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현물 ETF 제도화 후 가격 상승
이더리움·솔라나·XRP 등 알트코인 ETF 경쟁 본격화

디지털 자산 상장지수펀드(ETF)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가상자산을 전통 금융시장으로 끌어들이는 핵심 통로로 부상했다. 증권계좌를 통해 간접 투자할 수 있다는 접근성을 바탕으로 개인과 기관 투자 수요를 흡수하면서, 현물 ETF 출시 여부가 가상자산 가격과 시장 구조를 좌우하는 변수로 자리 잡고 있다.
25일 업비트 투자자보호센터에 따르면 디지털 자산 상장지수펀드(ETF)는 전통 금융시장의 핵심 상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디지털 자산 가격을 추종하는 이 상품은 별도 디지털 자산 거래소 계좌 없이 기존 증권계좌로 투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식이라는 포장지로 한 번 감싼 디지털 자산’으로 불린다.
디지털 자산 ETF의 가장 큰 경쟁력은 접근성이다. 투자자는 거래소 가입, 개인 지갑 생성, 개인키 보관 등 복잡한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기존 주식 투자 환경에서 디지털 자산에 투자 가능하다. 연금계좌나 자문계좌 등 기존 금융투자 체계에도 비교적 쉽게 편입할 수 있어, 디지털 자산 투자에 거리감을 느끼던 개인 투자자뿐 아니라 법적 제약으로 직접 투자가 어려웠던 기관투자자의 참여도 늘고 있다.
디지털 자산 ETF는 기초자산 보유 방식에 따라 현물형과 선물형으로 나뉜다. 두 방식은 실제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비트코인 현물 ETF는 매수 수요만큼 실제 비트코인을 시장에서 사들여 보유한다. 투자 수요가 증가하면 운용사의 비트코인 매입도 늘고, ETF 매도가 확대되면 보유 비트코인이 시장에 나오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실제 비트코인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반면 선물형 ETF는 비트코인 현물 대신 CME 등 규제된 선물시장의 비트코인 선물계약을 보유해 가격 노출을 만드는 방식이어서 현물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이른바 ‘ETF 효과’를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는 비트코인이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2023년 6월 15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트코인 현물 ETF를 처음 신청했을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약 2만5000달러 수준이었다. 이후 ETF 승인 기대감이 확산하며 가격은 꾸준히 상승했고, SEC 심사를 통과해 미국 증시에 현물 ETF가 처음 상장된 2024년 1월에는 약 4만9000달러를 기록했다. 상장 20개월째인 2025년 10월에는 개당 12만6000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런 흐름은 디지털 자산 투자자들이 현물 ETF 출시 여부에 주목하는 배경이 됐다.
24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미국 시장 비트코인 현물 ETF의 총 운용자산(AUM)은 1053억달러에 달한다. 출시 2년 만에 전체 비트코인 발행량의 5% 이상이 ETF 형태로 흡수된 셈이다.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ETF ‘IBIT’는 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IBIT 순자산은 약 642억달러로, 작년 한 해에만 블랙록에 1억8720만달러의 수수료 수입을 안겼다. 이는 블랙록이 운용하는 1000여 개 ETF 라인업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블랙록의 IBIT 흥행 이후 다른 자산운용사들도 이더리움을 비롯해 솔라나(SOL), XRP 등 주요 알트코인을 기초자산으로 한 현물 ETF 출시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이날 기준 미국 시장에서는 비트코인 현물 ETF 12개, 이더리움 현물 ETF 10개가 상장돼 거래 중이다. 다만 국내에는 아직 디지털 자산 ETF 상품이 없다. 국내 증권사를 통한 해외 비트코인 선물 ETF 투자는 가능하지만, 현행법상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에 직접 투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