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 여파, 의료계도 영향…“장기화 시 비상”

입력 2026-04-03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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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기·수액백 등 의료 소모품 공급 안정성 우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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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지역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공급망 불안이 국내 의료 현장으로 번지고 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석유화학 원료 수급 차질과 환율 상승이 겹치자 필수 의료소모품의 가격과 공급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3일 보건당국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나프타(Naphtha) 가격과 해상 운임이 상승하고 원·달러 환율까지 오르면서 의료용 플라스틱 제품의 생산 비용이 전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나프타는 일회용 주사기, 주삿바늘, 수액백 등 주요 의료소모품의 핵심 원료다.

이미 일부 품목에서는 가격 인상이 현실화됐다. 의료기기 업계는 최근 공문을 통해 일회용 주사기와 주삿바늘 등 주요 소모품 공급 가격을 최대 20% 인상하겠다고 통보했다. 업계는 원자재 가격 급등과 환율 상승 부담이 동시에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수급 불안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비닐 재질의 의약품 포장재와 시럽용 플라스틱 약통 등 일부 품목은 재고 부족 현상이 발생했으며 일부 업체는 홈페이지에 ‘재고 소진으로 구매 불가’ 공지를 게시하기도 했다.

의료소모품은 구조적으로 마진이 낮아 원가 상승분을 가격에 충분히 반영하기 어려운 품목이다. 한 약국 관계자는 “어쩔 수 없이 사놔야 해서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빨리 사놓으려고 한다. 주문이 원활하게 안 된다면 조만간 (어린이용 시럽 약을 덜어서 주는) 플라스틱 약통을 지급하지 못한다는 공지글을 붙여야 하나 싶다”고 토로했다.

병원 현장에서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사용량이 많은 수액백은 공급 차질 발생 시 진료 차질로 직결될 수 있는 대표적인 필수재다. 한 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수액백은 대체가 어려워 공급이 흔들리면 의료 현장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일부 의료소모품의 재활용 가능성 등 제도 개선 논의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업계는 아직 대응 여력이 있다는 입장이지만 사태 장기화 시 부담이 누적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원료 재고를 일정 수준 확보해 버티고 있지만 비용 상승이 지속되면 공급 축소나 추가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며 “정부와 업계의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공급 차질 우려 품목에 대한 가격과 수급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매점매석 등 유통 질서 교란 행위를 단속할 방침이다. 현재 대한병원협회 등 6개 의료단체로부터 생산량·재고·가격 동향을 일일 단위로 보고받으며 수급 상황을 관리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포장재 등 원료 변경이 필요할 경우 허가·신고 절차를 신속 처리해 의약품이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게 하겠단 방침이다. 앞서 산업통상부도 3개월간 수액제 포장재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조처했다며 대체 공급방안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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