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AI 환상’ 경고한 노벨 경제학자의 제언

입력 2026-05-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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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인공지능(AI)이 인류의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많은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거대한 서사 속에 살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은 매일같이 ‘생성형 AI가 화이트칼라 업무를 새롭게 재편할 것’이라 장담하며 수많은 자금을 끌어모은다. 그러나 2024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대런 애쓰모글루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교수의 시선은 차갑다. 그는 현재의 AI 열풍이 지나친 환상에 기반하고 있다고 하면서, 우리가 직시해야 할 세 가지 변수를 제시했다.

특정 과업 능숙하지만 복합능력 없어

그의 경고는 기술이 사회적 편익으로 연결되기 위해 넘어야 할 현실적 통찰이라고 볼 수 있다.

첫째, AI 에이전트는 인간의 복합적 업무 처리 본능을 복제하지 못한다. 최근 AI 업계의 화두는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챗봇을 넘어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에이전트 AI’로 옮겨가고 있다. 기업들은 한 명의 에이전트가 여러 명의 직원을 대체할 수 있다며 비용 절감을 홍보하지만, 그는 이를 단호하게 부정한다. 그의 논거는 ‘업무의 복합성’에 있다. 인간은 수많은 과업 사이를 본능적으로 오가며 ‘조율’하지만, 현재의 AI는 특정 과업에는 능숙할지언정 과업 간의 유연한 전환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둘째, 최근 빅테크 기업들이 앞다투어 경제학자들을 영입하고 있다. 그는 이를 우려 섞인 시선으로 바라본다. 기술 기업들이 자사의 AI가 고용 시장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력을 입증하거나, 투자자 설득을 위해 경제학적 논리로 포장하려 한다는 의구심 때문이다. 기업의 이해관계에 종속된 연구는 자칫 기술의 부작용을 가리고 낙관적인 수치만 강조하는 도구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 그는 AI가 실제로 생산성을 얼마나 높였는지에 대한 객관적인 데이터가 아직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고용 지표나 해고 통계에서 AI로 인한 유의미한 거시적 변화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 기업이 영입한 경제학자들이 기술의 진실을 탐구하기보다 기업의 서사를 방어하는 데 집중한다면, 우리는 기술이 초래할 불평등과 독점의 위협을 제때 파악하지 못할 수 있다.

셋째, 그는 AI의 사용성 문제를 지적한다. 과거 마이크로소프트(MS)의 오피스 같은 프로그램들은 설치하는 즉시 일반 사용자가 자신의 업무에 투입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완성된 ‘도구’였다. 반면 현재의 AI는 가능성은 무궁하지만, 일반 노동자가 이를 자신의 실제 업무 프로세스에 녹여내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들여 ‘학습’을 해야 하는 미완의 상태다. 챗봇과 대화할 수는 있지만, 그것이 곧 업무 성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현재의 AI 생산성 지표가 지지부진한 이유는 기술 자체가 부족해서라기보다, 기술을 노동 현장에 접목할 ‘사용자 친화적 연결고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인간능력 보완하는 도구로 활용해야

그가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AI 경제를 설명하는 현재의 키워드는 ‘혁명’이 아니라 ‘불확실성’이다. AI가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는 있겠지만, 인간 노동을 완전히 불필요하게 만드는 ‘일자리 종말’은 기술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근거가 희박하다. 중요한 것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기술을 다루는 ‘방향성’이다. AI를 단순히 인간을 대체해 비용을 깎는 수단으로만 본다면, 그가 경고한 ‘생산성 정체와 불평등 심화’라는 늪에 빠질 것이다. 반대로 AI를 인간의 능력을 증폭하고 보완하는 도구로 설계하고 투자한다면, 우리는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진정한 진보를 이룰 수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AI와 공존하는 지속 가능한 미래 도시의 청사진을 그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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