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기에 조달한 사채, 불황 속 만기” 배터리사, 상반기 줄줄이 7000억 차환 부담

입력 2026-03-11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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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캐나다 '넥스트스타 에너지' 공장 전경 (사진제공=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캐나다 '넥스트스타 에너지' 공장 전경 (사진제공=LG에너지솔루션)

국내 배터리 업종의 신용도가 흔들리는 가운데 주요 기업들의 채권 만기가 잇따라 돌아오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에코프로, LG화학 등을 중심으로 올해 2분기 이후 공모 회사채 만기가 이어지면서 차환 발행 여건에 시장 관심이 쏠린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2023년 발행했던 약 3700억원 공모 회사채가 오는 6월 만기를 맞는다. 2023년은 전기차와 이차전지 업황 기대가 정점에 달했던 시기였지만, 현재는 전기차 수요 둔화와 글로벌 공급과잉이 겹치며 시장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13일에도 2019년 발행한 2000억원 규모 공모채 만기를 앞두고 있다.

에코프로도 만기가 연달아 예정돼 있다. 8월 24일에는 25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 같은 달 28일에는 140억원 규모 사모사채 만기가 각각 돌아온다. LG화학 역시 2020년 발행한 500억원 규모 공모채(내년 2월)와 2024년 발행한 3200억원 규모 공모채(내년 3월) 만기를 앞두고 있다.

이들 기업은 채권 만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신용도까지 잇따라 흔들렸다는 공통점이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전일 에코프로의 선순위 무보증 사채 장기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A-'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단기신용등급은 A2-로 평가했고 등급전망은 안정적으로 부여했다.

앞서 5일에는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현재 BBB인 신용등급이 향후 BBB-로 낮아질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S&P는 화학 사업 부진과 전기차 시장 둔화가 두 회사의 수익성에 지속적인 부담을 줄 것으로 봤다. 최소 내년까지 경영 환경의 어려움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특히 중국 대형 업체와의 경쟁 심화와 과잉 생산, 불안정한 무역 환경이 사업 위험을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LG화학이 고부가가치 특수 화학 제품 중심으로 사업 구조 전환을 추진하고 있지만, 구조적 약점을 해소할 만큼 충분한 규모를 확보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봤다.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해서는 미국 전기차 세액공제 종료 이후 수요가 예상보다 크게 약화했으며, 올해 전기차 배터리 판매량이 20% 이상 감소하면서 영업손실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 12월 미국 포드로부터 배터리 공급계약 해지를 통보받았고, 제너럴모터스(GM)와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가 올해 상반기 가동 중단에 들어간 점도 부담 요인으로 지목됐다. 공급계약 해지와 가동률 하락으로 현금창출력이 약화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신용도까지 흔들리면 향후 차환 발행 과정에서 조달 여건이 더욱 나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시장에서는 결국 배터리 기업들이 수익성 저하와 자금조달 부담이라는 이중 압박에 놓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신용등급이 낮아지면 채권 발행 금리가 높아지는 구조인 만큼 향후 차환 발행 과정에서 조달 비용 부담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황 둔화로 현금창출력이 약화한 상황에서 조달 금리까지 상승할 경우 배터리 업종 전반의 재무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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