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 후] 미국선 ‘수주 총력전’인데…삼성바이오 노조, 쟁의행위로 발목 잡을 때인가

입력 2026-06-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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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전 세계 제약바이오 업계의 최대 행사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 2026(BIO USA 2026)’이 막을 올렸다. 글로벌 빅파마와 전 세계 주요 바이오 기업들이 한자리에 모여 파트너십 미팅과 수주 계약을 본격화하며 현장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 뜨겁다.

특히 올해는 차별화된 기술력과 생산 역량을 앞세운 한국 바이오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으며 선전하는 모습이다. 다수의 국내 기업이 대형 부스를 마련하고 글로벌 리더들과의 협력을 타진하는 가운데 K바이오의 주요 축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대규모 단독 부스를 운영하며 글로벌 고객사를 향한 마케팅에 나섰다.

그러나 글로벌 마케팅 총력전이 펼쳐지는 미국 현장과 달리 인천 송도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의 기류는 무겁다. 노동조합의 준법투쟁과 임단협 타결 지연으로 인한 노사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탓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임단협이 장기화하면서 업계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노조의 정당한 노동권과 처우 개선 요구는 존중받아야 마땅하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위탁개발생산(CDMO) 중인 바이오의약품의 특수성이 간과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대체재를 찾기 어려운 항암제 및 희귀질환 치료제 등 바이오의약품이 대부분이다. 24시간 중단 없는 연속 공정이 필수적인 생산 라인에서 미세한 조업 차질이나 일정 지연이 발생하면 단순한 계약 불이행을 넘어 글로벌 환자들의 치료제 공급망 차질로 직결된다. 즉, 생산 라인의 안정적인 가동은 환자의 생명권과 직결된 엄중한 의무다.

비즈니스 관점에서 K바이오 대표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기업경쟁력이 훼손될 것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현재 글로벌 바이오 시장은 미국의 생물보안법 추진에 따른 공급망 재편으로 국내 기업에 거대한 반사이익 기회가 열렸다. 그러나 이 기회를 선점하기 위한 해외 경쟁사들과의 수주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글로벌 CDMO 업계에서 고객사들이 가장 중요하게 평가하는 가치는 ‘공급 안정성(Supply Reliability)’이다. 바이오의약품 CDMO 계약은 통상 장기 파트너십을 전제로 논의된다. 글로벌 빅파마들은 생산시설 규모나 가격 경쟁력뿐 아니라 예상치 못한 변수에도 안정적으로 생산을 지속할 수 있는지를 면밀히 검토한다. 찾아온 기회를 쥐기 위해 총력을 다해야 하는 시점에 내부 노사 이슈에 따른 생산 리스크 우려가 길어지는 것은 대규모 장기 계약을 검토하는 글로벌 빅파마들의 의사결정에 치명적인 감점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다행히 노사는 지난주부터 다시 교섭을 시작하며 대화의 불씨를 살려뒀다. 이미 노조 내부에서는 기약 없는 준법투쟁에 따른 피로감이 커지고 있다. 회사 측 제시안에 대한 찬반 투표를 요구하는 조합원들의 목소리조차 집행부가 외면하면서 균열 조짐도 나타나는 분위기다. 이 과정에서 노조가 얻을 실익은 줄어들고, 회사의 경쟁력은 훼손되면서 상처는 모두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수주 경쟁이 본격화되는 현시점은 생산 현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할 중요한 시기다. 이번 BIO USA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흔들림 없는 대외 신뢰도를 증명하고 글로벌 시장의 리더로 도약하는 분수령이 되기 위해서는 노조의 전향적인 자세 변화가 시급하다. 노조는 ‘환자의 생명’과 ‘국가적 바이오 경쟁력 사수’란 대명제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무리한 쟁의 행위를 멈춰 신속한 타협점을 도출하는 데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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