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 포뮬러1 캐나다 그랑프리는 키미 안토넬리(메르세데스)의 4연승으로 끝났다. 메르세데스 팀 동료 조지 러셀(메르세데스)과 안토넬리가 경기 초반부터 선두를 놓고 맞붙었고 맥라렌은 타이어 전략 실패로 무너졌다. 루이스 해밀턴(페라리)은 페라리 이적 후 가장 인상적인 주말을 보냈고 막스 베르스타펜(레드불)은 올 시즌 처음으로 포디움에 올랐다.
안토넬리는 캐나다 그랑프리 결선에서 1시간28분15초758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2위는 해밀턴, 3위는 베르스타펜이었다. 안토넬리는 중국, 일본, 마이애미에 이어 캐나다까지 그랑프리 4연승을 달렸고 드라이버 챔피언십에서 러셀과의 격차를 43점으로 벌렸다.
캐나다 GP의 긴장감은 결선 전부터 쌓였다. 러셀은 스프린트 퀄리파잉에서 폴 포지션을 차지했고 안토넬리는 그 뒤를 이었다. 스프린트에서는 두 메르세데스 드라이버가 선두를 다투다 접촉, 안토넬리는 잔디 쪽으로 밀려났다. 팀 라디오에는 불만이 실렸고 이후 안토넬리는 러셀, 토토 울프(메르세데스 팀 대표)와 대화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선에서도 구도는 같았다. 러셀은 폴 포지션, 안토넬리는 2번 그리드에서 출발했다. 메르세데스가 프런트 로우를 장악한 상황에서 캐나다 GP는 처음부터 팀 동료끼리의 선두 싸움이었다.
출발 직후에는 맥라렌이 잠시 웃는 듯했다. 비가 올 가능성을 보고 인터미디어트 타이어를 선택한 랜도 노리스(맥라렌)가 폭발적인 스타트로 메르세데스 두 대를 제치고 선두까지 올라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는 더 강해지지 않았고 노면은 곧 슬릭 타이어가 유리한 상황으로 바뀌었다. 결국 노리스와 오스카 피아스트리(맥라렌)는 레이스 초반 잇따라 피트로 들어가 타이어를 바꿔야 했다. 선두를 잡았던 노리스는 피트스톱 한 번으로 중위권까지 밀렸고 맥라렌의 승부수는 시작 몇 바퀴 만에 악수로 바뀌었다.
맥라렌의 불운은 타이어 교체 이후에도 끝나지 않았다. 초반 피트스톱으로 뒤로 밀린 피아스트리는 순위를 회복하는 과정에서 헤어핀 구간에서 브레이크를 잠그며 알렉스 알본(윌리엄스)의 머신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알본은 경기를 마쳤고 피아스트리에게는 10초 페널티가 내려졌다. 노리스 역시 선두에서 중위권으로 떨어진 뒤 만회에 나섰지만 잔디를 밟은 여파로 추가 점검을 받아야 했고 결국 기어박스 이상을 호소하며 리타이어했다. 피아스트리는 완주했지만 11위에 그쳐 포인트를 얻지 못했다.

레이스의 중심은 다시 메르세데스 팀 동료 싸움으로 옮겨갔다. 러셀과 안토넬리는 선두를 놓고 거칠게 맞붙었다. 러셀이 앞서가면 안토넬리가 곧바로 뒤를 파고들었고 제동 구간에서 작은 실수만 나와도 순위가 바뀔 만큼 두 드라이버의 간격은 좁았다.
안토넬리는 마지막 코너에서 러셀을 제치고 선두로 올라섰지만, 승부는 쉽게 정리되지 않았다. 얼마 뒤 안토넬리가 제동 과정에서 흔들리자 러셀이 다시 앞자리를 되찾았다. 이후 안토넬리가 재차 추월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트랙 밖으로 벗어난 뒤 러셀보다 앞서 복귀했고 메르세데스는 안토넬리에게 포지션을 돌려주라고 지시했다. 안토넬리는 라디오로 불만을 드러냈지만 결국 러셀에게 선두를 내줬다.
이 장면은 메르세데스에 미묘한 숙제를 남겼다. 팀 입장에서는 두 드라이버가 자유롭게 경쟁하며 속도를 끌어올리는 것이 이상적이다. 하지만 챔피언십을 다투는 팀 동료끼리의 배틀은 언제든 접촉과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캐나다 GP 초반의 메르세데스는 가장 빠른 팀이지만, 동시에 가장 아슬아슬한 팀이기도 했다.
결정적 장면은 30랩에 나왔다. 앞서 안토넬리와 치열하게 선두를 주고받던 러셀이 갑자기 속도를 잃었다. 파워 유닛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러셀은 트랙 위에 차를 멈춰 세웠고 차에서 내린 뒤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계속 이어질 것 같았던 메르세데스 팀 동료의 선두 싸움은 기술 문제 하나로 갑자기 끊겼다.
러셀의 차량을 처리하기 위해 버추얼 세이프티카가 발동되자 대부분 차량이 피트로 들어갔다. 안토넬리도 미디엄 타이어로 갈아 신었고, 베르스타펜보다 4초 이상 앞선 채 다시 코스에 복귀했다. 러셀과의 직접 승부가 사라진 뒤 안토넬리는 레이스를 안정적으로 끌고 갔다. 초반에는 같은 팀 동료와 휠투휠에 가까운 싸움을 벌였지만, 후반에는 베르스타펜과의 격차를 관리하는 운영 싸움으로 흐름이 바뀌었다.
안토넬리는 결승 후 러셀과의 배틀을 두고 “정말 재미있는 싸움이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이날 바람이 강했고 특히 10번 코너가 까다로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러셀에게 문제가 생긴 것은 아쉽다며 그대로 이어졌다면 더 멋진 승부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 GP의 가장 강렬한 장면은 결국 끝까지 완성되지 못한 메르세데스 팀 동료 대결로 남았다.
러셀의 리타이어 이후 후반부의 시선은 해밀턴과 베르스타펜의 2위 싸움으로 옮겨갔다. 베르스타펜은 러셀의 이탈로 2위에 올랐고 해밀턴은 그 뒤를 집요하게 추격했다. 경기 중반 한때 출력 문제를 호소했던 해밀턴은 후반으로 갈수록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승부는 62랩에서 갈렸다. 해밀턴은 1번 코너 바깥쪽으로 베르스타펜을 추월하며 2위로 올라섰다. 베르스타펜은 마지막까지 반격했지만 해밀턴은 자리를 지켜냈다. 해밀턴에게는 페라리 이적 후 결선 최고 성적이자, 팀에서 기록한 두 번째 포디움이었다.
해밀턴은 경기 후 페라리에서 보낸 날 중 가장 행복한 날이었다고 말했다. 페라리를 포디움에 올린 점, 팀에서 첫 결선 2위를 기록한 점을 언급하며 팀의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 반면 팀 동료 샤를 르클레르(페라리)는 4위에 올랐지만, 주말 내내 차량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같은 페라리 안에서도 해밀턴과 르클레르의 표정은 크게 달랐다.

베르스타펜은 해밀턴에게 2위를 내줬지만, 3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올 시즌 처음 포디움에 올랐다. 레드불은 초반 시즌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캐나다에서는 선두권과의 격차를 줄인 모습을 보였다. 베르스타펜도 최근 두 경기에서 차가 훨씬 가까워졌다고 평가했다.
중위권에서는 알파인의 프랑코 콜라핀토가 돋보였다. 콜라핀토는 마이애미에서 7위로 개인 최고 성적을 거둔 데 이어, 캐나다에서는 6위로 다시 기록을 끌어올렸다. 그는 퀄리파잉에서 Q3에 진출했고, 결선에서도 중위권 선두에 가까운 위치를 지켰다. 경기 중 젖은 부분을 밟고 벽을 스치며 프런트윙에 손상을 입었지만 끝까지 완주해 6위를 차지했다. 피에르 가슬리(알파인)도 8위에 올라 알핀은 더블 포인트 피니시를 기록했다.
최종 순위는 안토넬리, 해밀턴, 베르스타펜, 르클레르, 이삭 하자르(레드불), 콜라핀토, 리암 로슨(레이싱 불스), 가슬리, 카를로스 사인츠(윌리엄스), 올리버 베어먼(하스) 순이었다. 하자르는 페널티를 받고도 5위를 지켰고, 베어먼은 10위로 마지막 포인트를 가져갔다. 반면 러셀, 노리스, 세르히오 페레스(캐딜락), 페르난도 알론소(애스턴마틴), 알본, 아르비드 린드블라드(레이싱 불스)는 완주하지 못했다.
다음 무대는 다음 달 5일부터 7일까지 열리는 모나코 그랑프리다. 안토넬리의 4연승 흐름이 유럽 라운드에서도 이어질지, 러셀이 반격에 나설 수 있을지, 해밀턴과 베르스타펜의 회복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