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X투데이] 깊어지는 외환당국의 고민

입력 2009-09-17 08:11 수정 2009-09-17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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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달러화의 초약세 움직임이 지속되면서 원화값 강세가 가파른 모습을 보임에 따라 외환당국의 달러화 매수 개입 명분을 제공하는 상황이지만 당국으로서는 현재 구두 개입 이상의 스탠스를 취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원ㆍ달러 환율이 떨어할수록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이 떨어질 질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원화값 강세를 제어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지만 그 방법을 딱히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국내외 증시가 금융시장 안정과 선진국 경기회복 가시화로 빠른 상승이 전개되고 있는 상황이라, 달러화 약세로 촉발된 풍부한 유동성을 제어하기가 쉽지 않다고 외환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최근 코스피지수는 9000억원에 육박하는 외국인 순매수에 힘입어 1700선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는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측면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는 풍부한 유동성에 기인한다.

낮은 조달금리와 통화가치 약세로 인한 달러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수익성을 좇아 움직이면서 우리 증시로의 해외 유동성 유입이 최근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유동성 앞에서는 당장의 펀더멘탈에 대한 고민을 접어두는 경향이 있다며 '유동성의 힘' 만으로 증시는 올라가고 환율을 끌어내리는 시장 여건이 점차 조성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외환당국 입장에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 경제가 여타 국가들에 비해 빠른 회복세를 나타낼 수 있었던 이유로 환율 효과에 따른 수출 여건 개선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최근의 원화값 강세가 달가울 리 없다.

외환당국이 만약 달러화의 과잉 공급을 일정 부분 거둬들이기 위한 조치에 나설 경우, 달러화가 원화로 환전되는 과정에서 시중 유동성(원화)이 재차 증가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

이는 경제지표의 가파른 회복세와 양호한 기업실적 등을 토대로 경기회복 기대감이 점차 높아지는 가운데 최근 시중에 과도하게 풀린 유동성을 재차 흡수해야 한다는 '출구전략' 시점을 저울질하는 정부 입장과도 다른 행보이기 때문.

한은이 통화안정증권을 발행해 달러화를 흡수할 경우, 시장 안팎으로부터 환율 조작국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쓸 수 있다. 이 또한 수 차례 언급된 내용이다.

외환당국은 따라서 적극적인 매수 개입보다는 구두개입과 같은 미세조정 이상의 포지션을 취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당분간 서울 외환시장내 달러화 공급 우위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미 다우지수가 산업생산 증가 등 경제지표 호전과 달러 약세에 따른 상품ㆍ원자재 관련주들의 강세에 힘입어 큰 폭으로 상승한 데 힘입어 재차 내림세를 탈 전망이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ㆍ달러 1개월물 선물환율은 뉴욕증시가 강세를 띤 영향으로 1210원선을 뚫고 내려갔다. 이날 원ㆍ달러 1개월물 선물환율은 1207.25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가 +0.45원 수준인 점을 감안시 이날 NDF 종가는 전날 서울환시 현물환 종가 1211.30원보다 4.50원 하락한 수준이다.

글로벌 달러화는 미 산업생산 호조에 따른 투자자들의 달러화 매도 및 고수익자산 매수 등으로 지난 1년래 최저 수준으로 유로화 대비 하락했다.

한 시중은행 외환 딜러는 "시장내 달러화 공급 우위 여건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며 "증시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인 데다 증시 조정을 예상하고 달러를 매수했던 일부 세력들이 최근 손절매도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딜러는 "외환당국이 전일 구두로 원화값의 가파른 강세 기조에 우려를 표하는 모습을 보이며 1210원선 초반에서 하락을 방어하는 모습이었지만 추세적인 하락 기조는 막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외국계은행의 또 다른 딜러는 "외환당국은 그동안 뉴욕 NDF 시장에서 역외 선물환율을 끌어올리거나 NDF 매도 포지션을 청산하는 방식으로 원화값을 조절했지만 현물환 시장에는 직접적인 개입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하지만 최근 하락 추세로 볼 때 1200원선마저 내줄 수도 있다는 시장내 분위기가 대체적인 만큼, 현물환시장으로까지 당국의 개입이 실제 이뤄질 것인지도 조심스럽게 관측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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