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낙찰가율 96.0% ‘올해 최고’…하남 낙찰률 100%

부동산 시장의 선행지표로 통하는 경매 시장의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불패 신화’를 써 내려 가던 서울 강남권 경매 시장은 식어가지만, 경기 하남·성남 분당·용인 수지 등 경기 남부 핵심지와 서울 외곽 지역은 감정가를 훌쩍 넘긴 낙찰 사례가 속출하며 뜨겁게 달아오르는 모습이다. 고금리와 자금 조달 압박에 가로막힌 수요자들이 강남 대신 경기 내 진입 가능한 핵심지로 발길을 돌린 결과다.
30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3월 넷째 주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은 92.8%로 9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표를 견인한 건 경기도다. 경기도 아파트 낙찰가율은 96.0%로 전주(88.5%) 대비 7.5%포인트 급등하며 올해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하남시는 낙찰률 100%를 기록했고, 성남 분당구와 용인 수지구는 평균 낙찰가율이 110%를 웃돌았다. 감정가보다 10% 이상 웃돈을 얹어서라도 물건을 선점하겠다는 의지가 확인된 셈이다.
반면 서울은 비교적 냉기가 감돈다. 1월 107.8%까지 치솟았던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2월 101.7%로 내려앉았고, 3월에는 90% 선(첫째 주 기준 95.3%)으로 밀려났다. 강남권 고가 물건도 예외는 아니다. 이달 초 서초구 서초동 서초자이(전용 148.8㎡)는 10명이 응찰했음에도 감정가(29억8000만원)의 92.4% 수준에 낙찰됐다.
경기 핵심지의 경매 열기는 개별 사례에서도 확인된다. 3월 넷째 주 기준 낙찰가율 상위 10건 중 9건이 경기 지역 물건이었는데 분당 정자동 한솔마을은 낙찰가율 140.9%, 수지 상현동 광교상현마을 현대는 125.4%, 하남 미사강변센트리버는 115.5%에 낙찰됐다. 실수요 선호와 개발 기대가 겹친 경기 남부 선호지로 자금이 꾸준히 이동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일반 매매시장도 궤를 같이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월 넷째 주 서울 강남(-0.17%)·서초(-0.09%)·송파(-0.07%) 등 강남 3구가 일제히 약세를 보인 반면, 노원(0.23%)·구로(0.20%) 등 서울 외곽과 안양 동안구(0.48%)·용인 수지구(0.24%) 등 경기는 상승 폭을 키웠다.
경기 핵심지에서는 전세가 상승도 이어지고 있다. 3월 넷째 주 기준 서울 전셋값이 0.15% 오르는 사이 경기 화성 동탄(0.40%), 광명(0.34%), 하남(0.30%)은 더 큰 상승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강남 중심이던 경매 수요가 서울 외곽과 경기 핵심지로 분산되는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서울은 초고가 아파트 중심의 매수세가 꺾이면서 전체 낙찰가율이 낮아진 반면, 경기 남부는 대출이 가능한 가격대와 우수한 주거 여건을 바탕으로 실수요가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이전에는 강남권 아파트들이 경매 1회차에 120~130% 수준으로 낙찰되면서 서울 낙찰가율을 끌어올렸지만, 지금은 강남권 초고가 아파트의 매수세가 예전만 못해 전체 수치도 내려간 것”이라며 “반면 분당·수지·하남 등 경기 남부 규제지역은 대출이 어느 정도 가능한 가격대인 데다 거주 여건과 교통 환경도 좋아 실수요자들이 그쪽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