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상승 물가에 타격...국제항공 15.9%·해외단체여행 11.5%↑
데이터처 "석유 최고가격제, 석유류뿐 아니라 전체 물가 일부 완화"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2.6% 오르며 1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중동 전쟁 영향으로 석유류 물가가 22% 가까이 급등한 영향이다.
국가데이터처가 6일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9.37(2020년=100)로 1년 전보다 2.6% 올랐다. 2024년 7월(2.6%) 이후 최대 폭 상승이다. 최근 물가 오름폭을 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둔화하는 추세를 보이다가 중동 전쟁이 시작된 올해 3월 2.2% 오른 뒤 두 달 연속 확대됐다.
특히 중동 전쟁 여파 직격탄을 맞은 석유류 물가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지난달 석유류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1.9% 오르며 전체 물가를 0.84%포인트(p) 끌어올렸다. 석유류 상승률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인 2022년 7월(35.2%) 이후 3년 9개월 만에 가장 컸다. 구체적으로는 휘발유 21.1%, 경유 30.8%, 등유 18.7% 올랐다. 휘발유와 경유는 3년 9개월, 등유는 3년 2개월 만에 최고였다.
이에 따라 공업제품 전체는 전년 동월 대비 3.8% 상승하며 2023년 2월(4.8%) 이후 3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공업제품을 구성하는 품목 중 하나인 가공식품은 1%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두원 국가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가공식품 출고가 인하 반영이 점차 확대되면서 가공식품 가격 상승 폭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서비스 물가는 2.4% 오르며 전월과 같은 수준을 보였다. 유가 상승으로 유류할증료가 인상되면서 국제항공료 상승률이 전월(3월) 0.8%에서 15.9%로 크게 뛰었다. 데이터처는 국내 항공료(0.8%)는 이번 달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해외단체여행비(11.5%)도 상승 압력을 크게 받았다. 자동차수리비(4.8%), 엔진오일교체료(11.6%)도 크게 올랐다. 나프타 관련 재료를 사용하는 세탁료(8.9%)도 전월(6.7%)보다 오름폭이 컸다.
공공서비스, 외식 등 개인 서비스를 일컫는 서비스가 2.4% 증가했다. 공공서비스는 1.4% 상승했고, 개인 서비스는 3.2% 올랐다. 외식은 2.6% 오르며 2024년 9월(2.6%) 이후 상승 폭이 가장 작았다. 이 심의관은 "벽지·바닥재·페인트 등을 포함하는 주택수선재료가 전월 1.0%에서 3.7%로 오름폭이 커진 것도 전쟁 영향으로 보인다"며 "이외에 외식이나 가공식품 등에선 눈에 띄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석유 최고가격제로 상승 폭은 일부 완화된 것으로 보인다. 이 심의관은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효과와 관련해 "석유류 가격뿐만 아니라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세를 일부 완화하는 효과 있었다"며 "석유류가 더 크게 올랐다면 개인 서비스·국제항공료 등의 상승 폭이 커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쟁이 계속된다면 석유류 가격과 그 파생 품목의 상승 가능성이 있다"며 "전쟁이 얼마나 빨리 종식되느냐가 향후 소비자물가를 결정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농·축·수산물은 전년 동월 대비 0.5% 하락했다. 기후 여건이 개선되면서 무(-43.0%), 당근(-42.0%), 양파(-32.0%), 배추(-27.3%) 등 채소류(-12.6%) 물가가 크게 하락한 영향이다. 재배면적이 감소한 쌀(14.4%), 수입가격이 오른 수입 소고기(7.1%) 등은 상대적으로 오름폭이 컸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중심으로 구성돼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2.9% 상승했다. '밥상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 지수는 6.1% 하락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2.2% 올랐다.
재정경제부는 "중동전쟁 등 대외 변동성 확대에 따른 물가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범부처 차원의 물가 안정 기조를 더욱 공고히 유지할 계획"이라며 "석유류를 최우선으로 대응하는 가운데, 민생물가 TF 등을 통해 민생밀접 품목들을 집중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