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 음주, HPV 감염까지…‘두경부암’ 위험 높인다[e건강~쏙]

입력 2026-06-02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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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잃고서야 비로소 건강의 소중함을 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행복하고 건강하게 사는 것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는 의미입니다. 국내 의료진과 함께하는 ‘이투데이 건강~쏙(e건강~쏙)’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알찬 건강정보를 소개합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두경부암은 두개저부터 상부 식도까지 이르는 넓은 영역에서 발생하는 암이다. 뇌와 안구를 제외한 구강(혀), 비부비동(코), 침샘, 인두(편도), 후두 등 30여 개 부위에서 발생하는 악성종양을 통칭한다. 발생 부위가 다양한 만큼 치료 역시 복잡하며, 환자의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이 큰만큼 정확한 이해가 중요하다.

매년 국내에서 약 5000명 내외의 환자가 두경부암을 새롭게 진단받는 것으로 학계는 파악하고 있다. 국내 환자 수는 지속해서 증가세를 보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2020년 39만 7951명으로 집계된 국내 두경부암 환자 수는 2021년 41만7020명, 2022년 42만7874명, 2023년 44만6322명, 2024년 45만2164명으로 집계됐다.

그동안 두경부암은 흡연과 음주가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왔다. 학계에 따르면 환자의 약 70~85%가 흡연력과 관련이 있으며, 흡연과 음주를 동시에 하면 암 발생 위험은 최대 15~20배까지 증가한다. 또한 국내 대규모 코호트 연구에서도 남성이 여성보다 두경부암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두경부암의 양상은 변화하고 있다. 과거와 달리 흡연과 무관한 환자가 늘고 있으며, 특히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과 관련된 두경부암이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HPV는 흔히 자궁경부암의 원인으로 알려졌지만, 구인두암(편도암, 설근부암 등)과 같은 두경부암의 주요 원인으로도 작용한다.

HPV는 성 접촉을 통해 전파되는 바이러스로 젊은 연령층에서 쉽게 확산해 두경부암 발생을 증가시킬 수 있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이미 HPV 관련 구인두암이 빠르게 늘고 있으며, 한국 역시 흡연 관련 두경부암은 감소하는 반면 HPV 관련 암은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 두경부암 예방을 위해 금연과 절주가 여전히 중요하지만, HPV 감염 자체를 차단하는 것도 핵심 과제로 꼽힌다.

박준욱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두경부암센터장은 “올해 5월부터는 12세 남성 청소년을 대상으로 HPV 백신 무료접종이 시행됐는데, 이는 HPV가 여성뿐 아니라 남성에서도 감염되고 구인두암 등 다양한 암의 원인이 된다는 점이 반영된 결과”라며 “실제로 HPV는 전 세계적으로 구인두암의 약 70% 이상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라고 설명했다.

두경부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발견 시 이미 진행된 경우가 많다. 부위와 병기에 따라 다르지만, 전체 평균 5년 생존율은 50~60%대로 예후가 좋지 않다. 그러나 조기에 발견하면 80% 이상 완치가 가능하다. 목에 혹이 만져지거나, 입안 궤양이 오래 지속되거나, 쉰 목소리가 계속된다면 반드시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박 센터장은 “과거에는 두경부암 수술에서 광범위 절제로 인해 말하기, 삼키기, 호흡 기능에 큰 장애가 남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라며 “반면 최근에는 로봇수술이 적극적으로 도입돼 정상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기능을 보존하는 치료가 가능해졌다”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구인두암에서 로봇수술은 정밀성과 회복 속도 면에서 주요 치료 옵션으로 자리 잡고 있다”라고 부연했다.

이어 “두경부암은 생활습관 개선과 예방접종을 통해 충분히 위험을 낮출 수 있는 질환”이라며 “HPV 예방접종은 더는 여성만을 위한 백신이 아니라 남성에게도 구인두암을 포함한 두경부암 예방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건강관리법”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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