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8301억·기관 1.25조 순매수

미국과 이란의 물밑협상 기대가 되살아나면서 코스피가 지난달 3일 이후 42일 만에 장중 6000선을 다시 넘어섰다. 해상 봉쇄로 긴장이 높아졌지만 양국 모두 장기전을 원치 않는다는 신호가 나오자 투자심리가 빠르게 살아났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59.13포인트(2.74%) 오른 5967.75에 장을 마쳤다. 지수는 151.38포인트(2.61%) 오른 5960.00으로 출발한 뒤 장중 한때 6026.52까지 올라 6000선을 재돌파했다.
코스피가 장중 6000선에 올라선 것은 미국과 이란 간 전쟁 발발 후 첫 거래일인 지난달 3일 장중 고가 6180.45 이후 처음이다. 종가 기준으로 6000선을 웃돈 마지막 거래일은 전쟁 직전인 2월 27일로, 당시 코스피는 6244.13에 마감했다.
수급은 외국인과 기관이 이끌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2조3923억 원 순매도하며 차익실현에 나섰고, 외국인은 8301억원, 기관은 1조2529억원 순매수했다. 최근 급등락 장세에서 하단을 떠받치던 개인이 매도로 돌아선 반면 외국인과 기관이 지수를 끌어올렸다.
물밑 협상 기대감이 시장을 움직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군의 대이란 해상 봉쇄가 한국시간 13일 오후 11시부터 시작됐다고 확인하면서도 “우리는 상대편으로부터 연락을 받아왔고, 그들은 합의를 매우 간절히 원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미국과 이란 간 물밑 접촉이 이어지고 있다는 외신 보도까지 더해지면서, 겉으로는 긴장이 높아졌지만 실제로는 협상 여지가 살아 있다는 인식이 시장에 퍼졌다.
반등의 중심에는 반도체가 있었다. SK하이닉스는 6.06% 오른 110만3000원에 마감하며 ‘110만닉스’에 다시 올라섰다. 장중에는 112만8000원까지 치솟아 역대 장중 최고가를 다시 썼다. 삼성전자도 2.74% 오른 20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간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1.68% 오르며 9거래일 연속 상승한 데다, 삼성전자에 이어 SK하이닉스 실적 기대도 커지며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도 SK하이닉스 눈높이를 잇달아 높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18% 증가한 38조 원대로 예상된다. 일부 증권사는 40조 원 이상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메모리 가격 상승과 장기공급계약 확대, 인공지능(AI) 투자 지속이 실적 상향의 근거로 제시된다.
증권주도 강세를 보였다. 한화투자증권은 6.93% 올랐고 삼성증권은 5.19%, 미래에셋증권은 10.87%, NH투자증권은 3.99%, 한국금융지주는 4.67% 상승했다. 코스피가 장중 6000선을 회복하면서 거래대금 확대와 투자심리 개선 기대가 증권주 전반으로 확산한 것으로 해석된다. 6월 스페이스X 상장 기대에 아주IB투자와 미래에셋벤처투자 등 우주 테마주도 급등했다.
코스닥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22.04포인트(2.00%) 오른 1121.88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8.1원 내린 1481.2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임정은 KB증권 연구원은 “호르무즈 통항 선박 수가 늘고 추가 협상 기대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증시가 강세를 보였다”며 “2차 종전 회담 조기 개최 가능성과 실적 시즌 기대가 맞물리면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흐름 속에 코스피가 빠르게 6000선 안착을 시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