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 금리 올라도 은행이 '웃지 못하는' 이유

입력 2009-09-30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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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산금리 축소 정책과 수신 경쟁에 따른 조달금리 효과 희석

최근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의 상승 기조가 강하게 유지되는 가운데 CD 금리 상승에 따른 시중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이 빠르게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는 은행의 자산-부채 만기 특성상 시중금리 변화에 대한 민감도는 자산이 부채보다 높다는 점 때문.

통상적으로 금리 상승기에는 조달비용보다 운용 수익률이 먼저 금리 변화를 반영하므로 이자이익이 이자비용보다 높아지는 결과를 초래하고 이 영향으로 은행 NIM도 개선된다.

즉, 최근의 시중금리 상승세가 단기물 위주로 실현되고 있다는 점과 장기로 자금을 마련해 단기로 운용하는 시중 은행들의 운용수익률이 높아질 것이라는 점이 은행 수익성 개선을 점치는 주된 이유인 셈이다.

그러나 이 같은 수익성 개선 기대에도 불구 시중 은행들은 CD 금리 상승에 마냥 웃지 못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게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해 연말 기준금리 인하 이후 잔액 예대금리차는 급격하게 하락한 반면 신규 예대금리차는 급격히 상승했다.

이는 잔액 여신의 경우 시중금리 하락 반영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신규 여신에 대해 가산금리를 높게 부과해 은행들이 마진을 확보하고자 했기 때문.

신규 대출에 대한 가산금리는 현재 300bp를 상회하고 있으며, 이는 기준금리 인하 전보다 100bp 이상 높은 수준이다.

LIG투자증권에 따르면 가산금리 확대 적용을 통한 마진 확보가 NIM 개선에 기여하는 정도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금융당국의 가산금리 축소 요구 정책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금융당국은 고용 개선의 지연, 그리고 이에 따른 소득의 질적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시중은행의 가산 금리 정책이 가계 여신의 건전성을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 증권사의 유상호 연구원은 "예대금리차가 상승하거나 시중금리의 상승으로 대출 수요자의 이자 부담이 증가할 경우 정부의 가산금리 축소 요구는 더욱 강해져 NIM 개선에 대한 기여도는 낮아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시중 은행들의 자금 조달 니즈가 증가함에 따라 신규 수신 금리가 상승하고 있다는 점 역시 CD 금리 상승에 은행들이 웃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로 풀이 가능하다.

지난해 금융위기 당시 고금리 출혈 경쟁을 통해 끌어모았던 자금의 만기가 오는 4분기에 집중적으로 도래하고 이를 메우기 위한 최근 은행간 저축예금의 경쟁적 모집 행태는 수신금리 인상으로 이어져 조달금리 '리프라이싱' 효과를 희석시킬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다.

금융연구원 한 관계자는 "순수 수신 이상의 예대율은 부채성 자본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금리 변동성이 높은 시장성 예금의 비중이 높을 경우 경기 하강기에 유동성 위험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과거 과당 대출 경쟁으로 마진이 약화되고 대손비용의 부담이 증가한 시중 은행의 예대율 축소 의지는 향후 경기 회복기에 구조적으로 이익창출 능력을 개선시키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이 관계자는 "다만, 이 같은 배경이 은행의 수신 니즈를 지속될 수 밖에 없을 것이고 수신 니즈 증가에 따른 수신금리 상승과 리프라이싱 효과 감소는 금리 상승기로 진입중인 은행들의 NIM 개선 효과를 스스로 반감시키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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