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채권시장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은 최근 금리 박스권 상단으로 여겨졌던 3.5%를 돌파해 지난달 말 이후 한달여만에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는 점에서 그만큼 채권값이 떨어졌다는 의미다.
미국 이란 전쟁과 종전 협상 가능성에 급등락했던 채권 금리는 최근 경제성장률(GDP) 호조와 물가 우려에 재차 상승하는 모습이다. 실제 지난주 23일 1분기 GDP와 기대인플레이션 발표 이후 채권금리는 빠르게 상승 중이다. 시장 불안은 크레딧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AA-등급 3년물 회사채 스프레드도 66bp(1bp=0.01%포인트) 수준까지 벌어져 1년3개월여만에 최대치를 보이고 있다. 그만큼 기업들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특히, 이번 성장률은 수출(기여도 2.4%p)과 소비(0.2%p), 투자(0.4%p) 부분 등 사실상 전방위적 개선에 힘입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단순 기저효과나 일시적 반등이 아닌 경기 개선 흐름이 반영된 결과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전쟁 충격이 불가피한 2분기 중엔 GDP가 다소 부진할 순 있겠지만, 전쟁이 추가 확산하지 않는다면 경기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
시장에서도 전쟁 변수보다 펀더멘털이 더 강하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전쟁 초기엔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금리를 끌어올렸다면, 현재는 성장 서프라이즈가 더해지며 금리 상승 압력을 한층 키우고 있다는 진단이다.
더군다나 성장흐름이 물가와 결합하면서 향후 통화정책 경로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 있다. 국제유가와 환율 등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물가 상방 압력이 확대될 경우 기준금리 인상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전쟁 발발 후 국제유가는 좀처럼 100달러 밑으로 떨어지지 않고 있다. 한국은행의 올해 유가 전망치 64달러와도 괴리가 크다. 한은 모형에 따르면 유가가 10% 오르면 연간 CPI를 0.1~0.2% 끌어 올린다. 이런 와중에 28일 아랍에미리트(UAE)가 다음달 1일부터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OPEC+(OPEC과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10개국 연대체)를 전격 탈퇴키로 하면서 유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채권시장에서도 이번 성장률 발표를 기점으로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이 부각하고 있다. 채권시장의 한 참여자는 “그간 물가는 오르더라도 성장은 부진한 소위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에 기준금리 인상이 어려울 것이라는 게 시장 컨센서스였다”며 “1분기 GDP 호조로 인해 이같은 인식이 깨지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