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상승 여파⋯산업 전반으로 확산
에너지 수입 의존도 높은 신흥국 우려 커
전쟁 이후 고물가와 저성장 가능성 제기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이란 전쟁이 세계경제 전반에 더 깊은 상처를 남길 수 있다”며 ‘고물가와 저성장 가능성’을 경고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중동 전쟁만 없었다면 올해 3.3%, 내년 3.2%인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소폭 상향 조정할 수 있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IMF는 14일 ‘세계경제전망(WEO)’을 발표할 예정이다.
게오르기에바 총재가 이번 인터뷰를 통해 가장 크게 강조한 것은 ‘전쟁이 남기는 충격과 파장’이다. 당장 국제유가 급등이 우리에게 닥친 위협이지만 보이지 않는 파장이 더 크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원유 인프라 파괴 등은 물류비와 생산비 상승을 시작으로 식료품 가격까지 밀어 올리는 형국이 될 것이라는 게 IMF의 분석이다. 그는 “글로벌 원유 공급이 약 13% 줄어든데다 그 여파가 헬륨이나 비료 등 연관 산업까지 확산하고 있다”고 사례를 제시하기도 했다.
IMF는 이런 충격을 “전 세계적이지만 비대칭적인 충격”으로 규정했다. 국제유가 급등 여파가 모든 나라를 덮치고 있으나 상대적으로 경제위기에 취약한 국가들이 훨씬 깊은 파장을 받게 된다는 의미다.
특히 우려 중인 곳은 신흥국과 저소득국이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데다, 재정 여력이 약한 나라일수록 국제유가와 물류비 상승 등을 견디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정부가 보조금이나 재정지출로 방어할 수 있는 폭도 좁은 국가들이다. 이 경우 통화 약세와 자금 유출 등이 사회 불안으로 확산할 우려도 크다.
실제로 전략비축유 여유가 없는 아시아 일부 국가는 이미 단축 근무를 시작했다. 스리랑카와 필리핀, 파키스탄 등이다. 단축 근무는 생산일수 부족으로 이어지고 이는 곧 국민총생산에 영향을 준다. 결국 경제 전반에 걸쳐 침체 우려를 낳을 수 있는 셈이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지금 당장 종전이 이뤄져도 후폭풍이 남을 것’이라는 취지의 전망도 내놨다. 그는 “전쟁이 종식되고 회복이 빠르게 이뤄져도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소폭 내리게 될 것”이라며 “동시에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상향 조정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그는 지정학적 긴장과 기후 충격, 인구 구조 변화 등을 열거하고 “우리는 불확실성이 고조된 세계에 살고 있다”라며 “우리는 이란 전쟁에 충분히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