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여의도에서 재건축 속도가 가장 빠른 단지로 꼽히는 대교아파트가 관리처분계획 인가 절차에 본격 착수했다. 재건축 사업의 ‘마지막 관문’으로 불리는 관리처분계획이 조합 총회를 통과하면서 사업은 사실상 착공을 향한 9부 능선을 넘게 됐다.
3일 여의도 대교아파트 재건축 정비사업 조합에 따르면 조합은 지난달 28일 여의도 하나증권 빌딩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관리처분계획안을 의결했다. 이번 총회는 여의도 재건축 단지 가운데 처음으로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추진하는 사례다.
이날 총회에는 최호권 서울 영등포구청장을 비롯해 설계를 맡은 영국 건축 설계사 헤더윅 스튜디오, 시공사인 삼성물산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서울 시내 주요 재건축 조합장들도 벤치마킹 차원에서 현장을 찾았다.
관리처분계획은 1월 28일부터 2월 27일까지 한 달간 주민 공람을 거쳤으며 총회에서 97.3%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조합은 즉시 영등포구청에 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계획안에 따르면 재건축 후 대지면적은 2만6869㎡, 연면적은 22만2450㎡ 규모다. 지하 5층~지상 49층, 4개 동, 총 912가구와 부대복리시설 및 근린생활시설이 조성된다.
이날 총회에서는 헤더윅 스튜디오의 수장 토머스 헤더윅이 직접 참석해 디자인 콘셉트를 발표했다. 그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진행한 ‘비저닝 스터디(Visioning Study)’ 결과를 공개하며 설계 방향성을 설명했다.
토머스 헤더윅은 “한국의 현대식 아파트는 반복적이고 정체성을 찾기 어렵다”며 “주민들이 오랫동안 소중히 여길 집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설계 콘셉트는 ‘서울의 산과 그 곡선’이다. 한강 조망이라는 입지적 강점에 더해 서울을 둘러싼 산의 부드러운 실루엣을 건축물에 반영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물결치는 듯한 윤곽선을 가진 4개 타워형 동과 유기적인 지상부 설계안이 제시됐다.
총회에 참석한 한 조합원은 “헤더윅 스튜디오가 설계한 뉴욕의 랜턴 하우스와 도쿄 아자부다이 힐스를 보며 기대해왔다”며 “오늘 공개된 콘셉트는 기대를 뛰어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시공사로 선정된 삼성물산도 이날 총회에 참석해 헤더윅 스튜디오와 협업해 여의도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주거단지를 조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정희선 조합장은 “2024년 1월 조합 설립 이후 지난 2년이 인허가를 통과하며 방향성을 잡는 과정이었다면, 앞으로는 이를 실현하는 실행 단계”라며 “획일화된 재건축과 차별화된 사업을 끝까지 성공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여의도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대교아파트가 관리처분계획 인가에 선제적으로 나서면서 향후 다른 단지들의 사업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