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510원대 터치…외국인 복귀 지속성 가를 변수

삼성전자 ‘어닝 서프라이즈’에 외국인이 모처럼 순매수로 돌아섰다. 하지만 시장은 안도보다 경계가 앞섰다. 트럼프의 대이란 최후통첩을 앞두고,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질지가 더 큰 관심사로 떠올랐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증시에서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4.45포인트(0.82%) 오른 5494.78에 장을 마쳤다. 지수는 장 초반 5594.90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하며 전강후약 흐름을 보였다. 삼성전자 실적이 장 초반 매수 심리를 끌어올렸지만, 중동 리스크와 환율 부담이 상단을 눌렀다.
수급은 외국인이 떠받쳤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4069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3428억 원, 4141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최근 반등장에서 기관이 지수 하단을 받치는 흐름이 이어졌다면, 이날은 외국인이 전면에 나서며 분위기 변화를 만들었다.
외국인 매수 전환의 출발점은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는 개장 전 공시를 통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57조2000억 원, 매출 133조 원의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55% 급증했고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치다. 시장 컨센서스 41조8359억 원도 36.7% 웃돌았다.
외국인 매수 종목을 봐도 방향은 분명했다. 전날 외국인 순매수 1위는 삼성전자로 2358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이어 삼성SDI 396억 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321억 원, 현대로템 253억 원 순으로 순매수했다. 실적이 확인된 삼성전자에 가장 강하게 베팅하면서도 방산주를 함께 담은 건 반도체 랠리 기대와 지정학 리스크 대응이 동시에 작동했음을 보여준다.
최근 흐름과 비교하면 전날 증시에서 외국인 수급 변화는 더 도드라진다. 외국인은 3월 유가증권시장에서만 35조7477억 원을 순매도했다. 그러나 이달 들어서는 2729억 원 순매수로 돌아섰다. 4월 1~6일 최근 4거래일 누적 기준으로는 1340억 원 순매도였지만, 7일 하루 4000억 원 넘게 사들이며 반등장의 주체가 바뀔 가능성을 남겼다.
다만 외국인 복귀를 추세로 단정하긴 이르다. 가장 큰 변수는 환율과 트럼프의 최후통첩이다.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의 주간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는 전날보다 2.1원 내린 1504.2원으로 집계됐다. 환율은 1508.7원에 출발한 뒤 오전 11시8분께 1512.6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미국과 이란의 협상 상황에 따라 장중 변동성이 커진 셈이다. 환율이 오르면 외국인 입장에선 환차손 우려로 국내 증시 진입이 부담스러워진다.
결국 전날 시장은 삼성전자가 반등 명분을 만들고 외국인이 그 불씨에 가장 먼저 반응한 장으로 요약된다. 다만 그 자금이 하루짜리 매수에 그칠지, 본격적인 복귀의 시작이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임정은 KB증권 연구원은 “한국시간 기준 8일 오전 9시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이란과의 협상 마감기한”이라며 “협상 요구 불응 시 인프라 타격이 예고된 만큼 장 시작 전 변동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