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대체 어디까지 꾸미는 거예요?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등장한 ‘꾸’들입니다. ‘볼꾸’, ‘거꾸’, ‘빗꾸’, ‘키캡꾸’의 등장이죠. 볼펜 꾸미기, 거울 꾸미기, 빗 꾸미기, 키캡 (키링) 꾸미기 등 과거 ‘다꾸(다이어리 꾸미기)’를 넘어선 모양새인데요. 종이와 문구 중심의 취향 소비를 넘어 이제 일상에서 손에 쥐는 거의 모든 소품으로 ‘꾸’가 침투했습니다.
완성된 제품을 구매하는 대신, 기본에 자신의 취향을 더해 스스로 완성하는 건데요. 이것이 바로 이 꾸미기 열풍의 핵심 커스텀마이징 DIY죠. 동대문 부자재 상가에는 수백 가지 비즈와 파츠가 진열장을 채우고 이를 고르기 위한 발길이 끊이지 않는데요. 꾸미기가 하나의 놀이이자 취미로 자리 잡으면서 소비자들은 투명한 진열장 속 형형색색의 재료를 직접 고르고 조합해 ‘나만의 소품’을 만들어내죠.
가장 대중적인 사례는 ‘볼꾸’입니다. 장식이 없는 볼펜대에 다양한 파츠를 끼워 나만의 볼펜을 만드는 방식인데요. 별도의 기술이나 준비물 없이도 매장에서 재료를 구하는 즉시 만들 수 있죠. 완성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고 결과물이 곧바로 손에 잡힌다는 점에서 진입 장벽이 낮은데요. 필기구라는 실용적인 물건을 꾸민다는 점도 볼꾸의 확산에 힘을 보탰습니다. 파스텔 톤 바디에 귀여운 곰돌이, 소녀 캐릭터 파츠가 큼지막하게 달려 필기할 때마다 기분 전환을 돕는다는 반응들이죠.
‘거꾸’와 ‘빗꾸’ 역시 비슷한데요. 거꾸는 손거울이나 휴대용 거울을 꾸미는 방식입니다. 앞서 거울 뒷면이나 테두리를 꾸미는 것을 넘어 볼꾸와 같이 장식이 없는 대에 파츠를 넣어 만들죠. 빗꾸, 빗 꾸미기도 동일합니다. 하트 모양 손거울들은 진주와 큐빅, 리본으로 장식되어 마치 요술봉을 연상시키는데요. 헬로키티와 같은 친숙한 캐릭터와 핑크빛 비즈의 조화는 Y2K 감성을 자극하며 소장 욕구를 불러일으키죠. 모두 사용하는 물건에 개성을 더하는 건데요. 모두 크기가 작고 가볍다는 점, 그리고 꾸민 뒤에도 실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키캡꾸’도 빠질 수 없는데요. 키캡 클리커 꾸미기, 키캡 키링 꾸미기를 뜻합니다. 기계식 키보드 커스터마이징 문화에서 출발한 개념이지만 최근에는 키보드에 직접 끼우는 용도가 아니라 키캡 모양의 키링, 클리커를 꾸미는 형태로 소비되고 있는데요. 3개, 4개 6개 정도의 키캡 클리커를 ‘딸깍딸깍’ 누르는 것이 심신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평을 받으며 인기를 끌었죠. 단순히 키캡 글자를 조합하는 것을 넘어 다양한 파츠로 입체감을 더했는데요. 자신의 취향은 물론 ‘덕질’을 표현할 수 있는 ‘개성템’으로 활용하죠.

이같은 ‘꾸’ 열풍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는데요. 먼저 소액으로 시작해 충분한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또 한 번 완성하면 끝나는 소비가 아니라, 파츠를 바꿔 끼우며 계속 변형할 수 있는데요. 같은 물건이라도 기분이나 상황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연출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습니다.
SNS 환경과의 궁합도 중요한데요. 제작 과정 자체가 콘텐츠가 되기 쉽고 완성된 결과물 역시 사진이나 영상으로 공유하기 적합해 저마다의 과정을 뽐내는 중이죠. ‘어떻게 조합했는지’를 보여주는 과정형 콘텐츠와 ‘완성된 나만의 물건’을 드러내는 결과형 콘텐츠가 동시에 가능한 최고의 ‘쇼츠’, ‘숏폼’ 아이템인데요. 그렇기에 특정 연령대에만 국한되지 않고 빠르게 확산하는 중입니다.
볼펜도 거울도 빗도 키캡 키링도 진정한 ‘내 것’으로 만드는 작업이 한창인데요. 파츠를 고르고 조합하는 과정은 소비를 넘어 취향을 표현하는 작업. 앞으로 이들의 후배는 더 등장할 예정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