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 분쟁 장기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국내 금융권은 전반적으로 견조한 자본여력과 외화 유동성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환율·유가·금리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지만 현재까지 건전성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금융위원회는 19일 업권별 협회와 금융연구원, 보험연구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리스크 점검회의를 열고 중동 상황이 금융권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했다.
은행권의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지난해 3분기 말 13.59%로 규제비율 8%를 크게 웃돌고 있다. 외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역시 지난해 2분기 152.7%에서 연말 168.9%로 높아져 규제비율 80%를 상회했다.
보험권의 지급여력(K-ICS) 비율은 지난해 3분기 말 210.8%로 집계됐다. 외화 유동성 비율도 지난해 4분기 320.3%로 규제 수준을 크게 웃돌았다. 여신전문금융회사 역시 지난해 말 기준 조정자기자본비율이 카드사 21.1%, 비카드 여전사 19.0%로 각각 규제비율을 크게 상회했다.
중동 지역에 대한 국내 금융회사의 직접 익스포저도 크지 않은 수준으로 파악됐다. 6개 은행의 중동 익스포저는 4조3000억원으로 위험가중자산의 0.3% 수준이었다. 이란·이스라엘 관련 익스포저는 10억원 수준에 그쳤다. 보험권은 생보 5조1000억원, 손보 2조4000억원 규모의 익스포저를 보유하고 있고 신협중앙회는 23억원 수준이다.
저축은행의 자기자본비율(BIS)은 지난해 말 15.81%로 규제비율 7~8%를 웃돌았고 유동성비율은 151.1%로 나타났다. 상호금융권도 지난해 3분기 기준 순자본비율이 상호금융조합 7.92%, 새마을금고 7.85%로 각각 규제비율을 넘어섰다.
다만 금융당국은 중동 상황이 길어질 가능성에 대비해 업권별 점검과 대응을 강화하기로 했다. 은행권은 환율·금리·유가 상승에 따른 리스크를 일일 점검하고 정유·석화·항공 등 유가 민감 업종의 익스포저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보험권은 금리 상승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듀레이션 갭 관리 강화에 나섰다. 여전업권은 여전채 시장 변동성에 대비해 은행 차입, 자산유동화증권(ABS), 기업어음(CP) 등 대체 조달수단 확보를 추진 중이다.
아울러 보험권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전쟁 영향에 따른 선박보험 공백 차단에도 나섰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중동으로 운항하는 선사 가운데 보험 가입 선사 기준 총 33건 중 32건이 재가입을 마쳤다. 보험사들은 중동 지역 소재 기업에 피해가 발생할 경우 보험금을 신속히 지급하고 보험료가 오를 경우 예상 변동 폭에 대한 정보 제공도 강화할 방침이다.
김진홍 금융산업국장은 "자본비율이나 연체율 같은 외형적 지표뿐 아니라 자본시장 자금 유입 확대가 수신에 미치는 영향 등 잠재 위험요인도 함께 점검하겠다"며 "시장 불안이 심화할 경우 정책 대응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비상 대응체계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