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달러 환율이 1430원대로 내려앉으며 하방 압력이 우위로 기울었다. 다만 원화 약세 재료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28일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주말 이후 엔화 가치 급등과 함께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비중이 하향 조정되면서 환율 급락을 이끌었다”며 “지금은 경기 및 정책 측면에서 환율 하방 압력이 우세한 환경”이라고 밝혔다. 지난 26일 장중 환율은 1433원까지 레벨을 낮췄다.
다만 문 연구원은 “원화 약세에 대한 심리가 온전히 꺾였다고 보긴 어려워 레벨을 낮출 때마다 달러 실수요가 유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의 관세 부과 위협과 함께 이란·그린란드 등을 둘러싼 지정학적 불안이 원화의 잠재적 약세 압력으로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이 상반기에는 ‘하락 후 소폭 반등’ 흐름을 반복하며 점진적으로 하단을 낮출 것으로 봤다. 문 연구원은 “상반기 중 원·달러 환율은 점진적으로 하단을 낮출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수급 정책 효과 약화, 국내 경기 둔화, 해외주식 투자 가속화로 환율이 다시 반등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고 했다.
엔화와 관련해서는 미국의 개입이 단기 약세 압력을 진정시켰지만, 확장 재정 우려가 약세 재료로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엔화는 일본은행(BOJ)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된 이후 달러-엔 상방이 재개되며 심리적 저항선인 160엔을 위협했지만, 미·일 정부의 외환시장 공조 개입 소식이 전해지며 153엔까지 급락했다.
국민연금의 자산배분 조정도 환율 수급 부담을 완화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는 최근 목표 대비 국내투자 비중을 확대하고 해외투자 비중을 축소했다. 국내주식은 14.4%에서 14.9%로 0.5%포인트 상향, 국내채권은 23.7%에서 24.9%로 1.2%포인트 상향된 반면 해외주식은 38.9%에서 37.2%로 1.7%포인트 하향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연구원은 “해외주식 비중이 하향 조정되면 올해 해외자산 증가폭이 기존 경로 대비 약 27조 원(약 180억 달러)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적정환율을 5원 내외 낮추는 효과가 예상되고, 심리적으로는 해외자산 매입을 위한 달러 수요 축소가 원화 약세 심리에 따른 수급 쏠림을 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주춤했던 서학개미(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 연초 재투자 반등과 관련해서는 “절대 금액 기준으로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달러 매수 일방향의 수급 쏠림 국면에서는 영향이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