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B증권은 24일 마이크론과 앤트로픽의 인공지능(AI) 인프라 협약이 AI 밸류체인 내 자금 순환의 첫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반도체 기업에 집중됐던 현금이 AI 서비스와 소프트웨어 영역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이날 DB증권 '연장전(feat. 마이크론과 앤트로픽 협약)' 자료에 따르면 AI 밸류체인 내 매출과 이익은 전반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실제 현금 축적은 엔비디아를 비롯한 소수 반도체 기업에 집중되고 있다. 다수 기업이 매출 성장에도 설비투자(CapEx)와 자금 조달 부담으로 현금을 축적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DB증권은 AI 인프라 투자 과정에서 창출된 자금이 밸류체인 전반으로 재분배되지 못하고 반도체 기업에 머물러 있다고 진단했다. 엔비디아의 경우 영업활동현금흐름 대부분을 투자와 자사주 매입에 사용하고 있으며, AI 시스템 구축에 참여하는 다른 기업들은 오히려 현금 유출 압박을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AI 밸류체인 내에서 현금 축적이 가능한 기업은 엔비디아와 일부 반도체 업체에 국한된다고 평가했다. 반도체를 제외한 기업들의 경우 2021년 이후 누적 기준으로 1조달러 이상 현금이 감소한 것으로 추산했다.
DB증권은 최근 발표된 마이크론과 앤트로픽의 협약에 주목했다. 양사는 AI 인프라 공동 설계와 최적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마이크론은 앤트로픽의 시리즈 F 투자 라운드에도 참여했다. 보고서는 이를 반도체 부문에 축적된 현금이 밸류체인 내 다른 영역으로 이동하는 첫 사례로 평가했다.
이번 협약은 단순한 전략적 제휴를 넘어 AI 투자 생태계 변화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반도체 기업이 사실상 독점했던 현금 흐름이 AI 서비스 기업으로 이동하기 시작하면 밸류체인 전반의 투자 여건도 개선될 수 있기 때문이다.
DB증권은 향후 이 같은 자금 재순환 구조가 다른 반도체 기업들로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했다. 특히 미국 반도체 업체를 넘어 한국 반도체 기업들까지 연결되는지 여부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진경 DB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론과 앤트로픽 협약은 반도체 부문에 축적된 현금이 밸류체인 내부로 재순환되는 첫 번째 경로를 형성했다"며 "향후 이러한 자금 흐름이 확대될 경우 AI 투자 사이클의 연장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