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풍산, 방산 빅딜 무산 배경은

입력 2026-04-10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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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산 높아진 눈높이, 헐값 매각 논란과 주주 반발 가능성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풍산 방산부문 인수 무산 배경에는 가격 눈높이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매각 측인 풍산의 눈높이가 높아진 상태에서, 원매자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의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는 것이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전날 풍산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게 방산부문 매각 중단을 통보했다. IB 업계 관계자는 "풍산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게 매각 중단을 통보해, 한화 측이 당황스러워 하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전날 장 종료 후 풍산은 공시를 통해 "탄약사업 매각과 관련하여 현재 추진하고 있는 바가 없다"고 밝혔다. 직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공시를 통해 "풍산 방산부문에 대한 인수 검토는 중단됐다"고 전했다. 앞서 이달 3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풍산 탄약사업부 매각 비공개 입찰에 참여해 최종입찰제안서를 제출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일주일 만에 풍산 측에서 매각을 돌연 철회하면서 '방산 빅딜'이 무산됐다.

협상 결렬의 핵심 원인으로는 가격이 지목된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풍산 방산부문 지분 38% 매각 가격을 약 1조5000억원 수준으로 추산했다. KB증권은 "매각 방식은 풍산이 방산부문을 인적 분할한 이후, 풍산홀딩스가 보유한 풍산 방산부문 지분 38%를 매각하는 형태"라며 "지분 38%에 대한 매각 가격은 1조5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증권가의 분석대로라면 풍산 방산부문 기업가치는 3조8000억원 수준이다. 이는 풍산의 전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 2조8000억원대를 웃도는 규모다.

IB 업계 관계자는 "풍산 측에서 눈높이가 높아져 있는 상황이었는데, 원매자가 제시한 가격과 차이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측이 제시한 금액은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풍산 전체 시가총액과 상각전영업이익(EBITDA·에비타) 내 방산부문 비중을 고려할 때 시장에서 거론되던 1조5000억원은 풍산 입장에서 만족하기 어려운 금액일 수 있다.

풍산 전체 에비타 3469억원 중 방산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73.3%(2541억원)에 달한다. 이를 풍산 시가총액 약 2조8000억원에 단순 대입하더라도 방산부문 내재 가치는 최소 2조원을 상회한다. 여기에 방산 업계 평균 멀티플(EV/EBITDA) 20배를 적용할 경우, 방산부문 전체 기업가치는 약 5조800억원까지 치솟는다. 이 경우 매각 대상인 지분 38%의 가치는 약 1조9300억원이다. 시장 예상치인 1조5000억원과는 약 4000억원 이상 간극이 발생한다.

주주 반발 가능성도 매각 중단의 주요 변수로 작용했다는 관측이다. 풍산 방산부문이 제대로 된 가치를 평가받지 못한 채 매각될 경우, 풍산홀딩스 및 풍산 주주들의 거센 비판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매각은 오너 일가의 지배구조 이슈와 맞물려 속도감 있게 추진되는 듯했다. 다만, 가격 협상에서 난항을 겪자 풍산 측이 헐값 매각 논란을 피하기 위해 전격적으로 발을 뺀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번 발표로 양측 협상이 공식적으로 파기된 만큼, 단기간 내 인수 재추진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매각을 공시로 부인한 만큼 단기간내 풍산이 방산부문 매각을 재추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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