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완연한 봄입니다.
25일 낮 최고 기온이 20도 안팎으로 오르며 포근한 날이 이어졌는데요. 봄이면 어김없이 밖으로 나서기 마련이죠. 자연스레 지역 곳곳에서 열리는 축제에도 관심이 높아지는 요즘입니다.
최근의 축제는 먹거리와 풍경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무엇을 남길 수 있느냐'가 핵심 질문으로 떠올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짧은 시간 안에 확실한 경험을 추구하는 여행 방식, 그리고 이를 기록하고 공유하는 문화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됩니다. 인스타그램이나 틱톡 등 SNS를 통한 '경험의 증명'이 무시 못 할 소비 가치로 자리 잡으면서 축제의 흥행 여부도 얼마나 많은 '공유할 거리'를 제공하느냐에 달려 있게 된 셈이죠.
이에 축제들도 구경이 아닌 '체험'과 '소장'에 무게를 두고 전략을 짜고 있습니다. 축제에 방문해야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먹거리를 선보이기 위해 연구를 반복하고, 방문객들의 체류 시간을 확대하기 위해 동선 관리에 심혈을 기울이죠. 소장 욕구를 부르는 굿즈도 활발히 선보이는 중입니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지에서 화제를 모은 축제가 있습니다. 3월 26일부터 29일까지 나흘간 열리는 논산 딸기축제가 주인공이죠.
논산시민가족공원 일대에서 열리는 이번 축제는 단순 딸기 시식이나 판매를 넘어 체험 프로그램과 굿즈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관광객들의 호기심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축제에서 빠질 수 없는 먹거리 라인업부터 화려합니다. 우선 대전의 자랑 성심당이 출격해 눈길을 끄는데요. 오뚜기, 롯데웰푸드 등 다양한 기업도 논산 딸기축제에서 딸기를 활용한 간식들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딸기 수확 체험, 딸기 판매장 등 대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요. 헬기 탑승 체험도 시선을 모으는 체험 행사 중 하나입니다.
특히 뜨거운 관심을 받은 건 캐릭터 상품입니다. 논산 딸기축제 측은 다양한 딸기 테마 기념품을 전시, 판매할 예정인데요. 앞서 논산 딸기축제는 1월 공식 캐릭터 '스윗벨', '비타벨', '킹스벨' 등 딸기 삼총사의 탄생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를 활용한 캐릭터 굿즈를 이번 축제 개최에 앞서 처음으로 공개하면서 네티즌들의 눈길을 끈 겁니다.
24일 논산문화관광재단 공식 인스타그램에는 스윗벨 논산 딸기 인형 사진이 공개됐는데요. 실제 딸기를 포장한 듯한 깜찍한 모습까지 연출됐습니다. 적지 않은 네티즌들은 "근처인데 인형 사러 가볼까 싶다", "원래 딸기를 좋아하는데 굿즈가 너무 예뻐서 축제에 가고 싶어졌다" 등 호평을 보냈죠. 키워드 검색 데이터를 볼 수 있는 구글 트렌드에서도 관심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이달 초 증가하기 시작한 '논산 딸기축제'의 검색 지수는 캐릭터 상품이 공개된 24일 정점인 100을 기록했습니다.

매년 봄이면 개최되는 벚꽃 축제들도 상춘객 맞이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벚꽃이 평년보다 이르게 개화할 것으로 예상돼 일부 축제들은 시작을 앞당기고 기간을 늘렸죠.
먼저 부산 사상구는 벚꽃 개화가 예상되는 이달 27일부터 다음 달 12일까지 낙동 제방 삼락벚꽃길 일대에서 '2026년 낙동강정원 벚꽃축제'를 개최합니다. 이달 27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는 벚꽃 음악회, 버스킹, 거리 퍼포먼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열리고, 이후에도 피크닉 존 등이 운영됩니다.
특히 올해는 야간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습니다. 야간 버스킹 공연을 열고 고보라이트 조명을 설치하는 등 밤에도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하겠다는 의지입니다.
서울 영등포구도 다음 달 3일부터 7일까지 여의서로 일대에서 '여의도 봄꽃축제'를 개최하는데요. 이번 축제는 참여형 콘텐츠를 강화한 게 특징입니다. 개막 퍼레이드와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의 축하 비행 등 볼거리를 마련하고 축제장을 '봄꽃·휴식·예술·미식' 4개 테마 공간으로 구성했죠.
운영 시간은 오후 9시 30분까지 연장해 바쁜 직장인도, 학생도 야간에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했습니다. 여기에 지역 상권과 연계한 할인 행사도 진행하고요. 시각·청각 장애인을 위한 해설과 자막 서비스 등 '무장애 축제'도 확대 운영될 예정입니다.
송파구는 다음 달 3일부터 11일까지 석촌호수 일대에서 진행되는 '2026 호수벚꽃축제'를 단순한 꽃놀이를 넘어 문화예술 축제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인데요. 축제 기간 매일 이어지는 버스킹, 클래식, 재즈 공연에 더해 석촌호수 산책로 전 구간에 경관 조명을 설치, 야간에도 벚꽃을 감상할 수 있게 합니다. 포토존과 벚꽃 게이트도 준비하죠.
대표적인 벚꽃 축제, 경남 창원시에서 매년 열리는 진해 군항제는 각종 콘텐츠를 더했습니다. 27일 오후 6시 진해공설운동장에서 '제64회 진해군항제'와 '진해군악의장 페스티벌'의 공동 개막식을 시작으로 다음 달 1일 오후 8시에는 진해만을 수놓는 대형 불꽃과 음악 연출, 주변 벚꽃 야경이 어우러진 '이충무공 승전기념 해상 불꽃쇼'를 선보입니다.
여기에 기존 야시장을 전면 개편, '군항브랜드페어'와 '군항빌리지'를 새롭게 마련했는데요. 군항브랜드페어는 국내 중소기업 제품을 판매하는 박람회 형태로, 군항빌리지는 벚꽃과 유명 먹거리를 결합한 좌석형 먹거리 존으로 운영됩니다. 또 올해 2회째를 맞는 유료 공연인 '체리블라썸 뮤직페스티벌'은 규모를 확대해 다음 달 3일부터 5일까지 열립니다. 이 외에도 이충무공 추모대제, 블랙이글스 에어쇼 등 다양한 볼거리가 방문객을 맞죠.

최근 지역 축제들은 '무언가를 남기는 경험'에 무게를 둔 모습입니다. 매년 찾아오는 벚꽃 축제더라도 단순히 꽃을 보고 먹거리를 즐기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굿즈를 사고 체험에 참여하고 이를 기록하는 방식으로 관광 동선을 구성하는 중이죠.
가장 두드러지는 건 캐릭터와 굿즈를 앞세운 방식입니다. 논산 딸기축제처럼 공식 캐릭터를 활용한 인형과 포토카드, 액세서리 등을 내세우며 소장 욕구를 자극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데요. 방문의 목적 자체가 '구경'이 아니라 '획득'으로 이동하는 모습도 포착됩니다.
야간 콘텐츠를 강화하는 흐름도 뚜렷합니다. 벚꽃 축제들이 운영 시간을 밤까지 늘리고 경관 조명이나 공연을 배치하는 건 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한 전략인데요. 낮에 다녀가는 방문객을 밤까지 머물게 하면서 식사·숙박 등 추가 소비로 이어지도록 설계된 구조로 해석할 수 있죠.
체험형 콘텐츠 역시 빠지지 않습니다. 헬기 탑승이나 유료 공연처럼 별도의 비용을 내고 참여하는 프로그램도 기획, 방문객을 분산하고 질적 성장을 꾀하는 흐름 역시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더 나은 환경과 경험을 원하는 수요가 반영된 결과죠.
축제는 그저 '한 번 다녀오는 행사'에 머물지 않습니다. 현장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를 즐기고, 굿즈를 사고 이를 공유하면서 소비가 이어지는 구조가 눈길을 끄는데요. 이제는 '어떻게 경험하게 하느냐'가 핵심 경쟁력이 되는 분위기입니다. 올봄,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들 축제는 무엇이 될지 궁금해지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