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 사유 제각각 표기…지분투자 신호로 해석 우려
위탁 운용 물량 '이중 공시'로 지분율 뻥튀기 착시도
"구체적 표기로 투자자 혼선 줄여야"

지분 대량보유보고 공시(5% 룰)가 '큰손의 지분 투자' 신호로 해석되면서 공시 시스템의 구조적 허점이 시장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펀드·상장지수펀드(ETF) 운용 과정에서 발생한 단순 보유분임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이를 운용사의 독자적인 '지분 투자'나 '경영 참여'로 오인해 주가가 과열되는 현상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뉴로메카는 지난 13일부터 7거래일 동안 급등세를 나타냈다. 과열 양상이 지속되자 지난 20일에는 하루 동안 매매거래가 정지되기도 했으나, 거래 재개 직후에도 주가는 강세를 보였다.
시장에서는 이번 급등의 진원지로 지난 13일 제출된 삼성자산운용과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공시를 지목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이날 삼성자산운용은 뉴로메카 주식 57만3792주(5.04%)를,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은 57만3648주(5.04%)를 보유 중이라고 각각 공시했다. 이를 두고 일부 투자자들은 두 운용사가 별도로 지분을 매입해 총 1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해석했고, 이것이 "삼성 그룹 차원의 투자"라는 기대감으로 번지며 주가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혼선의 핵심은 위탁운용 구조상 동일한 보유 분이 이중으로 공시될 수 있다는 점이다. 삼성자산운용은 자사의 'KODEX 로봇액티브 ETF' 등 운용을 자회사인 삼성액티브자산운용에 위임하고 있다. 자본시장법상 펀드 설정 주체(위탁사)와 운용 주체(수탁사) 모두에게 보고 의무가 발생할 수 있어, 사실상 같은 물량이 두 번 공시된 셈이다.
두 공시 간 주식수가 144주가량 차이가 나는 것도 이런 구조에서 비롯됐다. 삼성자산운용 공시에는 위탁한 '로봇액티브 ETF' 물량 외에 탄소 관련 ETF 등 타 운용상품에 담긴 소량의 뉴로메카 주식이 합산된 반면,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은 위탁받아 운용하는 물량만을 공시했기 때문이다. 즉, 삼성 측의 실질적인 지분율은 5%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공시 성격 자체도 ‘전략적 지분 투자’와는 거리가 있다. 현행 공시 규정상 주식의 소유권을 가진 주체뿐 아니라, 운용 권한을 가진 주체에게도 보고 의무가 발생할 수 있다. 이번 두 공시 모두 보유 목적은 ‘단순투자’로, 계정 구분 역시 ‘자기계정’이 아닌 ‘고객계정’으로 기재됐다. 해당 지분 취득이 경영 참여가 아닌, 펀드 운용에 따른 기계적 편입임을 밝힌 셈이다.
문제는 이런 구조가 공시에서 직관적으로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공시 제목이나 요약 정보에 구체적인 펀드·ETF 명칭이 전면에 제시되지 않고 법인명만 표기되다 보니, 투자자 입장에서는 "ETF 편입 확대 결과"인지 "운용사의 직접 지분 투자"인지 구분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특히 운용사별로 공시 디테일에 차이가 있어 투자자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현행 공시 규정상 변동 사유는 주식의 취득·처분 등으로 포괄 기재할 수 있어, ETF 설정·환매로 인한 변동도 ‘단순 추가 취득’ 등으로 처리해도 보고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 실제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21일 제출한 동진쎄미켐 지분 변동 공시에서 세부 변동 사유에 'ETF 설정'과 'ETF 환매'를 명확히 기재했다. 반면 이번 삼성 측의 뉴로메카 공시는 사유가 '단순 추가 취득' 등으로만 적혀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사 공시 상당수는 펀드·ETF 운용 과정에서 5%를 넘기며 발생하는데, 위탁·재위탁 구조가 얽히면 같은 건이 여러 주체 명의로 공시돼 착시가 생길 수 있다”며 “업계 내부자가 아니면 공시만으로는 자금 성격을 판별하기 어려운 만큼, 위탁 운용 여부와 변동 사유(ETF 설정 등)를 투자자가 쉽게 식별할 수 있도록 표기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