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판 더 커진다…IMA가 여는 머니무브 [증권이 금융을 삼킨다 中-①]

입력 2026-04-0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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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 상품 비교. (출처=각 사)
▲IMA 상품 비교. (출처=각 사)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이 증권업의 판을 키우고 있다. 은행이 강점을 보여온 예·적금성 자금이 투자형 계좌로 이동하는 ‘머니무브’가 빨라질 경우, 자산관리 시장의 주도권도 은행에서 증권사로 일부 넘어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IMA 사업을 영위하는 곳은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등 3곳이다. IMA 사업으로 증권사가 안정적으로 자금을 모아 운용할 수 있는 통로가 넓어지면서 자산관리(WM)와 기업금융(IB)을 한데 묶는 구조도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12월 국내 1호 IMA 상품을 출시한 뒤 4호 상품까지 내놨다. 3호 상품까지 누적 조달 금액은 2조1000억원이다. 4호 조달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총 2조4000억원을 확보하게 된다. 원금의 안정적 보전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시장금리 대비 초과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이다. 올해 IMA 조달 규모는 5조원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에셋증권도 1호 950억원, 2호 1000억원을 각각 완판했다. 연간 조달 금액은 6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2호 상품은 기업대출과 회사채 등 금리 수취형 자산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면서, 글로벌 혁신기업과 메자닌 투자 등을 통해 추가 알파 수익 창출을 노릴 방침이다.

또한 NH투자증권은 지난달 31일 4000억원 규모의 1호 상품을 출시해 이날까지 모집했다. 투자 기간은 2년 6개월, 기준수익률은 연 4.0%다. 기업대출, 회사채, 인수금융 등 우량 IB 자산을 중심으로 운용할 계획이다. 신용등급 AA+(안정적)와 은행계 금융지주 계열사로서의 재무 안정성을 차별화 요소로 내세우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올해 총 1조6000억원 수준의 조달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IMA는 고객 자금을 예탁받아 70% 이상을 기업금융 관련 자산 등에 운용하고, 그 수익을 고객에게 지급하는 상품이다. 자기자본 8조원 이상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된 초대형 증권사에만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은행에 머물던 대기성 자금을 투자와 기업금융으로 돌리는 연결 고리이자, 증권사의 몸집과 수익 구조를 동시에 키우는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다.

증권사들은 IMA 사업을 통해 운용 수익과 성과보수를 확보하면서 WM 수익원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개인 투자자가 접근하기 어려웠던 기업금융 상품을 리테일 채널로 공급할 수 있게 되면서 IB 부문의 고객 기반과 자산 기반 확대도 기대된다.

여기에 증권사는 발행어음과 IMA를 함께 키우며 자체 조달 기반을 넓히고 수익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수 있게 됐다. 반면 은행은 여전히 예대마진 중심 수익 구조 비중이 큰 데다 가계대출 총량 관리, 예대금리차 공시, 상생금융 확대 요구 등 정부 규제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편이다. 예·적금성 자금이 투자형 계좌로 이동하는 흐름이 빨라질수록 자금 유치와 운용 측면에서 증권사가 더 유연한 사업 구조를 확보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증시가 활기를 띠며 거래대금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국면에서는 레버리지를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증권사가 더 주목받는다. IMA는 발행어음과 함께 레버리지 비율 규제 산정에서 제외돼 효과적인 레버리지 활용 수단으로 꼽힌다.

대형 딜에서 증권사가 단독으로 대규모 인수금융을 주선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IMA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재매각(셀다운)보다 자체 계정 소화가 늘면서 대형 종투사로의 딜 쏠림이 가속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투자증권은 IMA를 가장 공격적으로 키우는 사업자로 평가된다. 울산GPS 지분 인수금융, 동진섬유 리파이낸싱, 롯데케미칼 주가수익스와프(PRS) 등 굵직한 딜에 IMA 자금을 활용했다. 경쟁사보다 빠른 IMA 조달이 실적 증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공격적인 IMA 조달과 레버리지 운용을 통해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도 기대된다.

나민욱 DB증권 연구원은 “최근 IMA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적극적으로 인수금융, 기업대출 등에 운용함으로써 향후 IB 부문 이익 개선에도 상당히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품 운용은 순조로운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투자증권 1호 상품 자산 1조1200억원 가운데 5892억원은 기업대출, 4540억원은 수익증권, 672억원은 머니마켓펀드(MMF)와 머니마켓트러스트(MMT)에 배치됐다. 1분기 수익은 96억원으로 수익률은 0.85% 수준이다.

IMA 사업에 속도를 내는 NH투자증권 역시 실적 개선 기대가 커지고 있다.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브로커리지 개선에 더해 IMA 1호 상품 출시 효과까지 반영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IMA로 수신 기반 확대와 IB 부문의 경쟁력 제고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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