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효성 하이닉스 인수 결정 '무모한 도전'

입력 2009-09-23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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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하기엔 버거운 상대...인수자금 조달 능력도 '글쎄'

효성의 하이닉스 인수가 그간 착실히 다져온 이미지에 오점을 남길 가능성이 다분하며, 버거운 상대를 MA& 대상으로 선정했다는 증권업계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2일 하이닉스 주식관리협의회 주관기관인 외환은행에 따르면 하이닉스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마감한 결과, 효성 단 1개 기업만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외환은행은 지난 7일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기업집단 가운데 지난해 자산 총액이 5조원 이상인 29개 기업과 2007년과 2008년 모두 상호출자제한을 받은 기업집단 가운데 자산총액이 2조원 이상인 14개 기업 등 총 43곳을 대상으로 매각 안내문을 발송했다.

당초 국내 기업 가운데 4~5곳이 하이닉스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제 지원한 기업은 효성 한 곳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주주단은 10월 중으로 예비입찰 제안서를 접수받고, 본입찰 및 실사 등을 거쳐 11월말까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증권업계는 효성의 하이닉스 인수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 인수 자금을 조달하기도 어려울 뿐더러 그간 착실하게 다져온 이미지에 오점을 남길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김영진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효성은 그동안 부실 해외법인의 정리와 더불어 화학, 섬유회사에서 중공업, 신재생에너지 및 첨단신소재기업으로 내실을 다지며 변신했다"며 "그러나 이번 하이닉스 인수의향서 제출은 이러한 이미지에 오점을 남길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물론 법적 구속력이 없는 인수의향서 제출이지만, 2조원대에 달하는 과도한 차입금 상황에서 다시 차입을 통한 하이닉스 인수는 성급한 측면이 있다"며 "효성그룹이 하이닉스 인수 우선협상자대상 선정(11월 말) 시 과도한 차입금 증가로 재무구조리스크가 부각될 가능성이 있어 투자의견 및 목표주가 변경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종호 대우증권 연구원도 "효성의 하이닉스 인수는 성사되지 않는 것이 합리적"이라면서 "하이닉스는 2009년 예상 주당순자산비율(PBR)이 2.6배에 달해 이미 저평가돼 있지 않다으며, 효성은 보유 현금, 차입금 구조 등을 봤을때 하이닉스를 현 가격대에서 인수할만한 여력이 없다"고 설명했다.

송 연구원은 "하이닉스의 채권단 지분 28%는 현재 3조6400억원이며,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거래 규모는 4조원에 달할 것"이라면서 "하지만 효성의 차입금 2조원과 보유 현금 규모로 보았을 때 감당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또한 "메모리 산업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는 효성은 글로벌 2위 D램업체인 하이닉스의 경쟁력을 키울만한 역량을 갖춘 회사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승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효성이 현 수준의 이익과 재무상태로는 3.6~4조원에 달하는 하이닉스 인수대금을 마련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2분기 말 기준 효성이 가진 현금성 자산은 총 1630억원 밖에 안되기 때문에 추가 자금조달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어 "효성의 부채수준이 이미 높은 점을 감안하면 은행으로부터의 추가적인 자금조달은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 이자보상배율이 2008년 5.1배, 순부채/EBITDA가 3.3배 등 재무지표가 이미 부담스러운 수준에 와있다"고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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