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인프라펀드' 자산형성 승부수
추미애 '반도체 생태계' 첨단산업 내세워
한준호 'GTX링·P10' 도시개발형 승부

경기도의 미래를 놓고 '철도'와 '반도체', '펀드'가 맞붙었다. 자산형성이냐, 첨단산업이냐, 도시개발이냐로 경제 공약의 결이 엇갈린다.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본경선에 뛰어든 한준호·추미애·김동연(기호순) 세 후보는 각각 '경기도 10개 거점 순환 GTX-링' 신설, 16기가와트(GW) 전력을 갖춘 'K-반도체 클러스터 완성', 도민 공모형 인프라 펀드를 통한 '1억 자산 만들기 프로젝트'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는 5일부터 7일까지 사흘간 경기도지사 후보 본경선 투표를 실시한다. 권리당원 투표 50%와 국민참여 여론조사(안심번호) 50%를 합산해 최종 후보를 확정하며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2위 후보가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이투데이가 5일 이들 3인 후보의 경제 공약을 비교 분석한 결과 자산형성형·첨단산업형·도시개발형으로 방향성이 뚜렷하게 갈렸다.
한 후보는 'GTX-링'과 'P10 프로젝트'를 양대 축으로 도시개발·교통망형 공약을 제시했다. GTX-링은 경기도 10개 거점을 순환형으로 연결하는 경기도형 서울 2호선 격의 노선으로, 한 터널 안에 별도 지하 물류망을 병행 건설해 경제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P10 프로젝트는 고양 38만 평·하남 교산 18만 평 등 3기 신도시 자족용지를 활용해 '판교 10개'를 만들겠다는 공약. 기업 유치 인센티브 제도 설계가 관건이다.
여기에 경기북부 메가시티 구상, 이동형 돌봄 거점 100곳 구축(5분 생활권 돌봄), 민생 추경과 청년기본소득 복원을 공약에 담았다. '실용' 키워드로 이재명 정부와 정책 정합성을 강조하는 한 후보는 "도민 삶은 시간 주권의 문제"라며 체감 행정을 강조했다.
추 후보의 핵심 공약은 'K-반도체 클러스터 완성'을 앞세운 첨단산업 생태계형이다. 반도체 클러스터 경쟁력 강화를 위해 16GW 전력·130만 톤 용수·15만명 인력 수용 기반을 마련해 설계부터 제조까지 아우르는 전주기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공언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 공급 문제가 불거진 상황을 겨냥한 규제·제도 혁신 접근이다. 경기북부 중첩규제 해소와 방산클러스터 조성, AI 혁신이 4대 비전의 뼈대를 이룬다.
생활형 공약으로는 공공주택 14만8000호(연 3만7000호) 공급, 6~18세 어린이·청소년 무상교통(연 806억 원 소요, 도ㆍ시군 5대 5 분담 시ㆍ도 부담 208억 원)을 제시했다. 시·군 간 복지 격차 해소를 위한 '최소 돌봄 기준' 도입과 임산부 지원 원스톱 시스템 구축도 약속했다.
김 후보는 '경기도민 1억 만들기 프로젝트'를 전면에 내걸고 자산형성형 공약을 내세웠다. 핵심은 '경기 인프라 펀드'. 경기도 민자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자금 일부를 도민 공모형 인프라 펀드로 조달한 후 국가와 경기도가 이중 보증해 20~30년간 연 5% 이상 수익을 도민에게 배당하는 구조다. 기존 민자 SOC의 수익 구조 자체를 재설계하는 금융공학적 접근이 차별점이다.
김 후보는 지난달 24일 공약 발표 당시 "맥쿼리가 용인서울고속도로에서 연 15% 넘는 이자수익으로 지난 5년간 1396억 원을 받아갔고 투자금의 92%를 이미 회수했다"며 "해외자본이 수탈한 자리를 도민에게 돌려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인프라 펀드에 햇빛펀드(재생에너지)·스타트업 펀드를 더해 도민 1억 자산형성 패키지로 묶었고 이를 운용할 경기투자공사는 경기북부에 설립한다는 구상이다.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출신 '경제 전문가' 이미지를 공약 설계 단계부터 전면에 깔았다.
각 후보들은 상대 공약에 대한 검증도 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1차 합동토론회에서 한 후보의 공약에 대해 추 후보는 "현 GTX C 노선도 지연 중인데 GTX-링이 실현 가능하겠느냐"고 물었고, 김 후보는 "판교는 결국 투자 유치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추 후보 공약에 대해 김 후보는 "경기도에서 이미 하는 것들, 구체성이 결여됐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한 후보도 무상교통 공약의 예산 추계에 대해 "806억 원이라는 예산 자체가 계산상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이달 1일 2차 토론회에서 추 후보는 김 후보 공약에 대해 "SOC 민자사업 요금을 도민이 부담하는 구조"라고 주장했다. 한 후보는 "20~30년에 1억 원 형성이 체감되겠느냐"고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세 공약은 재원 조달 방식에서도 엇갈린다. 한 후보는 국가 철도망·3기 신도시 자산 활용(SOC 확장·기업유치) 방식을 설계했고, 추 후보는 국가 산업정책 연계(전력·용수·인력 인프라 확보), 김 후보는 시장 기반 금융 구조화(도민 직접 투자·배당)를 택했다. 신규 재정 투입 규모는 김 후보 구상이 가장 작지만, 민자 SOC의 통행료 부담 구조 자체는 해소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