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논단_조장옥 칼럼] AI와 인간, 그리고 경제학의 미래

입력 2026-06-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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國富 설명하며 체계화된 경제이론
합리적 선택행위도 AI로 대체될까
인간 몫으로 남은 것 ‘해석의 영역’

경제학을 사회과학의 꽃이라고 한다. 사회과학 가운데 처음 과학이라는 접미사가 붙은 학문이 아마도 경제학 아닌가 싶다. 경제학의 아버지라고 일컬어지는 애덤 스미스가 ‘국부론’을 쓴 것이 1776년이고 같은 해에 미국에서는 독립이 선포되었다. 애덤 스미스 이전에 전혀 경제이론이 존재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국부론이 출간된 해에 사망한 데이비드 흄(David Hume, 1711~1776)은 지금도 심심치 않게 인용되는 화폐수량설을 매우 설득력 있게 설파하였다. 그렇지만 체계 있게 경제 원리를 설명한 학자는 역시 스미스가 처음 아닌가 생각된다.

스미스를 포함하여 고전학파 경제학자들의 가장 중요한 관심사는 국부(國富)의 문제였다. 한 나라의 부유함의 정도가 무엇에 의하여 결정되는가는 경제 문제의 파악에서부터 해결까지의 핵심이다. 처음 국부의 문제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은 중상주의자들이었다. 이들은 국부를 나라가 보유한 귀금속의 수량으로 보았다. 따라서 귀금속의 유출을 막기 위해 보호무역부터 시작하여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다음으로 등장한 학자들이 농업 강국 프랑스의 중농주의자들이다. 이들은 농업을 국부의 원천으로 보았다. 농업 이외의 산출물은 농업 생산의 변형에 불과하므로 국부에 포함되어서는 안 된다고 본 것이다. 중농주의의 창시자로 불리는 프랑수아 케네(Francois Quesnay, 1694~1774)는 처음으로 국민소득의 흐름을 모형으로 만든 사람이다. 프랑스 여행에서 중농주의자들로부터 큰 영향을 받았으나 애덤 스미스는 그들과는 달리 국부의 원천을 노동이라고 보았다. 상품의 가치가 그것을 만들면서 투여된 노동량과 같다고 본 것이다.

노동가치설의 출발이다. 노동가치설은 생산함수의 개념을 체계화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투입되는 생산요소에 의해 산출량이 결정되는 원리를 설명한 첫 이론이었다. 국부론에서 스미스가 설파한 경제이론은 뒤에 수많은 경제학의 분야로 분화된다. 그리고 노동가치설은 마르크스(Karl Marx, 1818~1883)에 의해 사회주의의 핵심 이론으로 진화한다. 자본주의에서 투여되는 노동량만으로 상품의 가치가 결정되지 않는다는 것은 이제 삼척동자도 안다. 그러나 노동이 국가의 부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라는 사실은 불변의 진리일 것이다.

노동이 국부의 원천이라는 사실을 파악하는 것은 어려운 문제가 아닐지 모른다. 그러나 국부를 측정하는 것은 다른 문제이고 쉽지도 않다. 국부 곧 한 나라의 국민소득을 측정하는 방법이 연구되기 시작한 것은 대공황이 발생한 1930년대부터이고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지금과 같이 체계화되었다. 극심한 불황에 대비하고 전비를 마련하기 위하여 그 바탕이 되는 소득을 파악할 필요가 대두한 것이다. 대공황에 따라 국부를 측정하는 방법이 등장하였을 뿐 아니라 케인스(John Maynard Keynes, 1883~1946)에 의해 국가 경제를 하나의 단위로 분석하는 거시경제학이 탄생하기도 하였다.

경제학이 지금과 같은 모양을 갖춘 것은 20세기 후반부터이다. 1969년에는 첫 노벨경제학상이 수여되었다.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거의 모든 사회 현상이 경제학의 분석 대상이고 방법론은 이제 자기 분야가 아니면 전공한 사람도 이해하기 어려운 지경이 되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경제학의 핵심이 인간의 선택이고 그 결과 나타나는 현상을 분석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데 있다는 점이다. 경제학은 결국 인간의 선택이 확대되는 속도만큼 빠르게 진화해 왔다. 때로는 경제 모형 속의 주체가 인간답지 못한 경우가 있지만 인간의 냄새가 날 때 더 좋은 연구로 대접받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인공지능의 시대가 빠르게 다가오면서 가장 먼저 대체될 분야가 경제학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경제학의 기본 전제가 합리성이고 인공지능 또한 합리성을 바탕으로 설계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미있는 사실은 그와 같이 설계된 인공지능이 내어놓는 분석 결과가 합리적이지 않거나 거짓인 경우, 또는 해석 불가능한 경우가 자주 나타난다는 점이다. 따라서 많은 분야에서 인공지능의 사고 과정이나 분석 결과의 설명 가능성(explainability)이 요구되고 있다. 인공지능의 시대에도 해석은 결국 인간의 몫이 아닐까? 인간의 선택을 연구하는 학문인 경제학의 수명이 흔히 생각하는 만큼 짧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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