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정관자득(靜觀自得) 그리고 땀의 의미는?

입력 2009-09-29 10:52 수정 2009-09-29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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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기 회장이 28일 KB금융지주 출범 1주년 및 이임사를 끝으로 최고경영자 자리를 떠났다.

황 회장은 이날 30~40분간의 짧은 행사기간 동안 내내 어두운 표정을 바꾸지 않았고 연신 흘러내리는 땀을 훔쳐내기에 바빴다.

1년 만에 KB금융 최고경영자 자리에서 물러나는 그의 속내가 복잡다단함을 표현한 듯하다.

실제로 황 회장은 이임식이 끝난 직후 기자들에게 “이임사에서 모두 털어놨다”는 짧은 말만 남긴 채 경호원의 보호를 받고 서둘러 자리를 빠져나갔다.

그는 이날 이임식에서 3가지 여운을 던지기도 했다.

황 회장을 비롯한 우리은행 관련 임직원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우리 금융시장의 나쁜 선례를 남기지 않기 위해 ‘소명’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의지와 북송의 유학자 정호(程顥)가 남긴 싯귀의 ‘정관자득(靜觀自得)’, 그리고 말로 표현을 하지 않았지만, 현신 흘러내리는 땀이다.

나쁜 선례를 남기지 않기 위해 ‘소명’을 다하겠다는 것은 금융위와 예보가 내린 중징계에 대한 법적대응을 시사한듯하다.

이미 회사를 떠난 상황이기에 만약 법적대응을 한다면 결국 개인자격으로 싸워야 하는셈이다.

또 우리은행을 떠나면서 남겼던 '수처작주(隨處作主)' 대신 이번엔 '정관자득(靜觀自得)'이란 4자성어를 통해 자신이 처한 상황을 표현했다.

그는 “당분간은 ‘작주(作主)’할 ‘처(處)’가 없게 됐으니 오늘은 차분한 마음으로 사물을 볼 때 세상의 진리를 깨닫게 된다’ 는 북송의 정호(程顥)가 남긴 시귀 ‘정관자득(靜觀自得)'이란 말을 남기고 떠나고자 한다”고 언급했다.

이는 현재 처한 상황을 좀 더 냉정하게 받아들이지만, 추후에 새로운 계획을 세우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와 함께 말로는 표현하지 않았지만 적지 않은 부담감과 답답한 심정을 땀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특히 행사가 끝나고 임직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는 과정에서 미처 손수건을 꺼내지 못하고 왼 손으로 땀을 닦아내는 모습도 보이고 했다.

삼성출신으로 금융업계에 검투사까지 최고경영자를 종횡무진한 황 회장.

과연 그는 이번의 위기를 극복하고 또 다시 검투사로서의 이미지로 탈바꿈할지, 아니면 현 상황을 받아들이고 남은 기간 동안 조용한 행보를 유지할지 귀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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