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23일 5405.75에서 27일 5438.87로 33.12포인트(0.61%) 상승했다. 코스닥은 같은 기간 주간 흐름 속에서 종목별 차별화 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주 증시는 미-이란 사태에 따라 급격히 흔들렸다. 지난 주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8시간 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을 경우 발전소 타격 등 추가 군사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취지의 최후통첩을 내놓으면서 23일 코스피는 6.49% 급락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며 군사 공격을 5일간 연기하고 휴전 계획까지 전달했다고 밝히자 시장은 전쟁 공포에서 휴전 기대 쪽으로 빠르게 무게를 옮겼다.
실제 코스피는 24일 2.74%, 25일 1.59% 오르며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하지만 26일 다시 3.22% 급락한 데 이어 27일에도 0.40% 내리며 불안정한 흐름을 이어갔다. 중동 변수에 따라 위험자산 선호와 회피가 반복되면서 주간 내내 방향성이 흔들린 셈이다.
주 후반에는 반도체주가 시장 부담을 키웠다. 구글이 현지시간 24일 모델 성능 저하 없이 메모리 사용량을 6배 줄일 수 있다고 소개한 터보퀀트 기술을 공개하면서 메모리 수요 둔화 우려가 불거졌다. 이에 25일 마이크론 주가가 하락했고, 국내 증시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6일 큰 폭으로 밀리며 지수 하방 압력을 키웠다.
수급에서는 개인의 저가 매수가 두드러졌다. 개인은 이번 주 11조350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외국인은 10조670억원, 기관은 2조2169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차익 실현과 위험 축소에 나서는 동안 개인이 낙폭 확대 구간에서 매수세를 받아낸 흐름이다.
NH투자증권은 다음주 코스피 예상 밴드를 5300~6000포인트로 제시했다. 상승 요인으로는 한국 수출 지표를, 하락 요인으로는 유가 불확실성과 지정학 리스크를 꼽았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AI에서 필요한 데이터를 압축해 메모리 사용량을 줄이는 기술이 공개되며 단기적으로 반도체 주가가 약세를 보였지만, 과거 사례를 보면 효율화 기술이 수요를 위축시키기보다 오히려 총수요를 유지하거나 확대하는 경향이 뚜렷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터보퀀트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요 감소 우려는 과도한 측면이 있다”며 “삼성전자 잠정실적 발표를 앞두고 3월 반도체 수출 성장 기대가 확대될 수 있다”고 했다.
다음 주에는 3월 한국 수출 지표와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 미국 고용지표 등이 잇따라 발표된다. 국내 증시에선 4월 7일 예정된 삼성전자 잠정실적 발표를 앞두고 반도체 업황 기대가 다시 부각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미국 제조업 신규 주문이 확장 국면을 유지하고 고용 지표가 개선 흐름을 보일 경우, 최근 부각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도 일부 완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투자전략 측면에서는 전쟁 종식 여부와 무관하게 국방과 에너지 자립 수요가 커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나 연구원은 최근 시장에서 부각된 HALO(Heavy Assets, Low Obsolescence) 성격의 업종으로 반도체, 전력기기, 방산 등 인프라 관련주를 제시했다. 여기에 원가 상승분을 가격 인상으로 전가할 수 있는 일부 소재 업종과 필수소비재도 관심 업종으로 꼽았다.
나 연구원은 “중동 긴장이 완화되더라도 에너지 공급망 재정비와 재무장 수요는 단기간 내 해소되기 어렵다”며 “방산과 전력기기, 원전 중심의 투자 수요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