨 이유에서 발발하건 전쟁의 규모는 더욱 증가해 왔다는 사실이다. 기원전 216년 여름 한니발이 로마군과 맞서 싸운 칸네 전투(Battle of Cannae)에서 로마군 사망자 수 5만 명 정도에 놀라는 사람들이 없지 않은데 지난 세기 발발한 두 번의 세계대전에 비하면 조족지혈이라 할 수밖에 없다. 추정에 따르면 제2차 세계대전 동안 물적 파괴는 차치하고라도 상상을 초월하는 인명 피해가 있었다.
가장 많은 인명 피해를 본 나라는 구소련이었다. 구소련의 경우 사망 혹은 행방불명된 군인이 약 1100만 명, 민간인 사상자가 약 670만 명으로 추정된다. 중국의 경우에는 각각 약 140만 명, 800만 명이고, 영국의 경우 각각 약 30만5800명, 14만6800명이었다.
미국의 경우에는 군인 사망 혹은 실종자만 약 40만5400명이었다. 본토에서 전쟁이 일어난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민간인 사상자가 많지 않았다.
주축국의 인명 피해도 결단코 작지 않았다. 독일의 사망 혹은 행방불명된 군인 325만 명, 민간인 사상자 235만 명이었으며, 일본의 경우에는 각각 174만 명, 66만8400명, 이탈리아의 경우 각각 22만6900명, 6만 명이었다. 우리가 몸소 겪은 6·25전쟁은 어떠하였는가? 약간은 우둔한 짓이지만 제한된 지면에 굳이 숫자를 늘어 쓴 이유는 현대 전쟁의 참상이 무엇인지를 보이기 위해서다.
그렇다면 다시 한번 들여다 보자. 전쟁은 왜 일어나는가? 고대의 전쟁은 식량과 유전자(DNA) 때문이라고 한다.
굶어 죽지 않기 위해서 누군가로부터 뺏어서라도 생존하고자 하는 동기는 그 바탕의 윤리를 떠나 쉽게 이해가 간다. 유전자, 유식한 표현이지만 자식을 퍼뜨리기 위해서 여성 곧 성적 대상을 확보하기 위해 전쟁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전쟁의 이유에 현대에는 안보, 체면과 자존심이 추가되었다.
흥미로운 사실은 동기가 무엇인가에 관계없이 전쟁을 촉발하는 방아쇠(trigger) 역할을 하는 것은 90% 이상 상대방이 쉬워 보인다는 것이다. 세계대전을 일으킨 독일의 히틀러, 일본의 도조 히데키, 북한의 김일성, 우크라이나 전쟁의 푸틴, 이란 전쟁의 트럼프 등 모두 오래지 않아 쉽게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전쟁이 쉽게 종결된 경우는 많지 않다. 군사적으로 쉽게 보이는 것이 전쟁의 방아쇠인 셈이다.
전쟁에는 상대방이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여야만 한다. 상대방도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책을 마련하기 때문에 전쟁을 시작한 자들의 생각이 허구임이 대부분 드러난다. 그러나 그와 같은 결과가 실현되는 과정에서 무수한 인명과 재산 파괴를 피할 수 없다.
그렇다면 이 나라는 지금 전쟁의 방아쇠를 굳게 잠그고 있는가? 작금의 정치를 보면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국방에 대한 태도가 바뀌는 것을 보면 참으로 불안하다.
지금 이 나라의 국방장관은 방위병 출신에 그것도 주어진 복무기간을 정상적으로 마치지 않은 인사라고 한다. 방위병은 절대로 폄하되어서는 안 되는 복무 방식 가운데 하나이다.
문제는 그가 대한민국 국군에 ‘힘의 공백’을 유발하는 태도를 보인다는 점이다. 그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 예를 들어 전시작전통제권 회복,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 및 이전, 방첩·정보기관 개편을 과연 충분한 토의를 거쳐 시행하고 있는가를 묻고 싶다. 무슨 미리 짜인 잘못된 각본에 따른다는 느낌마저 든다. 국군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이런 인사를 국방장관에 임명한 대통령의 의도를 묻지 않을 수 없는 이유이다. 전쟁은 쉬어 보일 때 일어난다. 지금 대한민국이 그렇게 강한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