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수주 급감 · 자금사정 악화 '2중苦'

입력 2009-09-18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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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0월 이후172척 발주 취소..."수주 가뭄 장기화에 잔량 조절 검토 필요"

수주 가뭄에 대한 대형 조선사들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발 신조 수주 취소 소식이 잇따라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대형 조선사들의 자금 사정도 악화되고 있다.

특히 조선업계 일부에서는 해운시장 침체가 장기화 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신조 수주 물량에 대한 인도 연기를 선주 측과 논의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팽배해지고 있다.

18일 조선업계 등에 따르면 중국 조선업계의 신조 발주 취소 물량이 지난해 10월부터 올 7월말까지 172척ㆍ595만DWT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발 발주 취소 소식은 최근 들어서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달 들어 러시아 한 선사가 중국 조선사에 발주한 벌크선 10척에 대한 계약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덴마크 국적의 선사도 올 6월 중국 조선사에 발주한 파나막스급 4척에 대한 계약을 취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국내 대형 조선사들의 상황도 악화되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사 빅3의 올 상반기 현재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조4140여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조4340여억원과 비교해 1조원 이상 감소했다.

조선사별로 보면 올 상반기 현대중공업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6944억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100% 이상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중공업도 5060여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9% 가량 감소했다. 반면 대우조선해양만이 지난해보다 2000억원 가량 증가했다. 수주 가뭄이 장기화되면서 대형 조선사들의 현금 사정이 빠듯해지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해운시장의 수급 불균형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신조 선박 수주 가뭄이 길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대형 컨테이너선의 경우 지난해 11월 이후 신주 발주가 전무한 가운데 올해 해체량도 전체 운항선대의 2%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벌크선도 오는 2010년과 2011년 인도되는 물량이 올해와 비교해 각각 2배와 3배에 이르고 있는 등 향후 2년간 선박공급 상태가 계속될 전망이다.

유조선은 상황도 마찬가지다. 올해 신조 유조선들이 대부분 예정대로 시장에 진입하고 있는 가운데 선박 해체 움직임은 찾을 수 없는 상태다.

또 정유사가 보유한 일부 선박들이 자체 수송 물동량 감소로 현물시장에 투입됨에 따라 선박공급 과잉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조선업계 일각에서는 조선사가 먼저 나서서 신조 선박 인도 연기에 대해 선주들과 협의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수주 가뭄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물량이 예정대로 인도되면 수주잔량이 고갈되면서 조선사들의 자금사정이 크게 악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수주가뭄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며 "현재와 같은 수주가뭄이 계속된다면 조선사가 먼저 나서서 인도 연기를 해야 할 판"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국내 대형 조선사에는 중국과 같은 대규모 신규 수주 물량 취소 사례는 찾을 수 없지만 업계 내부에서는 일부 물량에 대한 발주 취소와 인도 연기 사례가 있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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