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트코인을 대규모로 보유한 스페이스X를 둘러싼 거품 논란이 다시 불거진 가운데, 가상자산 시장은 기업 매수세 둔화 우려와 달러 강세, 투자심리 위축이 겹치며 약세 압력을 받고 있다.
19일 오전 9시 가상자산 시황 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2.4% 하락한 6만2901.32달러(주요 거래소 평균가)에 거래됐다. 이더리움은 2.2% 내린 1709.53달러, 바이낸스코인은 3.8% 하락한 578.20달러를 기록했다.
시가총액 상위 알트코인들도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 리플(-3.4%), 솔라나(-3.2%), 도지코인(-2.8%), 트론(-0.3%), 하이퍼리퀴드(-4.1%), 에이다(-1.9%), 모네로(-5.2%), 수이(-5.2%) 등이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스페이스X는 지난 3월 31일 기준 1만8712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한 주요 기업 중 하나다. 미국 경제매체 더 스트리트(The Street)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이를 근거로 스페이스X를 사실상 가상자산 시장의 대리인으로 인식해왔다.
그러나 2008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은 17일(현지시간)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가 지나치게 부풀려졌다고 비판하며 이를 가상자산 거품과 비교했다.
크루그먼은 스페이스X가 지난해 187억달러의 매출을 올렸지만 49억달러의 손실을 기록했음에도 약 2조7500억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스페이스X와 가상자산 모두 실질적 가치보다 기대감에 의해 가격이 형성되고 있으며, 초기 투자자들만 수익을 얻고 빠져나가는 '밈 주식(meme stock)'과 유사한 성격을 지닌다고 평가했다.
미국 경제매체 블룸버그에 따르면 가상자산 시장은 글로벌 자산운용사 스트래티지의 자금 조달 구조에 대한 우려와 금리 인상 경계감이 겹치며 위험자산 수요가 위축된 상태다.
특히 스트래티지가 비트코인 매입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한 우선주 가격이 액면가 아래로 떨어지면서 추가 자금 조달 능력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마이클 세일러 최고경영자(CEO)가 일부 가상자산을 매도한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시장의 불안 심리를 자극했다.
디지털 자산 헤지펀드 팔콘엑스의 조슈아 림 글로벌 시장 공동책임자는 "시장이 스트래티지의 추가적인 비트코인 매입 능력을 시험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달러화 강세 압력도 가상자산 시장에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13개월간 이어진 박스권 상단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가상자산 가격은 달러 가치와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을 보여왔다. 이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적 발언에 따른 달러 강세는 가상자산 시장에 추가적인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 금융기업 마렉스의 분석가들은 연준이 최근 회의에서 매파적 기조를 보인 이후 가상자산 시장 참여자들의 포지션이 방어적으로 바뀌었으며, 시장 신뢰 역시 상당 부분 약화된 상태라고 평가했다.
투자심리도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데이터 분석업체 얼터너티브에 따르면 가상자산 공포·탐욕 지수는 14를 기록하며 '극도의 공포' 구간에 머물러 있다. 해당 지수는 1에 가까울수록 공포, 100에 가까울수록 낙관 심리가 강하다는 의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